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특별자치도국제건강차문화원
제주티블렌딩연구소
탱자나무는 Poncirus trifoliata 의 학명을 가지고 있으며 원산지는 중국이다. 약 3m 정도 자라며 5cm 정도의 큰 가시가 있다.
잎은 3출 겹잎이며 계란형의 얼굴을 닮았지만 가장자리는 가는 톱니의 모양을 하고 있어 부드러운 듯 하지만 탱자 본연의 성질을 뽐내는 듯 하다.
꽃은 흰색의 5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른 귤나무에 비해 얇은 것이 특징이며 꽃 받침이 없이 가지에 가시를 뒤로 하고 수줍은 듯 피어난다.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옛날 춘추전국시대의 말이 있듯 오랜 역사를 가진 나무이다. ‘강남에서 심으면 귤나무가 되고 강북에 심으면 탱자나무가 된다’
는 뜻이다. 누구든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은 지금에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또 소설 박경리의 토지에서도 탱자가 등장한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탱자는 귀신을 쫓기도 한다 하여 담장에 심기도 하고 圍籬安置 된 귀양 온 사람들에게 산 울타리를 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탱자는 사실 쓰임새가 많은 귀한 약재이다. 본초강목에는 지실(枳實), 지각(枳殼), 지여(枳茹), 근피(根皮), 눈엽(嫩葉)을 약재로 한방에 약재로 쓰인다고 기록되어 있다.
枳實인 열매는 맛이 쓰고(苦), 차갑고(寒), 무독(無毒)하며 枳殼인 열매껍질은 고(苦), 산(酸), 미한(微寒), 무독(無毒)하다.
한방에서 막힌 기(氣)를 풀어주는 약재로 소화불량이나 복부팽만, 변비, 자궁하수, 위하수, 탈항에 주로 쓰인다. 탱자의 열매나 껍질을 차나 술로 만들어서 먹기도 했다.
탱자꽃차를 생소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듯 하다.
현재 식품으로 등록되어 있지는 않다. 탱자꽃은 꽃대신 열매를 맺어 약재로 쓰여야 하기에 더욱 구하기가 쉽지 않고 큰 가시가 있어 예쁘게 피어난 꽃을 누가 거들떠나 보얐으랴 싶다.
한 책자에는 샐러드나 꽃얼음의 재료로 이용을 한다고 적혀 있다. 탱자꽃에는 limonen, linalool 등의 정유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열매에는 naringin, poncirin 등이 있다.
최근에는 탱자꽃술을 만든 가향주도 개발되었다. 다음 번엔 필자도 도전해보리라 마음먹어 본다. 탱자꽃은 너무나 수줍게 피어있다. 제 모습이 얼마나 순수한지 알지도 못한 채 드러내지 않고 다섯장의 꽃잎이 잎보다 먼저 피어난다. 꽃말은 수줍은 기억이라도 있는 듯 추억이라고 한다.
필자는 탱자꽃을 바라보다가 많은 생각이 교차하곤 했다. 잠깐이라도 방심하다가 꽃을 따려다 가시에 찔려본 적도 있다. 그때의 그 쓰라림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쓴 열매와는 달리 꽃은 달고 약간 청량하며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난다.
차를 덖고 난 후의 모습은 살짝 오렌지빛과 노란색의 가운데 있는 듯 전혀 다른 색이 된다. 제주에서는 탱자나무를 귤이나 다른 시트러스 품종에 접붙이는 대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그리하여 많은 귤나무 품종들이 탄생하게 된다. 탱자나무는 누군가에게는 애환이 담긴 서러움과 누군가에게는 약으로 식용으로 위안을 주는 귀한 나무인 것 같다.
제주의 탱자나무는 각별히 더 그러하다. 탱자꽃을 보고 오래전 詩를 적어 놓았는데 공교롭게도 시인 등단작이 되었다. 탱자꽃차를 마시니 수줍게 달큰한 그 맛이 느껴진다.
처음 그대로 가졌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며 필자의 시인 등단작인 탱자꽃을 소개하며 올 한해 첫 칼럼을 마무리할까 한다.
늦었지만 독자 여러분들께 새해에는 항상 건강과 웃음이 가득하시길 소망하며 필자는 다음 꽃과의 인연을 기대합니다.
탱자꽃
장미경
커다란 가시 벽에 등대고
가녀린 몸으로
서러움 뒤로한 채 기대있는 순수함이여
너의 달콤함을 숨기고 상처 끝에 쓰디쓴
열매를 맺고야 마는
강렬한 몸부림의
초록이여
본디 자신은 하양이라고 말하듯
찻잔 속에선
본연의 색으로
다시 피어나고
인내 끝에 얻어지는
너는,
진실한 달콤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