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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오영훈 "세계평화의 섬’ 지정 18주년…평화를 향한 여정"
[전문]오영훈 "세계평화의 섬’ 지정 18주년…평화를 향한 여정"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1.27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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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세계평화의 섬 제주 지정 18주년 기념 메시지
제주포럼 질적 성장 추진 … 에너지 평화 산업 모색
세계평화의 섬 제주 ...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출발점
군사기지화 논란 종식 …지구촌 생명공동체 이끌 것
오영훈 도지사
오영훈 도지사

제주도는 지난 2005년 1월 27일 ‘세계 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선포돼 세계 평화를 위한 교류.협력과 연구의 거점으로 육성됐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서명한 선언문에는 국가 차원에서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하고 이를 대내외에 알리며,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요 사업 내용으로 ▲제주를 동아시아 외교중심지로 육성 ▲제주평화포럼 정례화 ▲제주국제평화센터 건립 ▲동북아평화연구소 설립 ▲4.3의 발전적 해결 ▲주변국과의 협력체제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오영훈 도지사는 27일 세계평화의 섬 제주 지정 18주년을 맞이해 기념 메시지를 전달했다.

다음은 메시지 전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제주도민과 국민 여러분!

4·3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화해와 상생, 평화로 승화시켜온 도민의 염원과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민의 소망 등을 담아 정부가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지 18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제주는 한·소, 미·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한 평화의 섬으로 주목받은 이후 다각적인 평화협력 사업을 실천하면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평화교류 중심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세계평화의 섬 지정 후 17년간에 걸친 여정은 제주포럼 정례화, 제주평화연구원과 제주국제평화센터 설립, 유니타르 제주국제연구센터 유치, 남북 장관급 회담 및 평화 관련 국제회의 개최, 제주감귤 북한 보내기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마중물이자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4·3은 정의로운 해결로 나아가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4·3 특별법 전면 개정을 계기로 희생자에 대한 국가보상 및 지급이 이뤄지고, 군사재판 및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 및 무죄 결정까지 잇따르면서 유례없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굴곡진 평화를 향한 여정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의 발자국보다 앞으로의 도약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로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 세계평화의 섬 제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출발점 >

세계평화의 섬 제주는 이제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기후 변화, 에너지 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발맞춰 새롭게 변화해야 합니다.

글로벌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구촌 평화를 만들기 위한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미래 이정표를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그 속에서 제주의 역할도 재설계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평화 확산을 위한 지방정부의 글로벌 가치 외교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제3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발맞춰 제주가 글로벌 평화·통상·교류 거점으로 도약해 나가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평화도시 간 교류 활성화로 외연을 확장하고, 해외 자매·우호 도시와의 협력관계도 확대·강화하면서 상호존중 및 호혜에 기반한 공동이익 창출에 나서겠습니다.

제주의 평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도 역점 추진하겠습니다.

기후 위기 극복 등 인류 위협 요인에 대응하는 평화 ODA 사업을 발굴·확대하고, 관련 국제회의 등을 통해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하겠습니다.

특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개최와 싱가포르 해외사무소 설치와 맞물려 제주-아세안 플러스 알파(+α)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 통상·관광·문화·인적자원 등으로 국제교류 분야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평화도시 제주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 제주포럼 질적 성장 추진…에너지 평화 산업 모색 >

세계평화의 섬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제주포럼의 질적 성장과 정체성 확립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세계 평화와 번영을 논의하는 동북아 최대 포럼에 걸맞게 정상급 글로벌 리더와 각계 전문가 그룹은 물론 국회의원 외교모임 등과의 다각적인 협력 네트워크 방안을 마련, 동북아를 대표하는 공공포럼으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담론이 제주에서부터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국가별 공동 아젠다로 반영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기후 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는 개인과 공동체는 물론, 나아가 인류 평화까지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지구촌 평화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탈탄소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각국의 협력과 공동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세계평화의 섬 제주가 앞장서겠습니다.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에너지 대전환 프로젝트’를 글로벌 선도모델로 만들어 평화 산업으로 육성하는 협력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지난해부터 시동을 건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와 최근 발표한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은 선도적인 에너지 자립 시스템으로, 새로운 에너지 평화산업 모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충과 그린수소 생산, 분산에너지 구축 등을 체계적으로 시스템화해 새로운 평화 산업이 제주에서 싹틀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군사기지화 논란 더 이상 없어야…지구촌 생명공동체 이끌 것 >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지난해말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시 미국 전략폭격기가 이착륙 가능하도록 군사공항으로 활용하는 등 핵 배치를 포함한 제주 군사기지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는 세계평화의 섬 제주를 전쟁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시대 퇴행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특히 여당과 정부는 북핵특위 보고서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연구용역 결과 공개를 전면 거부하고, 이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도 외면하면서 도민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세계평화의 섬 선포일을 맞아 도민과 국민을 대신해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여당과 정부는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더 이상 군사기지화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세계평화의 섬 2.0 비전’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도정은 앞으로도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제주’를 도민,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제주에서부터 지구촌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생명의 길입니다.

특히 세계평화의 섬에 걸맞게 생명의 존엄성과 평화·인권 정신이 살아 있는 ‘지구촌 생명공동체’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평화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의 담대하고 희망찬 변혁의 길목에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해 주십시오. 우리가 함께 뿌리는 평화의 씨앗이 새로운 싹을 틔워 공존과 상생의 푸른 잎을 드리우며 전 세계에 평안과 행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제주가 열어갈 새로운 평화의 길, ‘지구촌 생명공동체’에 도민과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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