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맘국, 남삐’ 대신 ‘몸국, 놈삐’로 검색하세요!
이젠 ‘맘국, 남삐’ 대신 ‘몸국, 놈삐’로 검색하세요!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1.26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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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문화정책과 ‧ 제주학연구센터 수정 요청
'우리말샘' 인터넷사전에서 제주어 현실 발음 반영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우리말샘> 국어사전에 아래아(ㆍ)가 들어 있는 제주어가 실제 발음과 비슷하게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말샘>에서는 아래아(ㆍ)가 들어있는 ‘ᄆᆞᆷ국’, ‘ᄂᆞᆷ삐’ 등 표제어가 제주 지역의 현실음과는 동떨어진 ‘맘국’, ‘남삐’처럼 올라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래아를 살려 쓰든가 아니면 현실음에 맞게 표제어가 수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와 방언연구자 등 도민 사회에서는 국립국어원에 <우리말샘>의 제주어 표제어를 현실에 맞게 수정해 줄 것을 꾸준히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제주학연구센터는 <우리말샘>에 올라있는 표제어에서 ‘아래아’ 관련 어휘를 ‘ㄱ’부터 순차적으로 400개와 지나치게 이질적인 어휘 10개를 검토하여 지난 10월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를 통하여 국립국어원에 수정 요청하였고, 그 중 일부가 반영되었다.

어휘 검토와 감수는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과 김미진 전문연구위원, 권미소 전문연구원 3명이 맡았다.

국립국어원은 수정 요청한 어휘 중 ‘남삐, 닥세기, 다슴아달, 맘국, 상키, 탁, 카칼하다, 하꼼, 타라지다’ 등 9개의 어휘를 ‘놈삐, 독세기, 다슴아돌, 몸국, 송키, 턱/톡, 코콜하다, 호꼼, 토라지다’로 수정하여 <우리말샘> 사전에 반영하였다. 이 단어가 수정됨에 따라 예문 및 관련 어휘 수정도 함께 이루어져 142건의 표제어가 동시에 현실음에 맞게 수정되었다.

아울러 국립국어원은 <우리말샘> 사전에 있는 아래아(ㆍ)를 포함하고 있는 제주어 4,000개 항목 전체에 대한 전수 조사 및 검토를 진행해 수정 요청을 한다면 검토 후 이번의 사례처럼 반영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리말샘> 사전에 올라 있는 제주어 어휘는 총 18,000여 개로, 이중 20%가 넘는 4,000여 개 표제어가 아래아(ㆍ)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이 단어들은 현실 발음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아’나 ‘오’ 등으로 모음을 수정하여 등재하고 있다.

<우리말샘> 사전은 전 국민에게 인터넷으로 서비스되는 국어사전으로, 다음이나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도 <우리말샘> 사전의 정보를 그대로 제공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제주어가 왜곡될 우려가 있어서 빠른 수정 및 보완 작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와 제주학연구센터는 2021년 11월 23일, 2022년 3월 3일 두 차례 국립국어원을 방문해 <우리말샘> 사전에서 제주어 표제어 수정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은 국어 정책상 국어사전의 현대 국어 표제어는 한글 24자모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아래아(ㆍ)가 포함된 단어를 대부분 ‘아’로 바꿨었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와 제주학연구센터는 표제어에 아래아(ㆍ)를 쓸 수 없다면 최소한 현실 발음에 가까운 표기로라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수정이 필요한 어휘 가운데 400개 어휘와 지나치게 이질적인 표제어 10개에 대한 검토와 뜻풀이 등의 감수를 진행했다.

이번 작업에서 표제어 검토와 감수를 진행했던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은 “아쉬운 대로 ‘ᄆᆞᆷ국’을 ‘맘국’ 대신에 현실음에 가까운 ‘몸국’으로 수정했다”면서 “제주어의 왜곡을 방지하고 올바른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 뿐만 아니라 다른 국어사전의 제주어의 표제어와 뜻풀이도 올바르게 수정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수정 작업을 토대로 4,000개의 아래아 관련 어휘뿐만 아니라 제주어 전체에 대한 전수 조사 및 단계적인 개선 과정을 거쳐 제주어에 대한 바른 정보로 활용도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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