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칼럼](17) 재미있는 설화 – 코로나 선녀탕ⓘ
[장영주 칼럼](17) 재미있는 설화 – 코로나 선녀탕ⓘ
  • 뉴스N제주
  • 승인 2021.05.0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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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교육학박사
명예문학박사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장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장영주 작가
장영주 작가

선녀탕 시리즈를 제작하며 가다듬다가 이번 안덕계곡 선녀탕은 좀 색다른 모습으로 스토리텔링 하였다.

코로나 정국을 맞아 단체 여행이 금지되고 5명 이상이 한곳에 모이지 못하게 된 영향도 있었고 태풍으로 파손된, 붕괴될 위험이 있어 2021년 중반기까지 출입이 통제된 안덕계곡을 특구로 지정하여 특별법에 따라 기상천외한 국제서당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안덕계곡 돌하르방은 계곡 가까이 물웅덩이 옆에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 수칙을 지키고 있다. 이를 하늘나라 막내 공주선녀에게 벤치마킹하여 코로나 수칙을 잘 지키자는 캠페인성 스토리로 ‘코로나 선녀탕’을 만들었다.

이 책에는 코로나 정국을 잘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필자가 2020년 6개월 동안 모 언론사에 특집 ‘탐라 돌하르방 역사설화길 따라’ ‘돌하르방 코로나 수칙’을 자세히 적어 둠으로써 훗날 이런 일이 있었나를 회고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였다.

□ 안덕계곡 유래

오랜 옛날,
태초에 7일 동안 안개가 끼고 하늘과 땅이 진동하며 태산이 솟아날 때 암벽 사이에 물이 흘러 계곡을 이루며 ‘치안치덕’ 하는 곳이라 하여 ‘안덕계곡’이란 이름이 유래했다.

안덕계곡은 예로부터 많은 선비가 찾던 곳으로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에 유배 생활하던 중 후학을 가르치고 절경을 즐겼다고 한다.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천리경으로 지상나라를 내려다보니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들렸다.

“허허, 훌륭한지고.”

옥황상제는 막내를 지상나라로 유학시킬 것을 마음 굳히고 있었다.

“추사 김정희란 사람도 거기 있다지?”

옥황상제는 기왕이면 막내에게는 훌륭한 선비를 스승으로 붙여 주려 교육 대신에게 김정희에 대해 알아보라 일렀다.

교육 대신은 김정희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다가 지상나라에 코로나라는 이상한 병으로 대면교육이 어떻고 비대면 교육이 어떻고 등 막내 공주의 유학을 어렵게 하지 않을 까 염려 되었다.

이런 와중에도 옥황상제는 아무도 몰래 지상나라 교육에 대해 미리 알아 두고 있는 건 언젠가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안덕계곡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이다. 돌오름 북동쪽에서 발원해 창고천 하류에 형성된 계곡으로, 제주도 특유의 계곡미를 보이는 유년기곡이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바닥을 따라 창고천의 맑은 물이 흐른다. 상록활엽수종인 붉가시나무·가시나무·구실잣밤나무·생달나무·후박나무·참식나무·상록참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산방굴사를 지나 서귀포 쪽으로 5㎞쯤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일주도로가 안덕계곡 변을 지나간다.

안덕계곡 상록수림 지대(천연기념물 제377호 1986. 02. 08 지정)는 하천변일대의 난대림 지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곳으로 식물의 채취, 야생동물 포획 등 자연을 손상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계곡 양쪽의 상록수림과 하천의 맑은 물, 선사시대의 굴 등의 삶의 터전도 존재한다.

□ 코로나 선녀탕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유랑생활을 할 때 들렸던 안덕계곡은 물이 맑고 깨끗하여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했음 직한 곳으로 주변에 있는 남덕사찰에 아닌 게 아니라 선녀들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벽화가 있다.

또한 선녀의 쉼터 동굴도 있어 선녀탕 시리즈 편에 ‘안덕계곡 선녀탕’이란 제목으로 스토리를 꾸몄다.

다만, 이 글에서는 안덕계곡이 붕괴될 우려가 있고 코로나 정국에 ‘통제구역’이며 돌하르방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역병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제목을 ‘코로나 선녀탕’이라 했다.

“아바마마, 저도 지상나라 구경 가고 싶어요.”

