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칼럼](11)후쿠다 보고서와 태평로의 잠 못 이루는 밤
[현명관 칼럼](11)후쿠다 보고서와 태평로의 잠 못 이루는 밤
  • 현달환 편집장
  • 승인 2021.06.12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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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전과 나눔 고문
제34대 한국마사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2002년 삼성라이온즈 야구단 구단주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비서실장
삼성건설 대표이사 사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헌정 사상 첫 30대 당 대표 당선…세대 교체 실현?"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칠 것이다“

1985년 출생으로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해 2011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표에 의해 발탁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준석이라는 젊은 30대 청년이 국민의 힘 당수로 등극해 언론에 나온 제목과 소감을 밝힌 내용이다.

소감문은 어느 유명 가수가 부른 '너를 위해'라는 노래, 채정은 작사가가 쓴 노랫말을 인용했다. (사실 채정은 작사가도 71년생이지만 고등학교 때 쓴 곡들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다. 92년 김종서의 대답없는 너, 98년 임재범 고해 등 유명 작사가이다.)

언론은 물론 기존 당원이나 국민들까지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대한민국은 이제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대통령 선거나 각종 선거에서 '40대기수'라는 말로 얼굴을 내밀던 시대가 이제는 30대 등장으로 여야 정치권에서는 향후 정치 바람의 끝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긴장하면서 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진보정당이 아닌 보수정당에서 30대 국회 경험이 없는 이준석을 당 대표로 만들어 놨으니 놀라움을 넘어 미증유의 충격적 사건으로 대통령까지 '큰일했다'는 말로 전화통화로 축하를 해줬다.

이제 바야흐르 대한민국 시계는 젊은 층들은 절박함으로 표출되고 있다.

기존에 믿고 찍어줬던 사람들의 결과는 실망으로 인해 더 이상 변화를 주지 않고 결국 자신들에게 손해가 돌아온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내년 대권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다가오는 판국에 정치의 시계는 빠르게 흐르고 싸움은 더 치열해지고 격렬해질 것이라 예상된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 힘이 순항을 할지 실험으로 끝날지는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이준석 호가 성공적으로 이끌어 간다면 상대방 민주당 역시 그 바람을 대적하기 어려워 새로운 혁신이 필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변화에 우리 민초들도 물결을 타야만 한다.

'혁신', '경영'이라는 말은 정치권에서도 이미 기업에서 줄기차게 외치던 방식을 차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현명관 칼럼은 '제3장 이건희 회장의 도박'이라는 주제로 장면 아홉 번째 이야기인 '후쿠다 보고서와 태평로의 잠 못 이루는 밤'편을 게재한다.

이번 편에는 삼성이 결정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신경영'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소위 도박을 내건 경영방침을 발표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드는 보고서 작성을 내놓게 된다.

그로인해 다음편에 이건희 회장의 녹음파일이 공표되어 각 사장들에게 전달되지만 보고서를 만들지 않았다면 삼성이 이처럼 새롭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리더는 보고만 있으면 안된다. 어떤 상황이 오면 특단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느날 차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서 어떤 박사가 하는 말이 생각났다.

혁신이란 말은 아픈 곳을 도려내는 것이 아니다. 그 아픈 주위까지 도려내야 지장한 혁신이 된다는 것이다. 아쉬움이 있는 곳까지 도려내야 완전한 혁신이 된다는 것이다. 혁신이라는 말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리더(경영자)는 없던 허물이 있을 때 무마하려거나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리더가 그것을 모른척 한다면 결국은 뚝이 무너지고 만다. 도려내야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은 바로 이것이다.

세탁기를 대충 조립해서 유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느낀 그런 감정이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차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발표하면서 삼성은 일대 전환을 가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지, 느끼지 못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보고만(관망) 있는지 모르겠다. 이 장을 통해 다음 주에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발표를 함께 보면서 긴장하면서 지내야겠다.

잘 아는 지인이 전화가 왔다. 왜 '현명관 칼럼'을 자꾸 올리느냐고. 그 답은 여러가지로 나올 수 있었지만 필자는 "좋아서요."라고 답했다.

