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협 칼럼](1)"남극, 또다른 세상" 프롤로그
[강민협 칼럼](1)"남극, 또다른 세상" 프롤로그
  • 뉴스N제주
  • 승인 2020.11.1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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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협 박사
(사)한국기술사업화진흥협회 기술품질연구센터장
강민협 박사
강민협 박사

남극세종기지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여러 자료에 따르면 이곳에서 대기과학·생물학·우주과학·지구물리학·지질학·해양학 등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기지는 1988년 2월 서남극의 킹조지 섬에 설립한 극지 연구기관으로 사우스셰틀랜드 제도의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인 킹조지 섬의 바톤 반도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이곳 킹조지 섬에는 세종기지를 비롯하여 러시아·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중국·칠레·폴란드 등 8개국의 상주기지가 있고 그 밖에 독일·미국·페루 등의 하계기지가 있으며, 체크는 넬슨 섬에 민간기지를 두고 있다고 한다.

킹조지 섬의 기후는 남극에서도 온화한 편에 속하지만 겨울에는 강한 눈보라가 몰아친다. 1년 중 205일 이상 10m/sec 이상의 강풍이 몰아치며 최대 52m/sec의 강풍이 관측되기도 했다.

우리가 상상하는 남극은 어떤 모습일까?

지구상의 반대쪽 남극,
빙하와 펭귄의 나라로 잘 알려진 이 곳 남극에도 기후 온난화로 생존에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먹이를 찾다 지친 어린 펭귄이 쉼터를 찾지 못해 죽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

또한 주식인 크릴이 줄어들어 굶어 죽는 펭귄도 생기고 있다는 이곳에 제주의 사나이가 다녀왔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기상청에 재직 중 결혼 후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운데 남극에서 1년 간의 생활은 많은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만약 자신이 여행이나 꿈을 찾아 남극으로 가려면 어떻게 어떤 준비로 떠나야 될까? 그러한 정보와 경험을 이곳 칼럼을 통해 습득하기 바란다.

뉴스N제주는 ‘강민협 칼럼'인 '남극, 또 다른 세상'을 게재합니다.

강민협 박사는 △(전)기상예보관, 제주도 학교운영위원협의회 부회장△(현) (사)한국기술사업화진흥협회 기술품질연구센터장 △(현)기상예보사, 기술평가사△(현) 제주대학교 겸임교수△(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평가위원 △(현) 국립기상과학원 예산집행심의회 위원 △(현) 제주특별자치도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위원 등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청춘은 언제 오는가? 꿈을 갖고 있을 때 청춘은 피어난다.

이번 칼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인이 제주에만 안주하지 않고 대한민국, 세계를 누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제주에서만이 아닌 더 넓은 곳에서 젊은 시절 꿈을 피워보는 것도 좋은 인생의 경험이 되리라 생각된다.

마음속에 솟구치는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홀연히 떠나는 남자의 모습, 제주사나이의 털털한 모습에서 제주의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많은 청춘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는 장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뉴스N제주에 칼럼을 혼쾌히 게재해주신 강민협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강민협박사의 칼럼을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필독이 있기를 기원합니다.[편집자 주]

# 프롤로그

2013년은 내 인생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해이다.

예전부터 그토록 꿈꿔왔던, 제26차 월동대원으로서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의 생활이 현실화된 것이다. 남극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머물렀던 일 년의 시간 동안 틈틈이 적어 두었던 일기를, 어느 날 문득 꺼내 보게 되었다.

그 추억이 너무 좋아서, 그 기록이 너무 아까워서, 그 숱한 사진과 영상을 나 혼자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년 11월에 서울을 출발, 2013년 12월에 귀국할 때까지 정확히 13개월을 떠나 있었던 그 시간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이제 풀어놓으려 한다.

