2021. 10. 23 ~ 10. 30 심헌갤러리
해질녘 노을을 보고 있을 때면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그 순간이 참 좋았다. 공기는 쌀쌀했고, 눈앞의 태양은 마지막 순간의 빛을 강렬하게 내고 있었다.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바삐 살아온 내게 해질녘은 멍 때려도 괜찮은 쉼의 시간이었다.
난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넘어질 때도 있었고, 자존감이 한없이 낮을 때도 있었다. 나와 직면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나니…… 괜찮았다. 느리게 가는 것도 괜찮았다. 자신에게 괜찮다고 하니 다른 이에게도 괜찮다고 할 수 있었다.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이었다. 어쩌면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곧 나였을 지도 모른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과 같이 개개인은 있는 그대로 충분히 빛을 내는 소중한 존재였다.
낭비와 버려지는 문화, 어쩌면 비정상적인 세상에 익숙해지고 있는지 모른다. 곧 자신의 존엄성이 위험에 빠진 것이다. 제자리를 되찾지 못하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인간이 만들고 버려진 것으로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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