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자 칼럼](31)키높이 구두
[이문자 칼럼](31)키높이 구두
  • 뉴스N제주
  • 승인 2024.08.02 21: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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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
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

뉴스N제주는 ‘이문자 칼럼’인 '내 인생의 푸른 혈서'를 게재합니다.
이문자 님은 시인이자 소설가로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으로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류 작가입니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회원,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문학상 수상 외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2024년 한국소설가협회 신예작가 선정되기도 했고 시집 <푸른혈서> 외 다수의 작품을 냈습니다.

앞으로 '이문자 칼럼'을 통해 자신이 쓴 시를 함께 감상하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일상을 통해 자신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현재 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가 시라는 언어를 통해 내 마음의 힐링과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뉴스N제주에 칼럼을 허락해 주신 이문자 시인님의 앞으로의 건승을 빌며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바랍니다.[뉴스N제주 편집국]

이문자 시인
이문자 시인

키높이 구두 

이문자

 

세상을 5센티쯤 높게 살아온 그의

발톱은 까마중 열매처럼 검고

물집은 떠나지 않는다

꽉 조여진 일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

발이 지나간 발자국을 남기듯

그의 일은 결재로 시작해서 결재로 끝난다

그 자리에 앉기 위해 끝없이 걷고 뛴다

끈이 끈을 물고 조여지는 경쟁에서 살기 위해

내밀한 높이를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늘 반짝이는 구두코처럼 달려온 시간

금세 빛을 잃고 벗겨질 것 같은 날들이다

지나치게 헐겁게 산다는 것은 속도를 잃는 것이다

은밀한 키 높이는 나를 높이고 상대를 낮추는 행위

오를 수 없는 곳은 언제고 터지고 마는 상처가 된다

 

키 높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은밀하지 않은 높이는 당당하다

내 높이에서 상대를 올릴 수 있고

상대가 닿을 수 없는 높이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은밀하지 않은 높이는 당당하다

이문자

현대는 국제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회 곳곳에서 외국인들을 쉽게 접하게 된다. 예전에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던 업종도, 이제는 외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식당에 가도, 종합병원 간병인을 봐도, 건설 현장을 가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봐도 그 범위가 점점 늘고 있다. 세계가 하나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수명이 늘면서 우리는 이제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많이 줄어들면서, 50대 이상이 50%에 가깝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인간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고령의 사람에게도 그에 맞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20대의 젊은이들이 고학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노력만으로 잘 살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일자리 창출이 해결되지 않아서, 결혼을 기피하고 자녀 출산을 포기하게 만든다.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 사회구조가 하루아침에 변화되기는 힘들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능력을 펼칠 수 있고 힘을 낼 수 있도록, 사랑으로 끌어주고 당당하게 높여줘야, 우리 사회가 긍정으로 변화 발전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다.

 

<프로필>

이문자  소설가, 시인, 칼럼니스트
. 서울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 계간문예 작가회 사무차장
.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위원회 사무국장  
. 뉴스N제주 칼럼니스트
. 국제PEN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종로미술협회 회원
. 한국예총 종로지부 기획위원, 한국가곡작사가협회 이사
.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문학상 수상 외
. 한국소설가협회 2024 신예작가
. 단편소설 《내미는 손》, 시집 《단단한 안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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