어느 날이었어요.

하늘나라 막내 공주선녀가 정색을 하며 옥황상제를 아련하는 게 아니겠어요?

“무어라? 지상나라 구경을 가겠다고?”

“네, 아바마마.”

옥황상제는 난감했어요.

셋째는 오래전 설문대하르방에게 시집보냈고, 넷째 다섯째 여섯째는 탐라국 세 왕자에게 시집보냈으니 하늘나라 천궁에는 칠 공주에서 삼 공주 밖에 안 남아 마음이 허전하던 차에 막내가 지상나라에 구경 간다는 말이 곧 시집가겠다는 말로 들렸으니깐 요.

사실 옥황상제 요즘 맘이 편치 않답니다.

하늘나라에서 공주를 시집보내려면 훌륭한 가문의 대신 아들들에게 간택령을 내리면 선남들은 꼼짝없이 혼인도 못하고 맞선도 못보고 미팅도 못하고 그냥 간택되기만을 기다리다 간택 되면 가문의 영광이 되는 게지요.

옥황상제와 사돈지간이 되는 게지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셋째 선문대공주선녀는 홀라당 지상나라 하르방을 만나 첫눈에 반해 언니들을 과속 추월하여 시집가는 바람에 첫째 둘째는 그만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되었는데 막내마저 어떻게 해 보겠다니 옥황상제 맘이 좋을 리 있겠어요?

“애야, 지상나라는 그리 호락호락하고 편하고 좋은 나라가 아니란다.”

“아옵니다.”

“요즘 환경 변화가 심해 나들이 해봐야 구경할 곳도 변변치 않을 터인데도 내려가겠단 게냐?”

“네, 시집가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사옵니다.”

“그럼, 뭣 때문에 내려가겠다는 게냐?”

“공부하겠사옵니다.”

“공부를?”

“네, 지상나라 안덕계곡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추사 김정희라는 사람이 풍류를 즐기며 계곡물에 발을 담가 첨벙거리며 학동들을 가르치고 있다 합니다.”

하늘나라 막내 공주선녀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본 결과 지상나라 안덕계곡이 자신에게 딱 맞는 글공부 장소란 걸 꼭 찍어 정리해 둔 게지요.

세상 희한한 일이죠?

스마트폰이 글쎄 하늘나라 옥황상제 막내 공주선녀에게까지 판매 된 건가요?

옥황상제는 오직 ‘천리경’ 하나만 믿고 정보를 수집하는 형편인데….

그러다 요즘은 천리경을 업그레이드하여 ‘만리경’이란 기계가 생겼으나 그 또한 정보 수집 기계가 그 것 뿐인데….

하늘나라 막내 공주선녀는 스마트폰이란 희한한 기계를 가지고 있다니 세대 차이가 나는 건가요?

“그래, 알았다. 혼자 가기가 좀 어렵고 무서우니 첫째가 같이 가 보도록 하여라.”

어디 자식 이길 부모 있나요?

옥황상제도 자식이 공부하러 가겠다는데 어찌 막겠는가?

공부, 공부하는 데 책 사야 하니 책값 달라면 어느 부몬 들 안 주는 걸 봤나요?

진짜 책을 샀는지 안 샀는지는 잘 모르지만….

하늘나라 막내 공주선녀가 그랬어요.

사실 옥황상제 성질에 그리 호락호락 넘어갈 리 없지만….

옥황상제는 막내 공주선녀가 공부하러 가겠다는 말에 그냥 속는 셈 치고 어쩔 수 없이 허락하고 마네요.

“아바마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저보다 둘째를 보내심이 어떨는지요?”

첫째가 옥황상제께 아뢰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아바마마의 심기가 그리 편치 않은 줄 아옵니다. 저 또한 동생들을 먼저 시집보내고 보니 제가 똥차처럼 느껴지곤 하는데 무언가 부족한 게 있지 않나 고민하고 있사옵니다.”

“오호, 그렇구나. 역시 첫째가 첫째로구나.”

옥황상제는 그제야 첫째 맘을 눈치채더라니깐요.

왜 큰 딸은 살림 자산이란 말 있잖아요?

“교육 대신은 들어라. 막내가 지상나라에 가서 공부하겠다니 출국 절차를 밟고 유학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하라.”

