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경 칼럼](15)차,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장미경 칼럼](15)차,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 뉴스N제주
  • 승인 2021.12.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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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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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티블렌딩연구소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비파(枇杷)는 장미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인 비파나무 Eriobotrya japonica (Thunb.) Lindl. 의 열매로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완도나 제주 같은 남부지역에 과수 또는 관상용으로 재식했고, 중국에서는 장강 유역 이남에 많이 분포한다. 한겨울에 꽃이 피고 늦봄 열매를 맺어 지금 딱 한철 먹을 수 있는 귀한 과일이다.

비파나무의 높이는 10미터 되는 나무도 있고 대왕약수, 비파나무 잎은 모든 근심을 제거한다 하여 무우선(無憂扇)이라 불린다.

비파는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그 잎이 중국의 전통악기인 비파(琵琶)와 유사해서 붙은 이름이 라고 기록하고 있다. 자세히보니 그런 듯 하다. 겨울에 흰꽃이 피고 음력 4월에 과실이 익는데 다 익으면 살구와 크기와 색이 비슷하지만 모양은 다르다. 맛도 살구와 달리 신맛은 없고, 달고 물이 많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폐의 병을 치료하고(治肺), 오장을 윤택하게 하고(潤五臟), 기를 내려준다(下氣)고 기록되어 있다.

얼마전 단골 고객께서 비파꽃이 집안에 가득 피었다며 꽃을 한아름 따다가 주셨다. 꽃차가 궁금하시다며 완성을 기대하고 계시는데 비파꽃의 향기를 조만간 선물해드려야겠다.

손님의 일일이 따셨을 손길의 수고로움에 너무나 감사하다.

필자가 느낀 생꽃의 향기는 매화와 리치를 닮았다.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여름에는 비파열매를 이용해 비파청을 담그기도 하고 술을 담그는 경우도 있지만 한방에서는 비파열매 보다는 비파잎을 약으로 많이 써왔다.

새콤달콤한 비파의 열매가 벌써 기다려진다.

비파잎(枇杷葉)은 성미가 고(苦) 미한(微寒)하고 폐(肺), 위경(胃經)으로 귀경한다. 차가운 성질로 인해 염증으로 인한 여러 발열 증상을 식혀주고, 기가 상역(上逆)해서 일어나는 기침, 구토 등에 기(氣)를 아래로 내려 보냄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갈증을 멎게 하고 여름에 더위를 가시는데도 좋고 입덧이 심한 경우에도 쓰인다.

비파잎은 뒷면에 솜털이 있어 그 솜털을 제거하지 않으면 인후부를 자극해 오히려 기침이 계속 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뒷면의 털을 제거하고 사용한다.

비파꽃은 연한 갈색털로 덮이고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 5개이다. 향기가 매우 근사하다.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枇杷花(비파화)라고 불리며 한방에서 傷風感冒(상풍감모), 咳(해), 血痰(혈담)을 치료한다. 풍사의 침입을 받아 생긴 감기,기침,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세등에 쓰인다.

비파꽃은 꽃안에 작은 벌레들이 많이 산다... 향기가 좋으니 그리 모여드는 까닭일지도 모르지만 꽃차를 만들자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흰색꽃에 털로 쌓인 꽃은 쪄주어도 색상은 그리 변하지 않는다.

毛가 많아 꽃차를 마실때에는 촘촘한 스트레이너를 여러겹 쓰거나 우림팩을 여러겹 겹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찌는 순간에도 과일향이 공간을 감싸고 입에 침이 고인다.

비파화의 맛은 어떨까 궁금하여 이내 따라 마셔보았다.

탕색은 너무나 여린 연두빛의 맑은 색상이고 향기는 풋풋한 매화와 살구 그리고 비파 과일과 리치를 섞어 놓은 듯 너무나 매력적인 향기이다.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감탄이 절로 나는 맛이다. 필자가 느낀 바로는 털만 제거하는 수고로움만 없다면 근심이 없는 차가 일품일 것 같다. 게으른 필자를 탓해야 겠지만...

맛도 단맛과 과일의 신맛이 적절히 있어 꽃에서도 과일의 본연의 성질을 머금고 있다는 것이 필자는 마냥 신기했다.

이 겨울 2021년이 벌써 지나간다. 성탄절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비파꽃을 올해의 마지막으로 선정한 것이 다행이고 행운이다 싶다.

필자는 다음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리며 독자 여러분들께 새해 인사를 전한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무우선(無憂扇)의 나무처럼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모두가 근심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백가지꽃 이야기 - 비파(枇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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