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경 칼럼](7)차, 백가지 꽃 이야기 - 목련꽃
[장미경 칼럼](7)차, 백가지 꽃 이야기 - 목련꽃
  • 뉴스N제주
  • 승인 2021.03.2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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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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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경 시인
장미경 시인

The story of one hundred flowers in Jang Mi-kyung.

목련꽃을 생각하면 양희은 님의 하얀목련 노래가 먼저 떠오른다. 문득 그 노래가 듣고 싶어 노래와 함께 목련꽃차를 마시며 부슬부슬 비내리는 창가에서 청초한 꽃을 한참 들여다 보았다. 알싸하니 매운맛이 봄바람 잔뜩 맞은 목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차이다.

중국이 원산지인 백목련(Magnolia denudata)과 자색의 꽃이 피는 자목련(Magnolia liliiflora)이 있고 한국의 토종목련(Magnolia kobus)이 제주의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으며, 산목련(함박꽃나무, Magnolia sieboldii)도 우리나라에 자생한다. 이 중에서 제주에 자생하는 토종목련은 낙엽교목으로서 높이는 7∼10m에 이른다.

목련(Magnolia)속은 2백만년에서 6천5백만년 전 백악기 제3기의 지층화석에서 발견된 가장 원시적인 현화식물 중의 하나이며 고대 식물사 연구에 학술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이다.

꽃말은 고귀함이며 꽃말처럼 꽃다인들에게 귀한 대접 받는 꽃이다.

목련의 향
목련의 향

목련은 이름도 다양한데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 하여 목련(木蓮)이라 불리었으며 1614년 이수광이 편찬한 『지봉유설』에는 “꽃이 피면 북쪽으로 반드시 향해서 북향화라 하였으며 이러한 북쪽을 향하는 특성이기에 南面(남면)한 임금을 향하는 이유로 충신화(忠臣化), 사찰에 많이 심어서 향불화(向佛化)라고도 불리운다. 꽃은 주로 음력 2월에 피고 남쪽 지방에는 정월에도 피는 데 영춘(迎春)이라 불린다.

중국의 옛 본초서인『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오래 복용하면 하기(下氣)하여 몸이 가벼워지고 눈이 밝아지며 수명이 늘어나고 늙는 것을 이겨낸다.”고 하였다. 또한 『東醫寶鑑동의보감』에는 신이(辛夷)라고 하여 성질은 따듯하고 맛은 맵고 독이 없으며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한다.

주로 코감기 또는 비염, 축농증, 고혈압, 두통, 치통 등에 쓰이며 한약재로 예로부터 쓰이던 꽃이다. flavonoid 와 alkaloid magnolol, honokiol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휘발성 정유성분이 있다.

함박꽃이라고 하는 산목련은 천녀목란(天女木蘭)이라는 이름으로 의서에 목련과는 구별되어 있다. 성질은 차고 맛은 쓰다. 간과 폐에 작용하며 주로 건위와 구충제에 이용하며 함박꽃은 5-6월에 흰색의 꽃이 피며 잎이 먼저 나온다.

목련의 향
목련의 향

필자도 한동안 목련차를 만드는데 꽤 바쁜 시간을 보냈다. 목련꽃은 오랜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칫하면 작은 상처로 갈변하기가 쉬워 청아한 연미색을 만들려면 집중과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갈변하는 꽃을 보고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마저도 욕심인 것을...

꽃차를 만들 때 마다 조금씩 내려 놓음을 다시금 꽃을 통해 배우게 된다. 수 많은 요리 레시피들 속에 저마다의 요리사들마다 손맛이 다르듯 꽃차도 그러한 듯 하다. 꽃다인들의 손길따라 꽃차맛도 다양한 듯 하다.

목련의 향
목련의 향

백목련과 자목련을 꽃차로 만들 수 있는데 자목련은 백목련에 비해 향은 떨어지지만 맛은 조금 더 깊이가 있는 듯하다. 산목련차도 백목련보다 진하지는 않지만 그윽하며 은은한 향이 오래가는 차이다. 현재 식품으로는 백목련만 가능하며 산목련과 자목련은 꽃차교육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목련으로는 청을 담글 수도 있으며 향이 좋아 향수에도 쓰이고 있고 가향酒를 담그어도 손색이 없다. 음료로 활용하여 만들면 기능성과 맛으로도 훌륭한 약선음료가 될 것이다.

또 다시 봄이 찾아와 꽃차를 만들게 되니 꽃을 바라보는 마음으로도 행복하다. 필자는 오늘도 꽃에게서 인생 수양을 배운다. 문득 류시화님의 목련글이 와닿는다. 필자는 다음 꽃과의 인연에서∼...

목련의 향
목련의 향

끝으로 류시화 님의 목련 시를 소개한다.

목련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참고문헌

정연옥,김용문,정재한 지음, 야생화 약초도감 약초, 푸른행복, 2014.
임정희, 화주(花酒)의 제조방법에 대한 문헌적 고찰 및 목련청주의 품질특성-숙명여자대학원 석사논문,2020.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성선희,꽃차 약선차,한국약용작물교육협회,2015.

목련의 향
목련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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