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가을로 떠나는 해파랑길..."아, 정동진!"
[기행]가을로 떠나는 해파랑길..."아, 정동진!"
  • 강정애 명예기자
  • 승인 2018.11.12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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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협의회, 1박2일간의 연수길 나서
보금자리 같은 대자연에 걸음마다 "울컥"
필자/강정애 박사

깊어가는 CY`2018, 동해안으로 가을 여행 가보자.
11월 초 즈음 동해안 길은 어떨까 몹시 궁금했다. 평소 걷는 운동이라곤 거의 없는 내가 걷는 코스로 연수여행을 선택했으니 출발 전부터 마음 한곳에 부담이 살짝 왔다. 함께할 동행인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염려였다. 
 
3일 새벽 5시 기상, 스스로 예약한 첫 비행으로 김포주차장 도착. 오늘의 동행자들과 버스에 탑승했다. 첫 시간 초면인 분들은 서로 어설펐다. 나 또한, 어설픈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꽤 되어 버스 안에서 세미나가 시행되었고, 기억으로 대제가 1) 기상, 기후에 대하여~ 2) 해저 터널, 신공항건설 관련하여 대략, 100분 정도의 강연과 질의토론은 나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멋진 진행으로 기억된다.  
 
자기소개 시간에 보니 30여 개 직업군이 다양하게 탑승 중임을 알아차렸다. 전문여행가, 기업인, artist, 의사, 시인, 화가, 전(방송 프로듀서, 성우, 정치인), 자영업자, 출판업, 대학교수, 변호사 등 제주와 서울을 버스 하나에 모두 차려놓은 듯, 제주를 사랑하는 가슴 뜨거운 에너지가 꽉, 찼다.

이 또한 멋스러운 여행이었다. 제주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각기 모인 특별한 버스 안에서 누리는 에너지는 귀한 인연과의 교집합 적 만남에서 비롯된 소중한 무엇이었다. 한편으론, 젊은 내가 꽤 나 조심스러웠다.

사실, 해파랑길에 대하여 지식 없이 버스에 올랐다. 오직 해파랑길 걸어본 선배께서 좋았었다는 소감이 전부였다. 근처 인연이 해파랑길 700km인데 설마, 다 걸으실 건가요 물어 왔으나, "내가 어찌 알꼬"

버스를 타고, 걷고 다시 걷고 양일간 반복되는 일정이었다. 오래 걸었으나, 종아리가 아프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

물론 700km다 걷지는 않았다. 분명 멀고도 험했다. 외롭고 좁은 바닷길, 가슴 뜨거운 우리 일행은 머나먼 여행길을 걷는 게 분명했다. 우리 팀 중 친절한 여행봉사자가 ‘해파랑길’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해 주어 고마웠다.

첫날 걸었던 해파랑길은 딱딱한 도로, view(경관) 없는 동네 길이라 실망이었다. 제주 올레길과 흡사하나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걷고 또 걸었다.  
 
제주국제협의회(양길현회장)에서 member로 초대받고 본 단체에 입문한 입장이라 생소하였다. 그러나 알아가야 할 소중한 인연과 멀고도 먼 길을 걷는 가운데, 삶 속의 많은 대화도 나누었다.

그 와중 나름, 제주와 동해안 비교도 해보고 깨달은 점 또한 있으니 이번 여행은 담쟁이가 발갛게 바위를 오르며 가을을 보내는 것 마냥, 붉게 물드는 그 시간이 좋기만 하였다.

첫날, 점심은 그곳에서 즐겨 먹기로 유명한 일명, 곰치 요리 ‘곰치 매운탕’ 나는 생소 음식에 난감하여 물회를 선택, 아이~코 이럴 수가! 양배추로 물회 만드는 줄 내가 어찌 알까! ‘오이와 양파를 시큼하게 먹고 싶은 마음에 시켰던 실수 '나의 무지’, 조금 불편했지만, 한 끼는 다이어트에 매우 좋다 여겨 그대로 망상해안을 따라 몇 시간을 걸어 숙박지에 도착했다.

추억의 만찬은 고급스럽게 담긴 요리와 탁주 한 사발, ‘김세엽박사님(의사)’의 성악, ‘채바다선생님(시인)’의 창작 시 낭송으로 우리안에 숨었던 감성을 편히 꺼내주어 그 맛을 더욱 훌륭히 하였다. 내 귓전에 “청와대 초대받은 것 마냥 너무나 좋다”는 표현도 들리더라...

마음이 살아 숨 쉬는 듯 그 날 저녁 시간은 ‘귀한 그림처럼 고움'으로 기억된다.  

다음 날 아침 온천을 잠시 즐기고 다시 걷기를 시작하였다. 해파랑길을 걷다 보니 어느 사이 내 손에 블랙커피 한잔이 마음으로 와 있었다. 저 멀리 아득하게 뭔가 보인다. 아련히 보이는 머나먼 안내판 모래시계 촬영지다. 궁합 바위도 지나간다. 흥분이 시작된다.

오래, 많이, 걸었지만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았다. 군사지역인 바다부채길에 도착. 입장권구입 소리에 입장권을 내며 나는 다시 또 찾아온 궁금증에 휘몰아 쳤다. 심곡에서 크루즈 도착까지는 대략 3km. 부채 길과 투구 바위 지난다는 상세한 안내판 보며 그냥 길도 입장권 받나요? 다시 물었다.

