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ny라고 알려진 작약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 일본, 중국, 몽골, 동시베리아에 분포한다.

학명은 Paeonia lactiflora 이며 'paeony'는 그리스신화에서 이 식물을 약용으로 최초 사용한 'Paeon'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재배의 역사는 중국의 진나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꽃은 5-6월에 피고 백색 또는 적색이며 원줄기 끝에 큰 꽃이 1송이씩 달리고 꽃받침조각은 5개이며 녹색이다.

꽃잎은 10개 정도로서 길이 5cm정도이고 수술은 많으며 황색으로 씨방은 3-5개로서 털이 없고 짧은 암술머리가 뒤로 젖혀진다. 또한 작약잎은 염색이 잘되어 염료용으로도 이용이 된다.

작약은 수염뿌리를 제거하고 원뿌리의 외피를 벗겨 건조한 것을 약용하여 쓰는데 뿌리에는 안식향산과 아스피라긴 등이 함유되어 있어 진통, 해열, 진경, 이뇨, 조혈, 지한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복통, 위통, 두통, 설사복통, 월경불순, 월경이 멈추지 않는 증세, 대하증, 식은 땀을 흘리는 증세, 신체허약증 등에 좋다고 한다.

우리가 많이 마시는 쌍화탕의 재료에도 작약이 들어간다.

뿌리에 대한 연구는 많이 있으나 꽃에 대한 연구는 아직 활성화가 많이 되지 못한 실정에 있다. 페놀성분과 정유성분 그리고 타닌이 포함되어 있다. 또 최근 작약꽃 추출물로 Paeoniflorin 성분이 피부의 미백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

작약은 성질이 차고 시고 쓴맛이 있다. 필자의 작은 마당에도 흰 작약꽃이 올해 피어 감상할 고마움을 주었다. 필자가 코로나에 걸려 그 감상도 아주 잠깐 밖에 하지 못하여 많이 아쉬웠다. 건강할 때 무엇이든 즐기고 감동도 두배가 될 듯 싶다.

꽃에 미친 선비라 했던가? 조선의 유박이 지은 화암수록에는 작약꽃 황색이 18품종, 심홍색이 25품종, 분홍색이 17품종, 자주색이 14품종, 흰색이 14품종이며 작약을 귀한 벗(貴友)이라 칭하며 꽃의 재상이라 표현하였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표현이 있는데 한번 성이 나면 3년간 꽃을 피우지 않는다고 하였고 이럴 때는 똥물을 주어 분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작약을 달래는 방법이 똥물이라니 아이러니하고 우스꽝스럽다....

필자가 작약꽃을 만들었던 것 중에 붉은 자주빛이 비단결처럼 광택이 있고 노오란 금술이 자태를 빛나게 해주었다. 또 흰색의 꽃은 말리면 은은한

연핑크 빛을 띤 백색이 되는데 더욱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것 같다.

 

작약은 모란과 꽃이 비슷하게 생겨 얼핏 보면 구분이 안갈 수도 있지만 잎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작약꽃차를 우려보았다. 꽃가루 때문에 첫물은 만드시 세차를 하고 두 번째 찻물을 우림하여 마셔야 한다.

흰색의 꽃차를 개완에 우려보았는데 찻물은 노란빛을 띠는 맑은 색이고 약간의 떫은 맛 그리고 신맛 끝에 살짝 달기도 한 맛이다. 혀끝을 살짝 조인다.

찻물이 빠진 흰 작약꽃이 물속에 실로 피어 있는 듯 하다. 노란 꽃술과 흰꽃이 너무나 청초하게 느껴진다.

필자는 지금 차를 마시며 탐스러운 작약꽃밭 한 가운데에 서서 우아하고 귀한 벗을 만나는 느낌을 받는다. 귀한 벗은 아무개의 인연과는 다르리라~~~ 법정스님의 인연을 해프게 맺지 말라는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오늘 작약꽃과의 귀한 인연에 감사하며 필자는 다음 꽃과의 귀우(貴友)를 기대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