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설립된 대학교수들 + 패션디자이너들 창작기획, 지원 단체
제주돌문화공원서 'ROCAL-RISING JEJU'... 2021제주국제패션아트전
패션, 미적대상으로 사람들에 감동...도내출신 디자이너 부족 '문제점'
제주하면 돌의 고장이다. 그 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주돌문화공원이다. 그 제주돌문화공원에 새로운 방식의 패션문화를 선보이는 아트전이 지난달 15일부터 기획되어 15일까지 전시됐다.
국민대 교수인 박주희 회장이 이끄는 (사)한국패션문화협회희와 제주돌문화공원(소장 좌재봉)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1년 제주국제패션아트전:LOCAL-RISIG JEJU’ 전시가 한국적인 예술혼을 8개국 81명의 패션아트 작가들과 8명의 도예가들이 자기만의 해석과 창작으로 제주의 청정 자연(EARTH), 서사적 신화(MYTH), 숙련가치의 유산(HERITAGE)을 표현한 전시가 마무리된 것.
이번 전시는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한 달간 전시됐으며 되는 창립 26주년 국제 행사라 할 수 있다. 사실은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유럽에서 진행됐을 대형 패션아트전이었는데 불가피하게 국내에서 하다보니 그래도 바다 건너 제주에서 펼쳐진 것이다.
박주희 회장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파리나, 밀라노 등 해외에서 국제 행사를 진행 할 수 없었지만 국제자유도시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국제패션아트전은 가장 민속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사)한국패션문화협회는 1995년 창립 이후 디자이너의 안정적 창작기반 조성을 넘어 패션 문화교류와 세계화에 앞장서 온 단체다.
그동안 협회는 지난 2017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 장식미술관 전시, 2019년 빨라조 모란도 전시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장소에서 다양한 문화적 주제로 패션 아트전을 개최하여 시공간을 넘어서는 시도를 해 왔다.
특히 제주에서 열리는 ‘LOCAL-RISIG JEJU’전은 가장 지역적인 작업을 위해 제주 재래 방식의 감물염색 원단으로 작업하거나, 제주 자연을 대표하는 도자와 협업하는 특별 컬렉션을 기획했다는 점에서 기억할 만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제주 컬렉션에는 제주 지역 업체인 ㈜정희직물(대표 오정희)이 제주 지역생산 천연염색 원단 사용을 원하는 초대작가에게 제주 감물 천연염색 원단을 협찬했다는 점이다.
오정희 대표는 "국제적인 패션 관련 전시가 뜨거운 여름에 시원한 물줄기처럼 제주 도민과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마음에 지역의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전파되기를 희망하며 적극적인 후원을 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특히 제주출신으로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이자 ㈜정희직물 이사인 신혜선 초대작가도 '유산'을 주제로 작품을 전시했다. 제주에서 패션아트전을 준비하던 협회에서 제주출신 신혜선 작가를 소개받아 함께 아트전을 개최하게 된 것은 우연에서 인연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한. 전문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임선옥, 장광효 등 유명한 패션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 관련 전공 전임 교수진이 대거 참여한 제주국제패션아트전은 제주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패션 아트 전시이지만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해 보통때보다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많지는 않았지만 초대 작품들이 다양한 시각 이미지로 제작된 것을 오프라인 · 온라인 전시를 동시에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위안을 느꼈다면 다행이다.
코로나 19로 오프닝 행사는 생략되었지만, 한 달여 전시 기간 제주 지역에서 열린 패션아트 국제전시에 코로나 19의 답답한 속박에서 벗어나 자연과 패션 아트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그래도 있었다는 점은 이제는 보는 관광에서 문화관광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에 모든 아트전은 돌문화공원 좌재봉 소장의 적극적인 관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좌재봉 소장이 느끼는 돌문화공원의 밑그림은 아주 희망적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돌문화공원을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공원으로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늘 품고 다닌다.
제주도내 돌로 만들어진 공원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 바로 찾아가서 대표를 만나 조언을 듣는 등 제주돌문화공원과 접목시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는 것을 기자는 잘 알고 있다.
이번에 펼쳐진 패션아트전도 역사와 규모가 있는 아트전임을 인지하고 바로 유치해서 제주의 작가 및 디자이너를 발굴하는데 일조했다. 인연으로 인해 다시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작은 인연이 어떤 역사를 만들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소중한 만남을 헛되게 흘려버리지 않는 좌 소장의 성격일 수도 있다.
그러한 까닭에 박주희 교수(회장)가 제안했을 때 거부하지 않고 함께 도와주고 협업으로 성료된 것이다. 작은 문화의 씨앗은 지금 당장 발화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제주 작가의 눈과 가슴에는 또다른 문화를 잉태하고 완전히 다른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문화의 의미가 바로 '재배하다'는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문화는 자라는 것이다. 그것을 사람들이 계속 잘 자랄 수 있도록 서로 돕고 노력하는 것이다.
박주희 회장이 이끄는 한국패션문화협회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창립26주년이 될 때까지 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 아트전이 이어져 오면서 게속 발전해온 것이다. 그러기에 8개국, 81명의 패션 아트 작가들과 8명의 도예가들이 자기만의 해석과 창작으로 제주의 청정 자연, 서사적 신화, 숙련 가치의 유산을 작품에 담아 제주화, 제주발, LOCAL-RISING 패션 문화를 해석한 것을 많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눈으로 찍었다.
