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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칼럼](5)항상 새로운 길이 열린다
[김성훈 칼럼](5)항상 새로운 길이 열린다
  • 뉴스N제주
  • 승인 2019.10.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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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수필가

■항상 새로운 길이 열린다(5)

김성훈 수필가
김성훈 수필가

오래 전에 전자 서비스맨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한 밤중에 전화가 울렸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에어컨 소음이 심하다면서 동경호텔에서 서비스 요청이 들어왔다고 서비스센터 소장이 내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지난번에도 그 호텔 지배인의 전화를 받고 출동하였는데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는 문제였다.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에어컨 소음은 감수할 수밖에 없으며 아직까지 기술로는 소음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

호텔지배인은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호텔 투숙객이 에어컨 소리가 신경에 거슬린다고 항의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해보라는 것이었다. 고객과의 충돌을 피하고 싶었지만 불가피하게 언쟁을 하게 되었다. 한 밤중에 불러서 생트집을 잡고 억지를 부리면서 불평을 늘어놓으니 정말 참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서 나는 군복무를 마치고 몇 년 동안 해왔던 전자서비스 업무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 만일 현실에 안주하였다면 오늘의 나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심사숙고하면서 고통스럽지만 나를 발전시키는 길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헤르만 카를 헤세(Hermann Karl Hesse)의 ‘데미안(Demian)’에 나오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Abraxas)이다’라는 구절이 나를 위로해 주었다. 데미안에게는 아프락사스(Abraxas)가 신인 동시에 악마인 신이었지만 내게는 아프락사스(Abraxas)가 새로운 기회이며 도약과 발전이었다.

사람들이 편히 잠잘 때에 나는 잠을 다른 사람보다 두 배로 일을 더 열심히 하였다.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니면서 책도 많이 읽었다. 이제는 삶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혹독한 상황에서 자신의 운명을 원망한다. 그것은 쉬운 길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나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다는 삶의 비밀을 깨달았다. 운명에 끌려 갈 수도 있고 내가 운명을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야말로 삶의 진실이다.

사람들은 환경을 탓한다. 나도 한동안은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믿는다. 생각의 변화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변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마음을 다스리면 자진하여 즐거이 어려움을 직면할 수 있고 삶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뒤늦게 깨달은 삶의 비밀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음을 바꾸니 나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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