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표 칼럼](2)제주 4.3 평화기행...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화북동 곤을동)
[임관표 칼럼](2)제주 4.3 평화기행...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화북동 곤을동)
  • 뉴스N제주
  • 승인 2022.04.0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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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때 잃어버린 마을 이야기 - 1
오공 임관표 시인
사진작가
수필가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기억해야 할 이야기 화북동 곤을동 마을입니다.

가. 소재지

제주시 화북1동 4440번지 일대

나. 개요

약 60여 가호의 주민이 살았던 곤을동은 1949년 1월 4일, 군인들에 의해 초토화되면서 복구되지 못한 잃어버린 마을이다. 화북천이 바다를 향해 흐르다 별도봉 동쪽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다.

이 하천 제일 안쪽에 있던 마을을 안곤을(22호), 두 하천 사이 마을을 가운뎃곤을(17호) 그리고 화북과 이어지는 마을을 밧곤을 (28호)이라 부른다.

당시 밧곤을과 가운뎃곤을 민들은 덕수물, 안곤을 주민들은 안드렁물이란 용천수를 식수로 사용했다. 작지만 마을공회당도 있었고 안곤을과 가운뎃곤을엔 말방앗간도 있는 전형적인 제주도 자연마을 중 하나였다.

제주 해안마을의 주요 생활 형태인 반농반어로 생계를 꾸리던 이곳 주민들은 1949년 1월 4일, 불시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가옥이 전소되고 많은 주민들이 학살되는 비극을 겪었다. 그날 오후 서너시쯤 들이닥친 군인들은 안곤을과 가운뎃곤을 집집마다 불을 붙이며 주민들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토벌대는 바닷가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김관근(48), 김봉두(22), 부영하(42), 김축색, 문태오 (50), 예촌양서방조카(45)등을 공개 총살했다. 그리고는 살아남은 젊은 남자 대부분을 화북지서로 끌고가 하룻밤을 새운 뒤, 다음날 화북리 연대밑 속칭 모살불이란 해안에서 총살해버렸다.

2004년, 제주민예총은 곤을동의 4.3희생자를 위해 찾아가는 위령제인 ‘화북 곤을동 초토화 마을터 해원상생굿’을 벌여 주민들을 위무하기도 했다.

◇잃어버린 마을-곤을동

항상 물이 고여있는 땅이라는 데서 그 이름이 붙여진 이곳 제주시 화북동 곤을 마을(뷰t之洞)은 화북천 지류를 중심으로 밧곤을, 가운데 곤을, 안곤을로 나뉘어진다. 곤을마을은 고려 충열왕 26년(서 기 1300년)에 별도현에 속한 기록이 있듯이 설촌된 지 7백년이 넘는 매우 유서 깊은 마을이다.

주민들은 농사를 주로 했으며, 바다를 끼고 있어 어업도 겸하면서 43호가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았다. 그러나 4.3사건의 와중인 1949년 1월 4일 아침 9시경 군 작전으로 선량한 양민들이 희생되고 온 마을이 전소되는 불행을 겪었다. 이 어찌 슬프고 억울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 당시 모든 가구가 전소되었고 24명이 희생되었다.

초가집 굴묵 연기와 멜 후리는 소리는 간데없고 억울한 망자의 원혼만 구천을 떠도는구나! 별도봉을 휘감아도는 바닷바람 소리가 죽은 자에게는 안식을 산 자에게는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4.3사건으로 하여 이 고장을 지키다 가신님들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빌면서 다 시는 이 땅에 4-3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3년 4월 3일

제주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실무위원회 위원장 제주도지사

다. 현황

곤을동 입구에는 2003년 4월에 제주도에서 세운 잃어버린 마을 표석이 이정표 구실을 하고 있다. 입구 쪽에 있던 덕수물은 매립되어 흔적이 없고, 안곤을 터엔 방앗돌과 집터와 집담이 뚜렷이 남아 있다. 안드렁물은 여전히 시원한 물을 저장 하고 있다. 안곤을 집터엔 예전 마을을 상상하여 그린 곤을동 4.3유적지 조감도가 설치돼 있다.

을동 학살사건을 알려주는 안내판도 있다. 곤을동은 별도봉으로 가는 산책로와 연결돼 있어 찾는 이가 많은 곳이다. 해안마을이면서 초토화를 겪고 결국은 잃어버린 마을이 된 곤을동은 현재 정부에서 복원을 위해 토지를 매입 중이어서 향후 모습이 기대된다.

라. 찾아가는 길

오현고등학교 동쪽 길로 화북동으로 가다보면 소나무가 서 있는 비석거리를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왼쪽 길로 다시 100m 정도 더 내려가 바다에 이르면 별도봉 쪽 해안에 세워진 곤을동 표석을 볼 수 있다. 이 표석에서 별도봉 자락으로 걸어가다 보면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참고자료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며 제주의 아픔인 제주 4.3을 기억하고 이런 아픔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제주 4.3 영혼들을 해원 상생하고 치유되기를 염원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오공재(悟空齋)에서 시인 임관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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