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경 칼럼](20)백가지꽃이야기 ... 양하꽃(蘘荷)
[장미경 칼럼](20)백가지꽃이야기 ... 양하꽃(蘘荷)
  • 뉴스N제주
  • 승인 2022.10.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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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건강차문화원
제주티블렌딩연구소
장미경 시인
장미경 시인

제주도 지역에서는 蘘荷를 주로 ‘양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학명은 Zingiber mioga이다.

또 생강과 비슷해서 들에서 자라는 ‘야생강’이라고도 불린다. 중국 문헌인 『신농식경 神農食經』에 실렸을 정도로 아시아 열대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식용한 나물이며 일본에서는 ‘묘가타케(茗荷たけ)’라 부르는데 절임으로 만들어 먹는다. 양하는 여름철 나물 재료로 많이 식용하며 향신료로 사용하고 있다. 제주 및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도서지역의 향토음식이라 할 정도로 향과 맛 그리고 식감이 독특하다. 꽃이삭은 ‘꽃양하’라고 하며 어린 줄기를 양하죽이라 하는데 식용한다.

양하꽃(蘘荷)
양하꽃(蘘荷)

또 양하는 향이 워낙 진해서 조리할 때 마늘이나 파 같은 양념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다. 계절에 따라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른 봄 땅에서 돋는 연한 새순을 한 꺼풀씩 벗겨 쌈을 싸 먹기도 하고 잎이 피기 전의 줄기로는 된장국을 끓여 먹는다.

가을에는 작은 죽순처럼 올라오는 꽃봉오리 겉잎들을 벗겨 내고 안쪽 연한 잎을 샐러드에 넣거나 끓는 물에 데쳐 양념해서 나물로 무치면 맛이 아주 독특하다고 한다. 또 김치와 장아찌로 담가도 맛이 좋다.

필자도 양하꽃이삭으로 나물과 장아찌를 만들어 먹는데 식감이 좋았다.

제주 사투리로 나물을 ‘양애탕쉬’라고 하는데 나물로 해 먹는 가을 양하는 보랏빛이 도는 꽃 부분, 그 중에서도 꽃받침에서 꽃대 부분에 해당한다.

양하꽃(蘘荷)
양하꽃(蘘荷)

독특한 향 성분은 체내에 쌓여 있는 독소와 유해 물질을 없애는 효과가 뛰어나고, 이에 따라 면역력을 강화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항균 효과와 혈액 순환 증진 및 진통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동의보감東醫寶鑑』, 『의림촬요醫林撮要』,『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독성이 있는 파충류나 벌레에 물려 독이 올라 고생할 경우 양하 잎을 짓찧어 즙을 내어 먹이고 이불 밑에 양하잎을 빽빽하게 넣어 두라는 처방의 기록이 있다. 떡을 찔 때 양하잎을 시루 밑에 깔면 좋은 향이 떡에 배고, 망개잎처럼 양하잎도 떡을 싸면 천연 방부제 역할까지 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양하꽃을 차로 만들어 보았다.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처럼 보라색의 완숙함의 색이 숙연하게 느껴진다.

양하꽃(蘘荷)
양하꽃(蘘荷)

양하는 성질이 미온(微溫)하고 맛은 맵고(辛), 폐(肺)와 간(肝經)으로 귀경한다. 한의학에서 생리불순과 진해, 거담 등의 효능이 있고 최근에는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양하 잎은『동의보감東醫寶鑑』에 잎은 파초 같고 뿌리는 생강 같으며 굵다고 쓰여 있다. 자세히 보니 작은 파초잎을 닮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가 얼마전 파초잎을 잘라 차를 만들어 보았기에 더더욱 느끼지 않을까 싶다. 양하꽃차를 마셔보니 목련의 알싸한 맛과 생강의 향 등의 spicy함이 있다. 맛은 살짝 그 끝에 단맛이 느껴진다. 제주만의 특별한 차로 블렌딩해도 좋을 듯하다.

양하꽃(蘘荷)
양하꽃(蘘荷)

제주는 필자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며 영감을 얻게 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양하를 9월에 만들어 놓았는데 이제야 글을 쓰게 되었다.

양하꽃(蘘荷)
양하꽃(蘘荷)

시월의 가을 감성을 따듯한 양하차를 마시며 행복한 가을을 기대해본다. 독자 여러분들도 감성있는 가을을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즐기시길 바라며 비내리는 아침에 차를 마시다 보니 글이 떠오른다. 필자는 다음 꽃과의 귀한 인연을 기다리며 즉석 자작시를 소개할까 한다.

양하꽃(蘘荷)
양하꽃(蘘荷)

그리운 가을향

詩. 張美鏡

창밖의 젖은 대지 사이로
코 끝을 자극하는 흙 냄새가
문득 기억의 저 편에서
내게 손짓합니다.
곱디 고운 찻잔하나
꺼내들고 앉아
따르는 찻잔속 풍경은
이미 완연한 가을입니다.
한모금 마시니
익숙한 가을향,
또한모금 마시니
어렴풋한 아림의 가을맛,
몇 모금 마시다 보니
행여나 알싸한 기억 사라질까
남은 가을 풍경은
이내 삼키지 못하고
가만히 들여다만 봅니다.
가을은 언제나 단풍같은
그리움인가 봅니다.

양하꽃(蘘荷)
양하꽃(蘘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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