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인터뷰]고용현 ㈜유에이그룹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뉴스N인터뷰]고용현 ㈜유에이그룹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0.04.20 11: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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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세상이라는 뮤지컬 주인공 될 수 있어"
30년간 경험 노하우...고향 제주발전 보탬 일조"
고용현 대표
고용현 대표

“어떤 장애라도 극복하려 하고, 끝까지 도전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장애 어린이와 고통 받는 이웃을 돌보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며 살아갈 생각입니다”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는 건 외롭고 고난한 일이다. 똑 같은 꿈을 향해 뛴다 해도 장애인은 보통 사람보다 몇 곱절의 노력과 열정을 쏟아야만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도에 포기하기 쉽고,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만난 고용현(52) ㈜유에이그룹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현재 지체장애 3급이며 일반인처럼 똑바로 걷거나 뛸 수 없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맞닥뜨린 불행 앞에서 누구나 절망에 빠지고 만다. 그 역시 마찬가지였고, 여기서 빠져나오기까지 한참 걸렸다고 전했다.

고 대표는 “어머니는 장애를 인생의 실패나 불행으로 여기지 말라 하셨어요. 진짜 장애는 신체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절망 속에 빠져 사는 삶이라고 하셨지요.”라며 자신의 모친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내비쳤다.

고 대표는 한참 전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느 어머니처럼 자식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셨던 분이었고 동시에 자신이 장애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끔 큰 스승이 되어 주셨던 까닭이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그는 ‘절망 속에 빠져 사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혹독하게 수련에 수련을 거듭하며 단련을 했다고 말한다. 남들보다 더 노력을 했고, 체력을 연마한 것.

덕분에 그는 유도 유단자가 되었고, 고향 제주의 명문고를 거쳐 서울 명문대학에서 멋진 건축가의 꿈을 꿀 수 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어머니와의 사랑에 대한 젊은 시절의 일화를 들려줬다.

그가 어머니에게 “친구들과 등산가겠다”고 할 때마다 한사코 만류하던 어머니가 어느 날, “한라산을 함께 오르자”며 지팡이를 짚고 앞장섰던 때를 되새겼다.

“만만한 등산이 아니었어요. 여러 차례 넘어지고 무릎이 깨졌지요. 하지만 결국 정상을 밟았어요. 백록담을 눈 아래 두고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는 “이제 맘이 편하다. 네가 뭐든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다 싶어 기쁘다고 하셨다”며 “이전에 제 등산을 만류했던 건 장애가 있는 자식이 남한테 폐를 끼치며 등산하는 게 보기 싫으셨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때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서울에서의 유학시절에 대한 일화도 들려줬다.

그는 “서울 유학이 성공가도를 잇는 보증수표가 되지는 못했다”며 “대학 졸업 후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얻었지만 IMF 시절에는 포장마차를 끌며 사회 밑바닥 생활을 경험해야 했다”고도 토로했다.

그러나, 그 무엇도 꿈을 향한 그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고용현, 그는 지금, 대한민국 건축업계가 주목하는 도시 건축설계 전문가이다.

고용현 대표
고용현 대표

메이저 건축설계회사인 건원건축 무영건축을 거쳐 ㈜정림건축 주거설계 본부장, 개발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에는 유에이종합건축사사무소를 건립,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도시 및 주거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 장애가 있거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세상은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누구나 세상이라는 뮤지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꼭 알려주고 싶어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슴속에 품어 왔던 심정을 술회했다.

고 대표는 “장애 어린이와 소외받는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늘려가야 할 때”라며 “이들을 돕는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30년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고향 제주도 발전에 보탬이 되는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다짐했다.

고 대표는 “제주도의 원도심과 도시가 제주도의 특색에 맞게 소규모정비 및 재생 등을 통해 계획성 있게 개발된다면 세계적인 예술 문화 콘텐츠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향 발전에 일조할 수 있다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고용현 대표는 성균관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연세대 건축공학과 석사, 연세대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환경대학원 최고위 및 한양대 도시대학원을 수료했다.

현재 국민대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행복주택 국민제안 전문가부문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메이저설계사 책임임원으로서 수많은 건축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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