그때의 그 기록을 하나하나 꺼내기 전에, 남극과 남극세종과학기지에 대한 기본적인 얘기부터 시작해야겠다. 한반도와 정반대에 위치한, 그래서 계절과 시간이 완전히 정반대이며, 어느 방향으로 가든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한, 그곳은 어떤 곳일까?

남극의 범위(그리니치 자오선 기준)(그림 좌)남극의 범위(남극 수렴선 기준)(그림 우)
남극의 범위(그리니치 자오선 기준)(그림 좌) 남극의 범위(남극 수렴선 기준)(그림 우)

남극의 범위는 어떻게 정할까? 남극대륙 한복판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그리니치 자오선(경도 0도)’을 기준으로 동쪽은 동남극이고, 서쪽은 서남극이다. 위 왼쪽 그림에서 보이는 빨간 원은 남위 60도 선이다. 남극세종과학기지는 남극대륙 중에서 서남극에 위치한 남극반도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생물학자들은 ‘남극 수렴선’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남극대륙 주변에는 찬 해수와 덜 차가운 해수가 서로 섞이지 않고 따로 흐르는데, 그 경계선이 ‘남극 수렴선’이다. 남위 54~62도에 걸쳐 구불구불하게 분포하며, 이 선을 경계로 생물의 분포가 확연히 달라진다. 오른쪽 그림에서 파란색 선이 남극 수렴선에 해당한다.

남극세종과학기지는 남극 킹조지섬에 건설된 대한민국 최초의 남극 과학기지이다. 우리나라는 1986년에 33번째로 남극조약에 서명하면서 남극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1988년에 1차 남극연구단을 파견하였다.

이후로 매해마다 일정 수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월동대원이 1년 단위로 머물면서 각종 연구 및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비교적 외부와의 출입이 수월한 여름철에는 다수의 하계 연구대원들이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개월 가까이 체류하곤 한다. 잊지 말자.

여기는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이기 때문에 계절과 시간이 완전히 정반대이다. 즉, 남극에서의 겨울은 한국에서는 여름이며, 시차는 정확히 12시간 차이가 난다.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남극은 여름철에 해당하며, 이 시기에는 연구 활동 외에도, 기지의 설비 보완 작업, 기지 유지를 위한 유류의 보충, 보급선을 통한 생필품 및 연구 장비의 설치, 월동대원들의 임무 교대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남극 킹조지섬에는 대한민국 외에도, 칠레, 러시아, 폴란드,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중국, 페루, 독일, 체코, 미국, 브라질 등 12개국의 13개 상주기지가 건설되어 있다. 킹조지섬은 여름철에는 출입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지나, 겨울철에는 주위 바다가 모두 어는 등 극심한 추위를 맞으면서 외부와의 출입이 불가능하게 된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는 본관동, 연구동, 발전동, 창고, 체육관이 설치되어 있으며, 연구원들은 본관동에 있는 숙소에 머무르면서 생활한다. 여름철 많은 연구원들이 있을 때는, 한 방에 두 명 이상씩 지내지만, 여름철이 지나고 월동대원들만 생활할 경우 모든 대원들은 방 하나씩 배정을 받는다.

26차 월동대원은 총 1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지 활동을 총괄하는 월동대장과 살림을 책임지는 총무를 제외하고, 연구대원 6명, 의료대원 1명, 기지설비 8명, 요리사 1명으로 구성된다.

나는 그 중 기상연구대원으로써 파견되었으며, 해양경찰청에서 파견된 발전 요원과 UDT 소속 해상안전요원 등 공무원 신분으로는 총 3명이다. 나머지는 극지연구소 소속이거나 민간분야에서 지원해서 오게 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셈이다.

남극세종과학기지의 위치
남극세종과학기지의 위치

지구에서도 가장 생물이 적게 사는 곳. 사람이 살지 못하는 불모의 그곳에서의 일 년은 인생에서 깊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제 그곳으로의 시간 여행을 떠날 것이며, 그 여행에 이 글을 읽는 이들을 오롯이 동참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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