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피랑, 계단을 따라 오르면 금세 하늘에 닿는
그 곳에 가면 그대가 찾던 파랑새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동피랑은 경남 통영시 동호동에 있는 마을로 중앙시장 뒤편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동피랑’이라는 이름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으로 그 이름처럼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오르는 언덕 위의 마을이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던 자리로, 통영시는 낙후된 마을을 철거하여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 시민단체가 공공미술의 가치를 들고 ‘동피랑 색칠하기-전국벽화공모전’을 열어 낡은 담벼락에 지금의 벽화들이 그려졌고 벽화로 꾸며진 동피랑 마을은 입소문을 타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후 마을을 보전하자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통영시는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 집 3채만 허물고 마을 철거방침을 철회하였다.
한때 철거 대상이었던 동네는 벽화로 인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변모하였다.
절망의 끝에 희망은 더 크게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지난 30일 필자가 동피랑을 찾았을 때도 많은 관광객들이 골목을 따라 오르내리며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예쁜 카페에서 강구항을 내려다보며 동심을 담고 있었다.
코로나19로 2년, 유래없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오늘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아직 바이러스의 위험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예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희소식임에는 틀림없다.
절망은 노력하는 이들로 인하여 결코 절망으로 끝나지 않으리라.
절망의 순간, 벼랑 끝에 설지라도 우리에겐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야 마는 당찬 의지가 있으므로 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리라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