이제까지 살면서 수천권의 책을 읽었지만 지식보다는 지혜를 주는 책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과거의 그 사람의 행적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주름살, 경력을 보는 것이다. 경력은 거꾸로 역경이다. 역경을 이겨내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그사람의 마인드를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현명관의 자서전 ‘위대한 거래’는 삼성이라는 그룹에서 겪었던 경험과 생각, 채근담과 함께 인간 처세술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려는 사람들이 세상에 즐비한데 간접적으로 느끼는 그러한 경험을 이 책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다짐하는 것이다.

점점 뜨거워지는 6월처럼 현명관 칼럼도 '이건희 회장의 도박'이라는 장에서는 밥을 안먹고 배가 부를 정도로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다음 편에는 삼성 신경영 방침을 발표하는 '이건희 회장의 녹음 파일'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현달환 편집장]

인터뷰하는 현명관 회장
인터뷰하는 현명관 회장

이건희 회장이 그룹 총수로 등극한 1987년, 그때부터 이건희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삼성을 만들기 위해 골몰했던 것 같다.

양에서 질로 옮겨 가야 한다는 생각을 취임 초부터 강조했지만 몇 년이 흐르도록 바뀐 것은 없었다.

“우리의 상태는 과연 괜찮은 것인가? 일단 보고서를 보면 알겠지.“

이건희 회장은 오늘 보고받기로 한 기술 고문 후쿠다 이사의 보고서를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자신의 직감이 기우였는지, 아니면 동물적으로 자신의 피부를 타고 들어오는 두려움이 사실이었는지, 가감 없는 후쿠다의 보고서는 말해 줄 것이라 믿었다.

“후쿠다 보고서입니다. 회장님."

비서가 두툼한 후쿠다 보고서를 이건희 회장에게 전했다. 보고서를 정중히 받아들고 이건희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수선한 지금 읽을 것인가 아니면 오늘 밤 비행기 안에서 방해받지 않고 정독할 것인가. 이회장은 비행기 안이 좋겠다 생각하고 가방에 보고서를 넣어 두었다.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이건희 회장은 물을 한잔 마시고 보고서를 꺼내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 56장 보고서 중 14장으로 요약된 앞부분을 다 읽기도 전에 회장은 깊은 탄식과 함께 분노와 두려움에 빠지고 말았다.

“이것이 사실인가?”

후쿠다는 나중에 회장의 확인 전화를 받고 이렇게 말했다.

혼또니 지지츠데스(진정 사실입니다.) 사무승은 2류 기업이므니다.”

이건희 회장은 보고서를 읽고 그때 큰 충격에 빠졌다. 때마침 삼성그룹의 사내방송인 SBC는 세탁기 뚜껑이 불량인데도 라인 작업자가 태연하게 부품을 칼로 깎아서 대충 조립하는 장면을 프로그램에 담는다. 이 모습을 보며 이 회장의 충격은 두 배가 되었고 입을 닫을 수 없었다.

삼성, 이러다 망한다. 그런데 그를 더욱 초조하게 만든 것은 이런 현실을 그룹의 사장들이 각성하지 않는 점이었다.

제일 제당, 제일모직 등 제일로 시작하는 삼성 제일주의는 임직원들을 우리가 1등'이라는 최면에 걸리게 했다.

실제로 국내 1등일지는 몰라도 세계로 나가면 전혀 그게 아니었는데, 국내 1등이라는 자부심이 우리가 1등이라는 착각을 만들었다. 딱 한 사람을 빼고 삼성의 경영자 거의 모두는, 삼성이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 나가서 이겨야만 생존이 가능한데….”

이런 마인드가 계열사의 최고 경영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다음 일화에서도 그 엄청난 괴리감을 바로 알 수 있다. 신경영을 선언하기 하루 전 상황이었다.

나도 이날 이건희 회장의 음성 녹음을 들으며 크게 반성하고 경영자의 생각이 전파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달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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