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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한문용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순수를 탐하다' 출간
[신간]한문용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순수를 탐하다' 출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9.0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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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용 시인
한문용 시인

시인 한문용의 제1시집 『서우봉 노래』(2013)에서 그려 냈던 그의 시력은 제2시집 『순수를 탐하다』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시인은 끝없는 방황을 서정으로, 4·3의 아픔을 서사로 엮어 순수를 탐한 시인의 영혼이 그렇게 붉게 타올랐을지도 모른다.

제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잇으며 함덕문학회 회장인 시인 한문용이 자신의 두 번재 시집 '순수를 탐하다'를 세상에 내놨다.

이번 시집은 제1부 <생의 편린>, 제2부 <서우봉 노래>, 제3부 〈춘몽>, 제4부 장맛비>, 제5부<상달에 내리는 비>, 제6부 겨울 올레길〉, 제7부 〈몸부림쳤던 4월), 제8부 영성의 향기>로 구성됐다.

한문용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고뇌의 지렛대를 들어올린 울림을 진솔한 마음으로 담았다"며 "삶 속 조바심에 입술 타듯 삭정이가 섞인 흔적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술회했다.

이어 "잃어버린 길을 갖기가 이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밤이 이렇게 긴 줄 몰랐다."묘 "들녂엔 어느새 가을 냄새가 나는데 내 일기장에는 아직도 게으른 여름"이라며 제2시집을 이제야 내놓는 심정을 토로했다. 

특히 "생의 섣부른 조명은 아닌지 걱정 된다."고 말하며 걱정반 기대반 심정도 드러냈다. 

한문용의 '순수를 탐하다' 표지
한문용의 '순수를 탐하다' 표지

김관후 시인은 해설에서 "시는 순수를 추구한다. 시(詩, Poetry)는 원초의 정신을 관조(觀照)한다. 시는 운율이나 언어사용, 시 장르에 대한 자기 나름, 깊이 들어가는 자세를 취한다. 시인의 영혼은 원초적 정신을 관조함으로써 새빨갛게 불타오른다."며 "시는 '의미'를 추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만약 '의미' 자체를 의심한다면 어떻게 될까? 의미는 잠깐 나타났다가 다른 의미로 교체되는 순간적이고 유령 같은 것이 아닌가. 우리는 언어가 아니고서는 사물과 만날 수 없다. 사물과 만난다는 것은 '의미'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제주시사 (詩史)와 한국시사를 둘러봐도 시인 한문용의 서정적, 능동적, 행동적인 내면의 세계를 진솔하게 표출한 시작(詩作)은 드물다."며 "시인은 왕성한 생명력으로 그의 시 세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시인의 시적 정서는 역사의 부조리인 4:3으로 가족과 지역공동체가 파괴되는 현장에서 출발한다. 무고하게 학살된 민간인들, 그렇게 죽어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모두 빨갱이요, 폭도라는 것을 시인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곳에서 시인은 '순수'를 탐하기 시작한다. 그 순수는 자신을 시작으로 가족으로 확장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인은 함덕의 풍광을 사랑한다. 시적 화자에게 있어서 서우봉은 단지 일회적인 풍경이 아니라 가슴에 새겨진 추억이 되어 늘 생애를 따라다니는 유혹"이라며 "굽이굽이 눈 속에 내리는 고요. 함, 겨울 바다소리, 반짝이는 모래 그 모든 것들이 때로는 지쳐버리는 삶의 도정에 또렷한 흔적, 휘파람새, 물떼새, 갈매기는 부르면 당장 올 것 같은 선명한 기억들이다. 시인에게 서우봉은 언제나 부르면 다가올 것 같은 유혹이고 연민이고, 그리고 아픔"이라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시인 한문용은 진정 순리에 순응하는 시인이다. 바람이 세상 끝에서 소나기를 몰고 와 타는 가슴 적셔주는 눈부신 순수를 동경한다."며 "일상 두려움에 쫓기는 상념을 붙들고 작열하며 꿈틀거리는 6월 속으로 내리꽂는 태양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순리에 순응한다고 말한다. 계절이 순수를 탐하는 것일 뿐, 그 자체가 맑은 영혼이라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어 "시인은 질문한다. 도대체 이 시대, 시인이란 무엇인가. 참으로 대답하기 어렵다. 이는 많은 것을 포괄하고 근원에 근접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작가란 무엇인가', 역시 그러한 범주에 속한다. 우선 문학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 쟁점을 함의하고 있고, 질문의 형식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며 "한문용 시인은 시인이 '누구' 라는 기능적 용어가 아닌 무엇 인가라는 존재론적 용어로 묻고 있다."며 시인의 영혼은 순수한 정신의 성스러운 침묵에 순응하여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존하기에 경건한 영혼이라고 평가했다.

◆한문용 시인

• 제주함덕 출생
• 2010 한국문학정신신인문학상등단
• 한중문학상 수상
• 시집『서우봉노래』출간
• 공저 『헬레나의 시』 외
• 현제주문인협회 회원
• 현함덕문학회 회장

◆ 시 감상

서우봉노래 2

바다꽃이
마구 해변으로 달려온다
스트라우스의 폴카
천둥 번개가 빚어 낸 바다꽃
타오른 정염의 불길이
서우봉에서 붉어져
해변 끝자락에서
날마다 맺어지는 결실
평온함으로
성근 고요 속을 헤엄치다
파란 옷자락을 훌훌 벗어 던진
물오른 뽀얀 여인의 하얀 살결
아!
찾을 수밖에 없는
서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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