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선 칼럼](5)가을 강
[조재선 칼럼](5)가을 강
  • 뉴스N제주
  • 승인 2018.09.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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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선 시인

가을강
-청향 조재선
 
 

조재선 시인
조재선 시인

강이 익어가고 있다
 
찰랑대며 꼬리 흔들던 강물이
붉은 눈물 흘리는 산을 품고
안으로 안으로 익어가고 있다
 
비단물결 네 몸에 손을 내밀면
차갑게 뺨을 치는 강물
 
정물화가 되어 버린
돌아선 마음벽을
칼바람 헤집고 몰아쳐도
꼿꼿이 서서 세상을 경멸한다
 
강이 익어간다
 
퍼덕 퍼덕 출렁출렁
살아 있음에 기뻐 춤추던 강물이
이제 천근만근 깊어진 내공에
안으로 안으로 붉게 타들어 간다

*Note: 강이 익어간다? 물이 깊으면 그 무엇을 던져도 소리를 빨아들인다.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도 깊은 물속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나이가 들면 깊은 물처럼 내공도 깊어가는 법. 세상사 모든 안좋은 말도 내공깊은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빈깡통이 요란스럽다는 것처럼 강의 깊이 만큼 내공을 만들어야겠다. 물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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