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게메마씸 채널이 '주민 100여명이 50여일동안 살았던 제주의 한 동굴'을 조명해 그 동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촬영한 곳은 4.3 유적지 '큰넓궤' 현장이다.
당시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랑 피신을 했던 홍춘호 어르신(86)이 이제 이곳 해결사로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 동굴에 들어가서 4.3 당시 피신했던 상황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게메마씸 촬영팀은 큰넓궤 동굴에 입장하기 위해 제주도청, 세계자연유산본부에 허가권을 얻기 위해 보험가입 및 서류 작성 등 까다로운 절차를 이행 후 지난 추석 연휴에 현장을 찾아 촬영에 들어 간 것.
큰넓궤(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산 60)는 1948년 11월 중순, 마을이 초토화 된 이후 동광리 주민들이 약 2개월 가량 집단적으로 은신생활을 했던 곳이다.
사실, 큰넓궤는 주소로만 찾아서 주차장에서 대기하던 중 해설사 어르신께 왔다고 전화했더니 그곳이 아니라며 다른 곳을 안내했다.
그만큼 현재에도 찾아가기 힘든 곳이었다. 비포장도로를 한참이나 달리고 현장에 도착한 촬영팀은 굳게 문이 닫힌 큰넓궤 입구에서 한참이나 대기했다.
하지만 동굴에 처음 들어가는 입장이라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몰라 카메라와 조명, 마이크 등 장비를 준비했지만 배터리 부족으로 촬영을 오래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운집했던 동굴 내부에 들어가는 길들이 협소하고 천정이 낮아 기어서 장비를 운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80이 넘은 해설사 어른신과 동행하는 데 건강상 위험요소가 염려되어 극도로 긴장하면서 촬영해야만 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때문이었다. 좁은 입구에서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동굴 내부에 대해 어르신과 동행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설사 어르신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곳 현장을 잘 알고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내부에는 당시 사용했던 항아리 깨진 흔적들과 담으로 방호벽을 쌓은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게메마씸은 더 깊게 동굴내부를 들어가서 마지막까지 촬영하고 싶었지만 50cm정도의 입구에서 장비들고 들어가는 것이 어려웠고 조명마저 안되어 휴대폰 조명으로 빠져나왔다.
그러나, 1차적으로 어느 정도 촬영은 가능했지만 더 세밀하게 촬영을 못한 것은 아쉬웠다. 카메라 두 대가 바닥이 고르지 않아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해 촬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홍춘호 해설사님의 이야기 중, 봄철에 고사리 꺾으러 다니느데 이곳에는 무서워서 아예 오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4.3트라우마에 대해 생각했다. 어릴적 기억, 여기저기 살아남으려고 겨울 눈이 온 오름에 피신하려고 숨어있던 기억들이 아직도 아프게 남아 있다는 걸 알고는 가슴이 아팠다.
많은 주민들이 이 곳 큰넓궤에서 살았다는 것, 이 역사는 기억해야 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굳게 닫힌 동굴 문이 활짝 열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게메마씸은 기원할 것이다.
한편, 뉴스N제주가 제주어인 '게메마씸'이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도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이슈가 되고 있는 시사문제를 다루는 컨텐츠로 편성되고 있다. 특히 제주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재조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