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김정련 동시집 ‘징검돌 버팀돌’

글 김정련/ 그림 김민경 / 155*200 / 979-11-90482-34-9(73810) / 100쪽 / 2020.11.30. / 12,000원 / 한그루

2020-11-26     현달환 기자

제주아동문학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련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이다. 이번에도 어머니와 딸이 각각 글과 그림을 맡았다.

총 4부에 걸쳐 53편의 동시를 담았다. 1부 ‘친구랑 실컷 놀기’에서는 또래 친구들과의 놀이, 학교생활에서 싹튼 우정과 즐거움을 노래했다. 2부 ‘가족과 맘껏 즐기기’에서는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들을 담았다. 특히 엄마와 할머니를 소재로 한 동시들이 눈에 띈다. 3부 ‘마을 산책하기’와 4부 ‘숲에서 쉬기’에서는 아름다운 제주의 곳곳을 소개한다.

“제주를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함께한 기억들을 바탕으로 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엉또폭포, 마라도 해식동굴, 진지동굴, 알작지, 사려니 숲길 등 제주의 명소들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신구간, 노루망 등의 제주 전통문화를 담기도 하고, 말똥비름, 부채 선인장, 땅채송화, 때죽나무꽃, 헛꽃이나 돌고래, 반딧불이 같은 자연 속의 친구들도 함께한다.

저자는 제주섬 자체가 자신에게 ‘징검돌 버팀돌’이라 말한다. 사랑받고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저자의 고운 심성이 동시 속에 고스란히 배어 있어, 아이들이 건강한 마음으로 한 뼘씩 커가는 데 단단한 징검돌, 버팀돌이 되어준다.

<저자>
글 김정련

제주도 광령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성인이 되어도 청개구리인 세 아이와 매일 줄다리기를 하며 지냅니다.
초등학교 돌봄선생님, 아라신문 기자와 제민일보 도민기자, 편지 쓰기 강사, 글쓰기 강사, 제주아동문학협회 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제주MBC백일장, 여성신문백일장, 삼의문학상, 아동문예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콩벌레》, 《뽁뽁이》, 《징검돌 버팀돌》이 있습니다.
lyeon68@hanmail.net

그림 김민경
제주대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덕수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의 첫 동시집 《콩벌레》, 두 번째 동시집 《뽁뽁이》에 이어 세 번째 동시집 《징검돌 버팀돌》에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수록 동시>

반딧불이

할머니
들고 온
호박꽃 초롱 안에
반짝반짝
불 밝힌 심지

<목차>

제1부 친구랑 실컷 놀기

에어컨 경찰 .11 빗방울 화가 .12 엉덩이로 이름 쓰기 .15 화난 개미 .16 미끄럼틀 .18 개미나라 119 .19 개구리알 .20 아이 옷 .22 상상은 내 맘 .24 먹기 싫은 말 .27 몽당연필 .28 만날 연습생 .30 응원하는 손가락 .31

제2부 가족과 맘껏 즐기기

유치원 운동회 .35 구멍 난 양말 .36 돌이 되는 순간 .37 버팀돌 .39 빨래 .40 국수를 먹을 땐 .42 마술사 엄마 .44 얼음낚시.46 스트레찡 .48 어쩔 뻔했지 .50 모기나 나나 .52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54 소시지빵 된 누나 .55 달래무침 .56

제3부 마을 산책하기

말똥비름 .60 엉또폭포 .61 옹달샘 .62 돌고래가 가끔 보이는 이유 .64 눈 덮인 마을 .66 겁쟁이 해님 .69 인기 스타 .70 부채 선인장 .72 신구간 .74 마라도 해식동굴 .75 진지동굴.76 땅채송화.78 알작지 노래.79

제4부 숲에서 쉬기

징검돌 .82 새들의 응원 .84 제주 등고선 그리기 .85 오디 익었나 보다 .87 노루망 치는 풍경 .88 때죽나무꽃 융단 .90 숲 속 청소부 .91 5월 숲에서 .92 단짝 .94 반딧불이 .96 사려니 숲길 .97 헛꽃 .98 벙어리 .99

<작가의 말>

숲길에 날아온 가을바람이 머리카락을 몇 올 날리고 나뭇가지로 도망칩니다.
놀란 단풍나무가 잎 하나 떨어뜨립니다.
떨어진 잎 하나 살랑살랑 날더니 징검돌 위에 사뿐 앉습니다.
그 순간이 저장됩니다.


이번 동시집엔 제주를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함께한 기억들을 꺼내봅니다.
아이는 많은 추억 중에서도 호박꽃 안에 반딧불이를 담아 호롱을 만들어주신 할머니와의 추억을 가장 선명하게 꼽더군요.

손녀딸에게 반딧불이를 보여주고 싶어 정원을 뒤진 정성.
그 정성을 아이들은 가장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합니다.

이처럼 부모님이 보여주신 사랑 하나하나가 늘 내 안에 꿈틀대다가 힘들어할 때마다 나를 단단히 받쳐줍니다.
걸음마를 하자마자 엄마 등에 업혀 제주 곳곳을 돌아다닌 아이들.
이젠 그 아이가 나를 업고 오름 산행을 하고 손을 끌며 제주 구석구석을 다닙니다.

아이와 제주 곳곳을 돌며 만나고 스친 생각들을 동시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봅니다.
소중함을 모르던 것들이 소중하게 다가왔고, 슬픔이 슬픔을 넘어서는 경험을 했으며, 제주가 가지고 있는 문화가 자랑스러워졌습니다.

다가갈수록 사랑하게 되는 제주, 탐라섬은 내게 부모님처럼 징검돌이고 버팀돌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