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오인자 작가 '길에서 길을 만나다'
[신간]오인자 작가 '길에서 길을 만나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0.12.2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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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듯 정성스레 써내려간 첫 수필집
오인자 작가
오인자 작가

제주 서귀포에서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는 오인자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총 7부로 나누어 75편의 글을 실었다.
“수필은 고백의 문학이며 진실의 문학”이라는 말처럼 저자의 내면에 들어찬 이야기들을 한 편 한 편 정성스레 엮었다. 유년의 기억에서부터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고민,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꾸려 나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 가족에 대한 애정과 여러 인연 속에서 얻은 성찰 등을 잔잔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깊은 사색과 통찰을 바탕으로 한 정갈하고 담백한 문장이 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글쓰기와 농사를 삶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저자는 요령을 부리지 않고 진심과 정성으로 둘을 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사를 짓듯 정성스레 써내려간 글들은 귀한 열매처럼 건강한 울림을 준다.

수필이라는 문학장르에 대한 저자의 애정도 남다르다. “수필의 묘미는 진솔함이다. 시처럼 이미지를 형상화하거나, 소설처럼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언제나 내가 주인공이다. 이 주인공의 손맛에 따라 맛이 떫거나 시거나, 달콤하거나 한 작품이 탄생한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앞으로의 작품들이 기대된다.

표지
표지

<저자 소개>
오인자
제주 서귀포시 강정에서 태어남.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제주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복수 전공.
한국벤처농업대학교 졸업.
제주농업마이스터 대학 졸업.
《문예사조》 수필 등단(2000).
국제 PEN 제주지역위원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회원.

<목차>
제1부 유년의 뜰에서
어머니 /  단풍나무와 나 /  재봉틀 /  고유 영역 /  오일장에서 /  비와 술과 야니와 함께 /  섞박지를 담그며 /  산타루치아 /  살아남기 위해서 /  회초리 /  수필, 수필이여

제2부 하얀 감귤꽃 같은
넘버원농장 스토리 /  서귀포의 오월 /  향수 /  우리의 대변자 /  우리 살아가는 동안에 /  첫걸음 /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  노래방 /  어느 오후 /  생큐베리머치 /  우프 이야기

제3부 초록귤청처럼 상큼하고 달달한
마라도 /  부엌에서 /  봄바람 /  엽서 /  농부의 느낌표 /  일상을 추억하며 /  아침 산책로에서 /  얼짱 몸짱 /  데라다 도라히코와 열애에 빠졌다 /  보랏빛 화분 /  그곳에 그가 있다

제4부 오색딱다구리와 휘파람새 소리와 함께
자유인의 꿈 /  조상 탓이오 /  한 지붕 여섯 가족 /  특별한 휴가 /  청계천의 불륜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  인연의 덫 /  사랑싸움 /  뿌리를 찾아서 /  농부의 일상

제5부 푸르름으로 가득한 세상
시창작론 첫 강의 시간 /  사월의 기도 /  눈 그리고 경제 /  사랑으로 /  다랑쉬 오름 그리고 환영(幻影) /  사월의 노래 /  노인과 계란 /  유월의 단상 /  사수포구에서 /  겨울 나그네

제6부 프리즘으로 본 또 다른 나
비어있는 숲에 남아있는 것은 /  카사블랑카 /  꿈속 여행 1 /  꿈속 여행 2 /  꿈속 여행 3 /  로맨티시스트와 조우 /  두 얼굴 /  아, 목동아! /  나는 누구인가에 대하여 /  남과 여 /  누군가가 그리운 날

제7부 세월, 아름다움으로
글쓰는 농부 /  제주 여인의 영혼 /  모성애 /  노물 꽃 그대로 /  섬을 떠나야 섬이 보이듯 /  만남 /  우울한 아침 /  백발의 노스탤지어 /  프리지어 한 아름 /  그리움, 가슴에 묻다 /  길에서 길을 보다

발문_코스모스님을 만난 기쁨
후기_덧붙여서

<작가의 말>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고
머지않아
새봄이 온다
초록 세상을
만나러 간다

<본문 중에서>
참 많이 걸어왔다.
많은 일을 한 것 같은데 내세울 게 없다.
남은 할 일은 줄줄이 사탕이다. 욕심 덩어리 사탕들.
달콤해서 내려놓지 못하고 아직은 아직은 하고 있다.
등에 진 짐이 무겁다.
가벼워지려면 얼마나 더 멀리 걸어가야 할까.
더 무겁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배낭 안에는 찔레 향기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찔레 향기만.

[신간]'길에서 길을 만나다'
글 오인자 / 150*200 / 296쪽 / 12,000원 / 979-11-90482-41-7 (03810) / 한그루 / 2020. 12. 25.
도서문의: 한그루 // 전화 064-723-7580 블로그 onetree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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