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솔 칼럼](12)'외모 지상주의'

눈으로 담고 시로 그리는 제주 이야기 /소하시인

2021-01-25     뉴스N제주

당근

 

-소하

 

기다렸다는 듯
봄을 캐는 손길이 요란합니다

잘 자라 보기도 아까운 것들을
차곡차곡 박스에 담습니다

너무 커도 안 되고
너무 작아도 안 되고
못생기면 절대 안 됩니다

세상의 기준에 들지 못하면
상품이 아니니까요

어쩌면 획일적인 것이 싫어서
일부러 삐뚤어졌을지도 모르는
나를 발견합니다

분주한 하루 끝에
선택 받지 못한 것들이 뒹굽니다

누군가 나를 주워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