그 담당 직원 왈, "왜 입장권 받는지 가보시고 말하세요~" 이유가 있었다. 감격의 시간은 그 길을 들어선 후 10분조차 안 된 상태에서 초대하는 것처럼 내게로 왔다. 
 
그래 사랑한다. 바다. 너 나는 뜨겁게 정동진 향해, 조잡하고 위험스러워 보이는 철길을 따라 더욱 기쁘게 걸었다. 해안에 설치된 철길을 끝이 없었다. 걷고 걸었다.

내 가슴은 이미 떠다니는 해상 지킴이 갈매기처럼, 흥분된 채 동행인들과의 동선을 저 멀리 놓쳐버리고 말았다.

동서남북 보는데 초집중해 있었다. 알고 보니 나와 닮은 사람 여럿 있더라. 마음 표현이 부족하여 때에 맞는 어휘 언어들을 잡아 오지 못해 꺼내오지 못해 안타까웠다.

아마도 내 마음이 마중 나오지 않아 그런 것이리. 가슴을 일단, 쥐어 잡기로 결정. 콱하고 가슴을 묶어 놓은 체 ‘안-그런 척한 모양새’로 나 또한 남들처럼 따라 걸었다.

-물결과 함께
-바닷길을 보며
정동진 바닷길 마법 때문일까
바다에 오른 숨비기향 때문일까

동행인들은 알 작지 조약돌 마냥 미끌미끌 한 게 우유빛처럼 화사했다. 그래서 그랬나, 은빛 바다처럼 마음 까지 눈부시게 빛났다. 우리가 경험한 보물은 신비로운 대자연 ‘천연기념물’이었다.

나는 보물을 걸으며 그들의 아픔을 나눴고 그들의 상처와 대화하며 보물이 걸어온 수천 수백만 년의 시간을 가슴으로 사랑했다.

내 마음은 호흡조절이 필요했다. 흥분이 설렘 되어 내게 이르기도 했으니 신선이 거취 하는 곳에 이를 즈음 나는 그 아름다움에 취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인간으로 태어남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뭔가를 말하려는 듯한 그곳의 바위들은 오히려, 여행 온 우리를 거꾸로 여행하는 듯 살아 숨 쉬는 바위들이었다. 그만큼 주상절리 또한 최고였다.

암벽에 멋있게 붙어있는 숨비기꽃들은 꽃다발 형상으로 우리를 벼랑 끝, 바람이 잠자는 곳까지 초대하고 신비를 안겨줬다. 경치가 어찌나 소박하던지 그 어울림이 똥고집 가득한 내 마음조차 이해하게 하였다.

그 와중에도 내 정신은 좁디좁은 철길 아래 사이로 전화기라도 떨어질까, 조심조심 ‘거렸다.’ 그만큼 위험스럽고 좁은 길, 철을 의지해 걸을 수는 있으나 사방이 구멍이니 위험한 곳은 사실이다.  
 

특이해도 너무나 특이한 초대형 바위, 마치 섬 같은 바위가 떡하니 부채 모양하고 섰다. 부채 같아서 지어진 이름 ‘부채 바위’인가.  은빛 바다만이 2천 3백만전 진실을 알고 있는 듯 은빛 바다의 반짝거림을 가슴에 넣으면서도 필자는 그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아픔으로 황토 될 듯한 황토 바위 황색 화강암 바위 세상이었다. 오직 빛나는 은빛 바다만 ‘황색 바위’ 화강암 벗 되어 세상을 이루고 있었다. 죽어 이별 없는 벗처럼. 서로 벽 없는 벽, 자고 눕는 배게 와 이불, 맛난 밥을 먹으며 세상 소식 나누는 보금자리 같은 자연시장을 대자연이라는 이름으로 이루며 존재하고 있었다.

아픔 속에서도 고귀한 모습으로 존재한 바위의 아름다운 세상을 보며, 숨어지내던 가슴도 좋다고 세상 밖으로 나와 놀더라~
부채를 펼쳐라,
세상의 보물
‘숨~비기 부채’를 펼쳐라,
나는야 너와 단둘이 온 세상
놀고만 싶으니 이리와 부채를 펼쳐라.

그렇게 허망 상태에서 난, 머리 놓고 철길을 다시 걷고 걸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꼬, 강감찬 장군 이야기 담긴 투구 바위다.

그 길에서 다시 충격적 광경이 눈에 들어찼다. 분명코 이곳은 신선이 사는 곳임에 틀림이 없다. 그곳에 호랑이 바위가 주변을 지키듯 온화한 위엄이 매우 안정적으로 존재해 있었다.

무언가 강한 남상이 흐르고 있었다. 역시,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였다. 부채 바위에 놀라 멍한 듯 허망 상태로 준비 없이 걷던 나에게 부채 바위보다 더 신선한 당황이 갑작스레 왔다. 멍하니 한참을 섰다. 아기가 된 듯한 마음 어쩌나, 이 마음 그 곳에 머물고 말았다.
그곳, 정동진에.

강정애/CEO
FY`02 전국전사 40만 보험인 중 최연소명인
경영학박사, 시인
저서:[나는 수호천사다]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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