제주의 패션문화 비전이 여기 있다. 코로나로 인해 제주는 그러한 혜택을 본 곳이다. 패션업계에는 제주에 그러한 꿈을 던져준 것이다. 한국패션문화협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국제아트패션전은 돌문화공원에 움직일 수 없는 역사의 한줄을 새겨놓은 셈이다.
국제아트패션전이 전부 완료되고 17일 오후 박주희 회장을 제주시내 레아웨딩카페에서 만나 그간의 소회와 패션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물었다. 패션업에 종사하다보니 나이가 기자보다 한 살 아래지만 10살은 더 어리게 보였다.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편집자 주]
#. 간략하게 본인 소개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저는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의 박주희 교수입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패션문화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 사)한국패션문화협회는 어떤 단체인지?
-. 한국패션문화협회는 1995년 설립된 단체입니다. 패션디자인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대학교수들과 패션디자이너들의 비상업적인 창작활동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구요. 미술관에 ‘옷’을 전시할 수 있다는 개념을 실천하고 있고, 매년 시대에 맞는 주제로 패션전시나 패션쇼, 패션퍼포먼스를 기획하며 패션의 사회적 역할이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협회는 설립초기부터 미국, 유럽, 아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전시를 열면서 전세계 패션아트 작가들과 교류해왔는데요. 그 결실로서 2010년부터 서울에서 국제 패션아트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작년 2020년에는 팬데믹이었지만, 제6회 패션비엔날레를 온라인으로 개최했어요.
#. 제주돌문화공원서 'ROCAL-RISING JEJU'의 주제로 2021 제주국제패션아트전이 개최됐는데 소개부탁?
-. 그동안 저희 협회는 짝수 해에는 서울에서 '패션비엔날레'를, 홀수 해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도시에서 그 지역의 문화에 기반한 전시를 개최해 왔습니다. 홀수 해인 올해는 팬데믹을 계기로 “가장 자기다운 것이 가장 독창적이며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외부로 향했던 방향을 내부로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제주다운 공간, 제주돌문화공원의 좌재봉 소장님과 학예사님이 저희 기획에 공감해주셔서 공동개최가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기획된 전시가 바로 ‘ROCAL-RISING JEJU'전입니다. LOCAL-RISING은 LOCALISING ‘지역화’와 LOCAL-RISING ‘지역발’이라는 이중의 의미를 가집니다.
세부적인 주제를 위해 제주만의 독창적인 요소들을 나열해보고, 그것을 3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게 되었는데요. 바로 자연, 신화, 유산입니다.
이 주제를 작가들이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지난 봄에는 제주돌문화공원 학예사님, 제주대학교 교수님, 그리고 제주기반의 화가, 설치미술가, 사진작가를 모시고 온라인 세미나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으로 81명의 작가들이 자기만의 경험과 방법으로 제주를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만의 지역성을 위한 특별기획도 있습니다. 바로 제주 재래 방식의 감물염색 원단을 협찬받아 패션아트 작업을 한 ‘감물염색기획’과, 제주의 자연을 대표하는 도자공예와 협업한 ‘패션과 도예“ 컬렉션입니다.
#. 패션의 매력은 무엇인가?
-. 패션은 미적대상으로써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패션이 매력적인 부분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안겨줄 수 있는 빠르고 안정적인 방법을 제공한다는 점이죠.
#. 향후 계획은?
-. (현재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왜냐하면 협회는 이번 행사가 큰 행사로 마무리 됐고 더 이상 임기중에 큰 행사를 치루기에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제주 작가를 평가해달라.
-. 이번 전시에 참가한 여섯 분의 패션 작가와 도예가들은 지역이 가지는 특별한 감성을 독창적으로 표현해주셨는데요.
지역 작가들에게 내재된 역사의식과 상상력은 정말 귀한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자원을 패션으로 풀어내는 제주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가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죠. 패션을 매개로 제주의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널리 확산시킬 작가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 평상시 취미 활동과 존경하는 인물은?
-. (이 질문에 박 교수는 고민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제까지 이런 질문을 받아 본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존경하는 인물은 수시로 바뀌고 있었다. 어머니, 부모님에서 교수님 등 다양하게 존경하는 인물이 많아 어느 한 분을 특정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한, 취미도 이제까지 어떻게 살아 왔는지 자신만이 스스로 갖는 취미를 가져본 것이 없어 앞으로 고랴해 보겠다고 답했다. 영화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그러한 문화활동은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그것을 취미로 단정하기 보다 자신이 일하는 것에 새로운 창조적인 일을 접목한 취미를 말하는 것 같았다. 좋은 취미를 가져서 멋진 인생을 즐길 것을 주문해 본다.)
#. 제주도민 및 패션디자이너 등 관계자께 한 말씀.
-. 제주도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전 세계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제주의 특별한 요소들을 주제로 창작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패션으로 제주를 표현한 국제패션아트전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전시장을 방문해주셨습니다.
본 전시는 한달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지만, 한국패션문화협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그리고 제주돌문화공원 홈페이지를 통해서 온라인으로도 계속 만나실 수 있습니다. 패션아트가 그리고 패션아티스트들이 제주를 해석한 방식에, 나아가 제주문화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코로나로 지친 제주도민 여러분께 이 새로운 시도가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박주희 회장 프로필
-. 사)한국패션문화협회 회장
-.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