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옥 칼럼]극순간의 예술, 이주의 디카시 감상 10- 루이사의 '마음'

이상옥 시인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2020-05-26     뉴스N제주

마음 

누군가가
이 비어 있던 마음을
채워줬나 보다

-.루이사

[해설] 디카시의 텍스트성은 문자시의 그것과는 다르다 함은 디카시는 멀티 언어 예술이고 문자시는 언어 예술라는데 기인한다.

문자시는 언어의 건축물이고 디카시는 영상과 언어의 건축물이다.

문자시는 언어를 어떻게 잘 구조화하여 빛나는 텍스트성을 확보해야 하는가에 있고,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를 함께 구조화해서 멀티 텍스트성을 구축해야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디카시의 사진 영상은 독립된 사진 예술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영상 기호로서의 역할을 한다.

사진 예술로서의 영상 예술과 디카시의 영상 기호는 그 기능이 다른 것임은 물론이다.

사진가들은 디카시의 사진을 사진 예술로 보고 늘 불만을 제기한다.

어떻게 디카시의 사진이 그 모양이냐고 말이다. 이 점은 디카시의 문자 부분도 마찬기지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말하기로 한다.

디카시의 시인은 사진가로서 디카시의 사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영상 기호로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사진가의 그것과는 다른 관점이다.   

오늘 소개하는 루이사의 디카시 <마음>은 제1회 인도네시아 디카시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루이사 학생은 인도네시아 여자 대학생인데 지난해 한글날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서 있었던 시상식 때 내가 참석해서 만난 기억이 지금도 난다.

루이사 학생은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준비해 왔지만 수상 소감을 말할 기회가 없었다.

루이사 학생은 수상 소감을 자신의 유튜브로 직접 올렸다. 루이사는 그만큼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학생으로 디카시에 대한 이해도 아주 깊다.
 
루이사의 디카시 <마음>은 돌에 새겨진 하트 모양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 비어 있는 마음을 채워줬나 보다고 참 아름답게 노래한 것이다.

여기서 디카시의 사진은 물론 영상 기호이다. 언뜻 보기에 영상에서 큰 돌에 하트 모양을 발견하기는 쉽지가 않다.

이런 경우 영상 기호로서 하트 모양의 돌을 좀더 클로즈업시켜서 촬영했으면 더 선명하게 드러났을 것이다.

사진 예술이 아닌 영상 기호로 기능하기 그렇다.

이렇듯 디카시의 텍스트성은 영상 기호와 문자 기호의 멀티 구조화로 구축되는 것이기에 디카시 영상은 사진가의 눈이 아닌 시인의 눈으로 포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