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아 돌봄을 생각한다
어버이날을 맞아 돌봄을 생각한다
  • 뉴스N제주
  • 승인 2024.05.0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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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성명
견디다 못한 비극적인 선택들…돌봄 공백은 이미 사회적 재난
외면한 대가는 공동체 붕괴, 국가책임 강화해야

5월 8일, 카네이션을 준비하며 부모에게 감사하는 어버이 날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돌봄을 생각해본다.

태어나 부모의 돌봄으로 성장한 자녀들은 부모가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그 책임으로 돌봄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서 개인적인 책임감만으로 돌봄은 불가능하다.

제주는 8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지만, 그 고령자의 자녀인 40~50대의 맞벌이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고령 부모의 부양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현행 노인 돌봄 시스템에서는 하루 평균 간병비 평균 15만원, 여기에 입원비와 재활치료비 등 각종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간병요양급여를 받는다 해도 월 300만원이 안되는 평균 임금을 받는 서민가구가 부담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집안에 어르신이 입원하면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 직장을 그만두고 간병에 나서는 일이 많다.

돌봄체계 미비로 인한 돌봄 공백은 사회적 재난이 되었다. 간병 부담을 견디다 못한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아픈 부모를 누가 모실 것을 가지고 일어난 가족 간 다툼이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등 가족공동체마저 붕괴시키고 있다. 국가가 돌봄을 외면한 가운데 개인에게 떠넘겨진 돌봄이 환자와 가족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끝내 삶을 포기하는 극단의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노인 돌봄을 대하는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 서비스 제공기관의 99%가 민간에 맡겨져 있는 현실에서 ‘사회서비스 고도화’라는 이름으로 돌봄서비스를 오히려 민영화 하고 있다.‘돌봄’을 외면한 대가는 공동체의 붕괴다. 각자도생과 공동체의 해체 속에서 한국사회는 존립을 장담할 수 없다. 그간 돌봄노동은 공공이 아닌 개인의 영역으로 부담되었고, 특히 고령 여성의 일로 장시간·저임금 노동으로 간주되어 왔다. 돌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 하에서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들다.

노동자 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돌봄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돌봄 정책으로 돌봄의 국가책임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2024년 5월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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