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복 칼럼](5)밀감 농사를 포기하고
[양치복 칼럼](5)밀감 농사를 포기하고
  • 뉴스N제주
  • 승인 2022.01.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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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복 자서전]나는 오늘도 축산왕을 꿈꾼다
(사)한국말산업중앙회 제주특별자치도 지부장
선양목장 양치복 회장 파란만장 인생 스토리
양치복 씨
양치복 씨

뉴스N제주는 ‘경제인 칼럼' 세 번째 순서로 양치복 회장의 인생 스토리를 엮은 '나는 오늘도 축산왕을 꿈꾼다'의 자서전 스토리를 게재하고 있다.

지금 앞이 캄캄하고 성공의 문턱에서 주저앉는 젊은 청춘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 생각되며, 매주 게재되는 인생스토리를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필독이 있기를 기원합니다.[편집자 주]

1960년대 후반에는 선흘과 와흘 지경에도 밀감 재배붐이 일어났습니다.

어쩌면 제주도 전역에서 새로운 밀감농사가 시작된 것이지요. 어머님의 성화도 있고 동생과 누나도 밀감밭을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하도 커서 신촌으로 내려가는 고빗길 홀못 지경에 땅 3필지 1900평을 사들여 밀감원을 조성했고 한 해에 8천관을 따서 팔아보았는데 소 한 마리 파는 것과 비교해보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이익이 적었습니다.

차라리 소를 정성껏 키우는 것이 밀감 소득보다 서너배는 될 것 같았습니다. 소가 조금 많아서 털빛깔이 좋고 건강하게 키워내고 병사하지만 않으면 양축 사업은 밀감 소득이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나는 과수원을 평당 6천원씩에 처분해서 그 돈으로 와흘리 기시내 오름 남쪽에 있는 곶자왈 1200평을 사들였습니다. 그 때의 곶자왈은 그냥 헐값으로 살 수가 있었지요.

이어서 남은 돈으로 주변 땅을 헐값으로 연달아 매수하기 시작하자 동네 사람들이 기름진 감귤원을 팔고 쓸모없는 곶자왈을 사고 있다면서 저를 멍청이 취급을 하고 저의 어머니에게도 아들이 참으로 바보짓을 한다면서 나무랐습니다.

어머니도 동리 사람 말을 듣고 보니 아들놈이 잘못하는 것 같아 나에게 바보짓을 그만하라고 몇날 며칠을 두고 곶자왈 매수를 포기하라고 했지만 그때마다 나는 “틀림없이 이 동네에서 최고 부자가 될 터이니 아무걱정 말고 아들을 믿어달라.” 면서 어머니를 설득시켰습니다마는 어머니는 그래도 믿지를 못하고 동네 사람 부끄럽다고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살았습니다.

결국 나는 일년 새에 8필지를 연이어 사들였고 몇년 후에는 이 일대 땅 20여 필지가 한 필지로 묶어지고 차츰 더 늘려 2010년까지 모두 38필지 곶자왈 6만여 평의 목장 지대를 만들게 되었지요. 한 20년쯤 걸린 셈입니다.

밀감 농사를 포기하고
밀감 농사를 포기하고

저는 이곳에 널려있는 돌멩이를 파내어 옮기고 경계 철망을 두르고 초지 조성 작업에 온 가족이 모아들어 손에 피멍이 들도록 목장 조성 작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고 어느 정도 목장틀을 갖추자 축사에 있던 20여 마리 소와 말 10여 필을 입식하였고 목장 이름도 '선양목장' 이라고 정해서 정문 간판을 돌로 큼직하게 새겨 세웠습니다.

그야말로 서부 영화 'OK목장의 결투'의 배경처럼 꾸미려고 했지만 돈이 모자라서 다 못했고 목장 필요 시설을 완성시키지는 못했지만 급한대로 말을 억지로 달리게 하는 둥근 탑돌이

형태의 런닝머신 시설을 비롯해 840여 평 마굿간을 새로 짓고 말수영장도 건설했지요.

7만평 가까운 목장이지만 현재는 호마 더러브레(외국말)를 비롯한 미국산, 호주산, 일본산들과 제주 잡종 한라마 등을 합쳐 124필이 있지만 말을 팔고 사는 일이 계속 되다보니 많을 때는 150여필, 적을 때는 100두 정도가 이 목장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소도 좀 많이 있을 때도 있기는 하지만 한꺼번에 10마리, 다섯마리 등 대중없이 팔고 사서 종잡을 수가 없지만 20여년 전부터는 소의 도소매는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후술할 예정이지만 우선 우리나라 축산정책이 소사육에 필요한 목장 지대 조성에 도움을 주지 않고 있으며 사육 조건도 값싼 외국산 소의 무계획적인 도입으로 경영상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밀감 농사를 포기하고
밀감 농사를 포기하고

이 점은 후술하겠지만 결론만 요약하면 외국산 소고기값과우리 국산 육우의 값이 너무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한 마디로 외국소와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외국산은 드넓은 초원에서 좋은 풀을 먹여 거의 공짜로 키우지만 제주의 경우 초원은 골프장이다 뭐다 해서 해마다 줄어들고 초지가 부족해서 사료를 대신 먹여야 하니 외국 소에 비해육질도 떨어지고 사료값도 비싸서 만일 외국산 쇠고기가 국내로 들어와 경쟁하게 되면 경쟁력에서 국산소가 밀려날 수밖에없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제가 왜 소사육을 줄이고 말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는지 그 사연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조금자세히 밝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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