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강문신 시조시인, 네 번째 시집 '해동의 들녘'
[신간]강문신 시조시인, 네 번째 시집 '해동의 들녘'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8.03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문신 시조시인
강문신 시조시인

우연히 날아온 새 홀연히 날아간 새방파제 난만히 쌓인 시간들을 추수리며 섬 하나 회억의 층계를 더디 밟고 출렁인다.
낮 술 혼자 붉힌 서귀포 항 골똘한 바다가슴 젖은 생각들이 물오리로 떠올라서 오는 양 가는 양 없이 떠난 얼굴 또 띄우고
눈 감으면 밀려오는 애증의 잔물결을 배수의 진중에 부동자세로 불러 세워 허술한 날들의 행적을 준열히 캐묻는 바람
한 인연 휩싸인 파도 끝내 포말로 질 때 함박눈 사위지 못해 빈 하늘만 사무치던 서귀포, 역류로 이는 아~ 내 젊은 서귀포여
-.강문신의 '서귀포 서정' 전문

제주도 한라산 남쪽 기슭에서 직접 귤밭을 가꾸는 농사일을 하면서 시조를 쓰는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초대 지부장인 강문신 시조시인이 지난달 7월  문학과사람 기획시조선 001 '해동의 들녘'을 펴냈다.

강문신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하노라고 했지만 쭉정"이라며 "그 쭉정일 보듬은 농심... 어떠하랴 2부는 복싱에 관한 글 모음이며, 4부는 먼 군 생활을 더듬어 본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이번 작품은 농사꾼으로서 겪은 애환과 복싱 선수와 코치로서의 체험적 교훈, 지난날의 군대 생활에까지 그 소재의 폭이 다양하다

이번에 펴낸 시조집은 1부  '낮 술 혼자 붉힌'의 주제로 그곳에 가면 - 19, 그들은 - 20, 하루, 하루 - 21, 코뚜레 들녘 - 22, 족제비 - 23, 서귀포 서정 - 24, 산발 - 25, 어느 종착역 - 26, 취중진담 - 27, 읍참마속 斬馬設- 28, 먼 성당의 종소리 - 29,적토마 - 30, 잔물결 - 31,일렁이는 - 32, 겨울 여인 - 33을 실었다.

2부에는 ' 끝내 항서 없이'라는 부제로 세컨 - 37, 수건 - 38, 어느 링사이드 - 39, 첫 출전 - 40, 성호 긋고 - 41, 혼잣말 - 42, 안개 - 43, 간절한 - 44, 최선 - 45, 무아마드 알리 - 46, 그런 기 - 48를 담았다.

또한 3부 '쫓는 일 아~ 쫓기는 일'은 난민 - 51, 울림 - 52, 주춧들 - 33, 헛가지 - 54,후회 - 55, 폭염1 - 56, 폭염2 - 57, 폭염3 - 58, 의국인 근로자들1 - 59, 의국인 근로자들2 - 60, 노을바다 - 61, 그만큼만 - 62, 쫓는 일 아~ 쫓기는 일 - 63, 욕심 - 64, 낙타 - 65

4부 '김 일병의 첫 휴가'에는 황 상사 - 69, 대련對號 - 70, 포도밭 초소 - 71, 보약 - 72, 고냉이 - 73,잘 허거레이 - 74, 김 일병의 첫 휴가 - 76,화랑담배 - 77,하극상 上 - 78,남장 여인 - 79,우리 소 - 80를 실었다.
5부 석파제국

제5부 주제는 '석파제국'로 차마 못할 - 83, 세상 풍경 - 84, 귤 따는 아줌마들 - 85, 어떤 졸업 - 86,  떠난 바다 - 87, 인연 - 88, 토끼몰이 - 90, 서귀포문학상 - 92, 충전 혹은 방전 - 93,  제정신 - 94, 함박웃음 - 95, 신신당부 - 96, 가을을 위하여 - 97,음치 - 98,성하 3 - 99의 작품을 담았다.

강문신의 '해동의 들녘' 표지
강문신의 '해동의 들녘' 표지

민병도 시인은 해설을 통해 "이번 '해동의 들녘'은 상당 부분 농사의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체험한 감정을 육화시켰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며 "(강문신은)90년과 91년에 걸쳐 신춘문예를 통과하면서 문단에 나왔으니 이미 그의 시력 또한 30년에 이른다. 비록 많은 작품을 발표한 시인은 아니지만 자신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요점적으로 정리될 연조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시조집 앞부분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시편들이 땀과 고통과 좌절, 결실의 순간과 한이한데 응어리진 농사 현장에서의 시편들이라는 점에서 농민시조시인으로서 한 갈래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농민 시인인 그가 만난 환경과 시대 상황이 절대 녹록치 않았음이 거의 모든 시편에 스며있다. 어떤 때는 기대감으로, 또 어떤 때는 절망으로 맞닥뜨려져 당혹감에서 오는 호흡을 숨기지 않았다."며 "더러는 분노로 표출되기도 하고 더러는 상실감에서 오는 침묵을 끌어안은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하루도 쉼 없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파도처럼 날마다 마음 달래기 힘들었던 시간에 바치는 그의 피땀 젖은 절규와 물음에 마땅히 건네줄 대답을 찾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민 시인은 "시가 지닌 효용성의 첫 번째 덕목이 해소와 소통을 겨냥한 자신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접근하면 행간에 직조된 강문신의 다양한 자기표출은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인다."며 "게다가 독자들의 눈을 염두에 두고 끓어오르는 감정을 조정하면서 수평적이고 보편화한 시어 선택에 골몰했다는 점에서도 그의 시력에 맞는 무게가 실려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편 편마다 시대와 맞선 땀과 열정으로 자신의 정신을 구호한 흔적들이 역력하여 독자에게 전혀 가볍지 않은 물음으로 다가선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앞서 필자가 운위한 농민 시조의 새로운 전범을 확보하기 위하여 흙과 자연이 주는 생명력에 대한 철학을 모색하고 지금까지 구축한 혼신의 진단에 대한 처방을 보다 구체화하고 실제화한다면 강문신 시조의 또 다른 완성에 이르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이번 시조집 발간을 계기로 누구보다 고향 서귀포를 사랑하고 생명 산업이면서도 사양 산업으로 분류된 농업에 대한 시대적 외면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웅변해온 진정한 농민 시인 강문신의 완숙한 노래를 기대했다.

◆강문신 시조시인 프로필

제주도 서귀포시 하효동 출생농협 근무 제주복싱회관 관장 90년 서울신문, 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한국문인협회 제주도지부 부지부장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초대 지부장, 6대 지부장시집 『당신은 “서귀포...”라고 부르십시오』 외 3권 제1회 서귀포예술인상, 시조시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상, 조운문학상 수상일간지 칼럼 30년 집필 석파농산 대표
E-mail_sgpkms@hanmail.net
*표지화, 삽화 : 고영우(기당미술관 관장)

지은이 강문신
펴낸이| 김광기
펴낸곳| 문학과 사람
등록번호| 제2016-9호
등록일자| 2016년 7월 22일
주소| 경기도 시흥시 하상로 36 금호타운 301-203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길 30, 2층
전화 | 031) 253-2575
전자우편| poetbooks@naver.com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yadan21
ISBN 979-11-90574-30-3 03810
값 12,000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