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N]들불축제 끝난지 10여일...감염없는 완벽한 축제로 세계인에 각인
[현장N]들불축제 끝난지 10여일...감염없는 완벽한 축제로 세계인에 각인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3.27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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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제주 농수산물 판촉행사 기대이상 성과...새로운 판매채널 개설 필요
사상 최초 현장과 온라인축제 시도...‘코로나19 시대 롤모델' 패러다임 전환
안동우 시장 "코로나19 시국 헤쳐 나갈 문화·관광 축제의 새로운 방안 제시"
제주들불축제 하이라이트인 불놓기 행사
제주들불축제 하이라이트인 불놓기 행사

"들불 COVID-19 OUT"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난 제주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까지 그야말로 경제, 관광, 문화, 예술 분야를 비롯해 온통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과의 접촉은 아예 못하는 상황에서 대면 행사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인데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각 단체 및 기관에서 공식적인 페이스북 계정이나 인터넷방송 등을 통해 유튜브 중계를 하는 형태의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제주들불축제가 개최되는 새별오름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59-8번지에 위치한 아름다운 오름이다. 지금은 새별오름하면 들불축제 장소로 아예 지정돼 주차장을 비롯해 화장실 등 많은 기반을 다졌다.

아니나 다를까 제주시가 주최하는 새해맞이 들불축제는 제주는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는 불을 주제로 산(새별오름) 전체를 태우는 세계에서 유일한 축제이며 그동안 제주 전통 목축문화(방애)를 테마로 한 문화관광축제, 정부가 인정하는 문화관광축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들불축제는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지역육성축제(2001~), 유망축제(2006~2014), 우수축제(2015~2018), 최우수축제(2019), 문화관광축제(2020~2021)를 연속적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들던 지난 2020년 제주들불축제는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취소됐다.

1년이 지난 올해도 코로나19의 여파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동안 제주시는 행안부와 관련 부처의 협력과 논의 속에, 언론과 도민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면서 다각도로 축제 개최를 고민하다 마침내 축제를 진행하는 묘수를 선택했다. 이러한 축제를 진행하는데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들불축제를 개최한다는 발표를 하자 주위에서 혹독한 비난도 감수하면서도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제시한 자체 방역지침을 마련하여 축제를 완벽하게 진행한 것.

온라인 비대면이라는 행사방식으로 치루게 된 들불축제는 도민은 물론 온 국민의 관심 속에서 새롭게 변신을 시도하여 코로나19 시국을 헤쳐 나갈 문화·관광 축제의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완벽한 행사를 치루기 위한 여러가지 형태의 아이디어 모습도 등장했다.
새별오름 주위로 온통 넓은 주차장에서 야외 영화관을 연상시키는 드라이브인 관람, AI 방역복을 착용한 진행요원, 거리두기 속에서 마련한 10명 미만의 소규모 내빈석, 축제 이후 쓰레기 발생량 제로, 차량에 탑승한 채로 나무 묘목 받아가기 등 이전에는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2021년 들불축제는 새로운 변신으로 탈바꿈한 ‘코로나19 시대 롤모델'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점의 역사를 만들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함께 고민하면 다양한 축제가 나올 수 있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그동안 우리가 참가하고 즐겼던 축제가 아닌 현장과 온라인이라는 ‘축제의 패러다임’ 전환의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을 준 것이었다.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온라인을 통해 현장에 참석한 사람만이 아닌 더 많은 전 세계인과 동시에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라는 악재속에 피어난 수많은 발명가들이 만들어낸 인간들의 창작물로 결합된 재창조적인 시도의 결과였다.

또한, 영상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축제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함께 동참하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감동의 현장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실험적인 축제였다.

이번 축제를 보면서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차량을 400대로 제한하여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개최됐다는 것이다. 특히, 참가자들은 방역수칙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했으며, 차량 밖으로 휴지나 담배꽁초 등을 버리는 행위를 삼가 하여 쓰레기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축제가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쓰레기 없는 축제현장으로 만든 것이다.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완벽한 방역체제를 구축한 현장을 찾아본 들불축제 현장은 온통 불놓기 시간에 맞춰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특히 침체된 지역 예술계를 살리고 1차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행사를 함께 병행하는 시도를 한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오름불놓기'였다.

기대와 염려가 뒤섞인 반응들 속에서 언론과 기사 댓글을 통해 상당수가 축제를 보면서 긍정적인 감동을 전했다.

특히, 이번에 축제를 통해 주목하는 것은 온라인 농수산물 판매행사에 대한 시도였다.

들불축제 기간 진행된 네이버와 11번가를 통한 온라인 농수산물 판촉행사를 진행해 제주의 특산물들이 기대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천혜향 등 감귤류, 세척당근, 무 등 농산물 9080건·2억1300만원, 은갈치, 광어어묵 등 수산물 164건·500만원 상당 판매)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장관

해당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몰에는 전국에서 총 2만5745명의 시민들이 제주 농·수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하여 관련 행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향후 제주시가 어려운 지역농가도 살리는데 항구적인 온라인 판매 창구 채널을 개설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도 하다.

이제 축제가 끝난 지 10여 일이 지났다.

오수원 제주시 문화진흥과장은 "지금까지 축제로 인한 감염 환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번 축제가 철저한 방역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증거이며, 앞으로 지역 축제가 지향해야 할 대안과 가능성이란 의미"라고 전했다.

안동우 시장은 “이번 들불축제의 과제는 전통 문화 축제의 지속과 더불어 성공적 방역 사례 만들기에 있었다. 향후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며 침체된 지역경제와 문화 예술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앞으로 코로나19 일상화 속에서도 문화 예술 공연, 관광축제, 체육행사 등을 안전하게 개최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여 시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와 다양한 여가활동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름에 새겨진 대형 COVID 19 OUT이라는 글씨가 불에 타면서 도민들뿐 아니라 전국민의 소망이기도 한 코로나19를 액운과 함께 태워버리자는 강한 의지가 실현되기를 빌면서 내년에 개최되는 들불축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검게 그을린 새별오름 현장은 이제 새로운 풀들이 하나둘 자라고 있었다. 2021년의 축제의 현장은 아직도 뜨거웠다.

코로나 종식 염원 담은 들불놓기...'제주들불축제' 끝난 새별오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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