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칼럼](20)마윈의 ‘공수도(攻守道)’
[김성훈 칼럼](20)마윈의 ‘공수도(攻守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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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2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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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수필가
김성훈 수필가
김성훈 수필가

중국은 전통무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중국의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태극권을 수십 년 동안 수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수도(攻守道·The Art of Attack and Defence)’라는 단편 영화를 제작하여 중국무술을 홍보하기도 하였다. ‘공수도’에는 유명한 중국의 영화배우 리롄제(李連杰.이연걸)와 전쯔단(甄子丹·견자단), 태국의 액션 스타 토니 자 등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화려한 중국무술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저런 노력으로 중국무술은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新華社)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 올림픽 집행위원회는 2020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회의를 열고 우슈를 2022년 제4회 청소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중국의 자부심을 높이고 있는 중국무술의 부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하였다. 중국무술의 현란함이 어설픈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여러 비판의 목소리 중에서 가장 충격을 주는 것은 종합격투기 선수 쉬샤오둥(徐晓冬)의 비판일 것이다. 중국무술의 허풍을 비판하며 무술계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중국의 종합격투기 선수 쉬샤오둥(徐晓冬)은 1979년에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그는 프로선수로 데뷔하지는 않았지만 2017년, 웨이보(微博)에서 중국무술이 실전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장풍이나 내공을 시연하는 중국무술은 사기라고 비난하였다. 쉬샤오둥은 “기본적으로 중국 전통무술이라고 하는 것의 90%는 서커스입니다. 실제 타격이나 실전성이 좋은 편이 아니에요”라고 주장하였다.

이후 쉬샤오둥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많은 무술가와 대결을 하게 되었다.

뇌공태극권(雷公太極拳) 장문인 웨이레이(魏雷)는 중국 중앙 텔레비전에서 쉬샤오둥을 손쉽게 격파할 수 있으며 자신의 권법은 “바람과 번개처럼 빠르면서 산처럼 고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2017년 4월 27일에 중국 쓰촨성에서 뇌공태극권(雷公太極拳) 장문인 웨이레이(魏雷, 41)와 쉬샤오둥(徐曉冬, 39)이 대결하였다.

쉬샤오둥은 뇌공태극권 고수인 우이레이를 20초 만에 쓰러뜨렸다. 자칭 엽문(葉問)의 후계자라는 딩하오(丁浩) 사범과 쉬샤오둥은 2018년 3월 18일 중국 청더 모 TV방송국 내부에 설치한 특설 링에서 대결하였다.

중국 전통무술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딩하오는 시합 중 6번이나 다운을 당하였으나 무승부로 판정이 났다. 그러나 시합을 본 사람들은 쉬샤오둥이 이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쉬샤오둥은 2019년 1월 12일에 중국 무술가 텐예(田野)와 대결을 벌였다. 경기 시작 30초 만에 텐예는 쉬샤오둥에게 얼굴을 얻어맞아서 코뼈가 골절되었다. 경기가 계속되자 쉬샤오둥은 텐예의 얼굴을 공격하지 않았고 대부분 로우킥으로만 공격하였다. 그러다가 쉬샤오둥이 무릎 킥으로 텐예를 굴복시켰다.

영춘권 점혈고수라고 주장하는 뤼강(吕刚)은 동영상과 인터뷰를 통해 쉬샤오둥을 맹비난하였고, 쉬샤오둥에게 "관을 보아야 눈물을 흘리며 정신을 차릴 것"이라며 조롱하였다. 2019년 5월 18일에 쉬샤오둥과 뤼강이 대결하였는데, 경기 시작 47초 만에 쉬샤오둥이 뤼강의 코뼈를 때리면서 경기가 종료되었고 뤼강은 병원으로 실려 갔다.

2020년 11월 28일에 무식 태극권의 전수자 천융(陳勇)과 쉬샤오둥의 시합이 선전시에서 개최되었다. 쉬샤오둥의 로우킥과 펀치를 한 방 맞고 천융은 경기를 포기하면서 10초 만에 패배하였다.

많은 중국인이 중국전통 무술을 수련하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다. 그들은 중국무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며 중국무술의 허풍을 깨뜨리는 쉬샤오둥의 활동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쉬샤오둥은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으며 개인 웨이보(微博)를 폐쇄당했고, 운영 중이던 체육관도 폐쇄됐다.

무술은 기본적으로 살상을 목적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살상능력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능력으로 간주하여 거의 모든 사회에서 금지되었다.

무술에서 살상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전통적인 춤, 무술, 그리고 음악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카포에이라(Capoeira)를 검토하면 더 잘 알 수 있다.

노예주들은 아프리카계 노예들의 무술 수련을 금지하였으며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은 춤을 추는 것처럼 속여 몰래 카포에이라를 수련했다.

미국이 노예제를 폐지한 후에도 브라질은 노예제가 계속 존속되었으나 마침내 1888년 노예제가 폐지되었다. 1889년 폰세카 장군 주도의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페드루 2세가 폐위되면서 브라질은 군주제가 폐지되고 공화국이 되었으나 1890년에 브라질에서 카포에이라는 법으로 금지되었다.

1930년대에 와서야 카포에이라는 합법화되었으며 2014년 11월 26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지구촌의 많은 전통무술이 체력단련 운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건강을 증진하려는 목적으로 전통무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살상력보다는 심신수련(心身修練)에 더 중심을 두고 전통무술을 수련하는 것이다.

무술을 사용해서 몸을 지켜야 하는 일이 현실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은 다행이다. 폭력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은막(銀幕)에서 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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