옥황상제는 교육 대신에게 단단히 준비 하라 이르네요.

“항공하오나 지상나라 안덕계곡은 출입통제 구역이라 하옵니다.”

교육 대신이 헐레벌떡 달려와 고하지요.

“출입통제 구역이라니?”

“네, 요즘 지상나라는 온통 코로나라는 역병이 유행이라 어디 나들이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 하옵니다.”

장영주 교육학박사/명예문학박사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장/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코로나로 출입통제 된 안덕계곡)

“허어, 그럼 큰일 아니냐? 그래 지상나라에선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다 드냐?”

“네, 온라인 수업인가 뭔가를 통해 교육하고 있다 하옵니다.”

“온라인 수업이 뭔고?”

장영주 교육학박사/명예문학박사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장/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추사 김정희 유배길 안내판, 출입통제 선이 쳐 있다)

온라인 화상 수업, 온라인 수업은 통신 회선을 통해 실제 교실에서 받는 것과 같이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화상 수업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한 컴퓨터 화상을 통해 실제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과 비슷하게 진행되어 2020년은 온라인 화상 수업이란 말이 유행하였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힘들었던 시간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이번만큼은 비상사태라 그렇지 못해 문제가 조금 발행했는데요. 준비되지 않은 온라인 수업은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대면 수업의 핵심은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이란 특정한 상황 속에서 둘 이상의 행위자 사이에 일어나는 상보적인 과정, 즉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영향을 주고, 이 영향이 또 다른 영향을 불러오는 상황을 말한다. 그런데 비대면 교육을 하다 보니 상호작용이 이뤄지지 않았다. 녹화 수업, EBS 콘텐츠 활용, 실시간 수업, 과제 중심 수업 등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수업이 초, 중, 고, 대학교에서 학습자의 나이와 수업 목적에 따라 이뤄졌지만, 상호작용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온라인에 대한 지식과 속도에 따라 지도자의 능력이 확연히 다르고 학습자의 태도를 거의 파악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상호작용의 노하우를 쌓아온 방송대와 사이버대학교에서 좋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사이버가정학습이란 것도 예전엔 잘 활용했었는데 지금은 잘 보이질 않는다. 정책적 혼선인지 아니면 지난 정책입안자에 대한 반감 내지는 이어 받고 싶지 않은 뭐 이상한 감정인지는 몰라도 그 좋은 프로그램이 사장되는 게 아쉽기도 했던 지난 한 해였다. 이젠 차츰 학습자가 동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상황에 도달하여 콘텐츠가 발달되어 온라인 화상 수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태이다.

그래서 ZOOM, 유튜브 형식의 온라인 방법이 뜨고 있다 한다(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시간 온라인형, 촬영 동영상 방식, PPT 녹음형, 기존 콘텐츠 활용형, 과제 수행 중심형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 촬영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무엇인지, 시선 처리, 표정, 목소리 등 신경 써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하겠다. 코로나 19로 인해 같은 반 친구의 얼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한 해를 보낸 친구들도 많지만 좋은 방향으로 실행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지상나라 온라인 화상 수업을 하늘나라와 연결하도록 하라.”

“황공하오나 온라인 화상 수업을 하려면 온라인 연결 코드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 데 아직 하늘나라에선 그런 준비를 못 했사옵니다.”

교육 대신이 찜찜한 게 있는지 고개를 들지 못하네요.

“뭐라고? 지상나라에 하는 온라인 화상 수업을 하늘나라에선 할 수 없다고? 그동안 뭘 했는고? 이런 일에 미리미리 대비해 두지 않고?”

옥황상제는 교육 대신을 꾸지람 주려다 꾹 참았지요.

하기야 지상나라에 하는 온라인 화상 수업이 뭔지 알 필요도 없었고 해할 일도 없는지라 교육 대신이 그걸 준비 못한 건 당연한 일인걸요.

“그럼, 막내를 지상나라로 내려 보내 공부하게 하라.”

옥황상제는 너털웃음 지으며 교육 대신에게 명했어요.

교육 대신은 뭐라고 말을 하려다 멈추며 고개를 갸우뚱거렸지요.

‘지상나라 안덕계곡엔 출입통제 구역인데 어떻게 들어간단 말인고?’

교육 대신은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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