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는 제주도 사람들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상향이다. 바다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이어도에서 잘살고 있을 것이라고 남겨진 가족들은 믿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이유로 이어도 전설이 탄생했을 것으로 본다.
이어도는 이여도, 이허도라고도 부른다. 이용호(李容鎬)는 1897년 제주에 유배되어 청용만고라는 시문집을 남겼다. ‘청용만고(聽舂漫稿)’에서는 이여도라고 부르고 있다. 1923년에는 강봉옥(康奉玉)이 잡지 ‘개벽(開闢, 제32호)’에 이어도의 전설을 소개하면서 이허도(離虛島)라고 부르고 있다.
1933년에는 다카하시 도오루(高橋亨)가 잡지 ‘조선(朝鮮, 제212호)’에 이어도 민요를 다루면서 이여도, 이허도(離虛島)라고 부르고 있다.
강봉옥은 제주도 서남쪽 방향으로 돛단배로 4, 5일쯤 가면 이어도에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강봉옥은 이어도가 안개가 자욱하며 항상 봄 날씨가 지속되며 신선들이 사는 땅처럼 좋은 곳으로 묘사하고 있다. 다카하시 도오루는 이어도가 한국과 중국 사이에 있으며 이어도 민요가 500년쯤 전에 생겼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설 속의 이어도는 이상향이면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섬이다. 특히, 강봉옥이 묘사한 이어도는 완전히 신선들의 세계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이 있다. 이용호, 강봉옥, 다카하시 도오루, 모두가 이어도는 한국과 중국 중간 정도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중간쯤에 있는 어떤 것이 이런 전설을 만들게 된 동기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제주도 사람들이 상상과 전설의 섬으로만 알았던 이어도의 실체는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에 의해서 드러났다. 영국상선 소코트라(Socotra)호가 일본 규슈에서 출발하여 상하이로 항해하다가 수중암초(水中暗礁)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영국수로국에서는 이 사고를 보고받자 영국왕립해군측량선 워터위치호(Waterwitch)를 파견하여 이 암초를 측량하도록 하였다. 1901년 8월 린(W.O. Lyne) 소령은 이 수중암초를 측량하였고 ‘소코트라 암초(Socotra Rock)’라고 불렀다. 이 수중암초는 초기에 파랑도라고 불렀으나 후에 이어도라고 부르게 되었다. 수중 4.6m에 있는 암초는 우리나라 해양영토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다. 유엔해양법이 발효되기 전에는 이 해역은 공해였다.
그런데 유엔해양법에서 배타적 경제수역을 규정하면서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되었다. 유엔해양법에서는 200해리까지 배타적경제수역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양영토를 지키려는 노력은 우리나라 정부 수립 후에 최우선 순위에 있었다. 주미대사 양유찬은 1951년 미 국무부의 딘 러스크(Dean Rusk) 에게 일본이 제국주의시기에 점령한 모든 영토를 무조건 반환하라는 포츠담 선언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일본은 독도와 이어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당시에 그 누구도 이어도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승만은 1952년 이승만 라인 혹은 평화선이라는 '대한민국 인접해양에 대한 대통령선언'이 선포하였다. 이승만라인에 ‘소코트라 암초(Socotra Rock)’도 포함되었다. 시대를 앞서간 이승만 라인, 즉, 평화선은 중국과 일본의 반발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는 어려웠다. 한국의 평화선은 1965년 한일 어업협정체결로 사실상 흐지부지하게 되었다.
그 후 해운항만청이 1987년 이어도 등부표를 설치하여 국제적으로 공표했으며 2001년 과학기지 공사가 착수되었다. 마침내, 2003년 6월 212억 원을 들여 연면적 1188㎡(360평)의 이어도해양과학기지를 완공했다.
전설속의 이어도를 지금의 이어도해양과학기지와 동일시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높은 파도 속에서 이어도 수중암초를 보고 살아남았던 어부가 있어서 이어도 전설이 탄생한 것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빙하가 가장 발달한 약 2만 년에서 1만 5000년 전에 이어도가 육지였을 때 기억이 동기가 되어 이어도 전설이 생겨난 것일까? 이어도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이어도 수중암초가 있어서 이어도 전설이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우리는 해양산업이 발전해야 국가 경쟁력이 커지는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양강국이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이 모잠비크 해상에서 운영될 ‘코란 술’로 명명된 FLNG를 건조하였다. 보통 해상플랫폼에서 천연가스를 추출한 후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옮겨 액화하는데 FLNG는 천연가스를 해상에서 생산하여 바로 액화, 저장, 출하할 수 있는 이동식 복합기능 플랜트로 우리해양산업의 상징으로 봐도 될 것 같다. 해양강국으로 가는 길에 우리의 관심이 자양분이 될 것이 명백하다.
해양대국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해양에 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