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풀, 시평/ 현글
풍겨오는 온갖 짙은 향기
햇살에 비친 꽃길 따라 가을 건너
하늘과 구름 사이로
굵은 가지가 뻗어 나아갔다
풀잎 위에 맺혀 뒹구는
물방울이 땅으로 떨어져
내 얼굴을 적시며 흔들었다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정신을 잃고 빠져나오지 못한 채
그대 마음을 훔친다.
-. 수풀(본명 김채림)의 '이슬 맺힌 유리정원'
가을이란 계절을 지나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싸늘한 빛줄기가 나를 감싼다.
온기.
작은 온기가 내 체온을 데우고 나면 힐끗 유리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바라본다.
내가 사는 세상은 이 유리 정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막상 겨울이라는 계절을 조우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다양한 색채로 들어온다.
오늘은 점점 희미해져가는 그대의 마음에 노크를 해 본다. 설령, 잊힌다 해도 슬퍼하지 않기.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늘 변화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게 마음이다.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그 얼룩진 추억은 오랫동안 남는 것. [시평 현글]
◆시인 수풀 프로필
-아호, 일송
-본명 김채림
-대정여고 재학중
-kcr349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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