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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관 칼럼](31)성공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현명관 칼럼](31)성공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 현달환 편집국장
  • 승인 2021.10.30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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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전과 나눔 고문
제34대 한국마사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2002년 삼성라이온즈 야구단 구단주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비서실장
삼성건설 대표이사 사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인터뷰하는 현명관 회장
인터뷰하는 현명관 회장

현명관 칼럼이 지난 4월 1일 수원에서 첫 만남에서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현명관 회장을 만나기 위해 아침 일찍 비행기에 몸을 실어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긴장하고 갔던 일이 생각났다.

서울의 봄은 시작됐지만 그렇게 따스한 날씨는 아니었다. 바람도 간간 불어서 외투도 입을 정도로 싸늘한 봄날이었다.

당시, 아직도 모델을 해도 멋지게 무대 위를 걸으며 멋을 낼 것 같은 착각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서도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 기나긴 현명관 회장의 인생 스토리를 엮은 자서전이 막을 내릴 시간이 다가왔다.

이번 장에는 자신이 가장 힘들어 했던 마사회 회장으로서 겪은 내용을 마지막에 실었다. 자신이 삼성에서 일하면서 엘리트의 모습을 보다가 경마장의 낡은 서비스 관련 모든 시스템에 손을 대 공기업 최고의 점수를 얻어 직원들에게 신나는 직장으로 만들었다.

직장이 좋은 점수로 평가를 받으면 직원들은 더욱 더 큰 꿈과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현명관 회장은 아마도 그러한 희망을 생각하면서 한국마사회를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꿈을 갖고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악재가 나타난다.

그러한 악재를 무릅쓰고 당당히 서 있는 것이다. 정의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 그것은 끝까지 살아남은 자에게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당시 힘들어서 '자살'이라는 선택을 했다면 모든 짐은 그의 인생에 짐으로 남았을 것이다. 당당하게 맞서는 것. 우리는 현명관 회장의 인생역정에서 그것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젊은 사람들에게 던지는 한마디는 모욕과 누명이 있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기 바란다는 것이다. 그 일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현명관 회장은 말한다. 고난과 절망이 손잡고 걸어와도 '전력'을 다해 도전해 본 사람은 그것들을 다른 느낌으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최고의 무대에서 지내다가 누명이나 모욕 등을 당하면 그것처럼 힘든 것이 없다. 그나마 자신은 그렇다해도 가족, 자식까지 그런 누명을 씌운다면 그야말로 '화병'으로 살아질 것이다.

담담해지는 연습을 해야겠다. 진실은 꼭 밝혀지고 거짓은 들통나는 것.

국회의원들이 막무가내로 던지는 한마디는 받아들이는 사람입장에서는 무차별적인 화살처럼 느끼는 것이다. 특히, 방송 언론 앞에서 던지는 그 말은 '비수'라 견디기 힘든 것이다.

현명관 회장은 그 역경을 이겨냈다. 물론 그러한 진실된 판결이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 속에는 오히려 더욱 치유하지 못하는 병으로 남아 있을 지도 모른다.

오늘의 내용이 길어서 두번으로 나눠서 할려고 하다 흐름이 단절될 것 같아 전부 실었다.

다음주에는 마지막으로 총괄 정리하는 현명관 칼럼을 만들 것이다. 행복은 늘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해골바가지의 물도 밤에는 기분 좋은 물이었지만 낮에는 기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은 마음먹기다. 가을로 깊어지는 요즘, 스스로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다.  현명관 칼럼,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현달환 편집국장]


한국마사회는 현재까지의 영광에 자족하며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나 많은 위기와 난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말뿐이 아닌 몸에 체질화된 고객 중심경영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월급 주는 사람은 고객입니다. 고객이 경마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출근해서 직장에서 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각 부서는 획기적인 고객 서비스 개선 계획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매출의 첨병인 장외발매소의 이전 증설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접근과 각오를 다지기 위해 전담 TF팀을 구성하겠습니다. 경마장이 단순히 경마만 하는 곳이 아니라 건전한 레저스포츠의 명소, 테마파크의 명소가 되어야 하며 에버랜드보다 더 가고 싶어 하는 테마파크로 만들겠습니다.

모든 조직을 다 만족시키는 경영자는 무능한 경영자입니다. 욕먹고 질책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이 마사회를 위한 길이라면 가겠습니다. 민간기업 CEO 출신답게 고객중심의 합리적 경영을 하겠습니다.

- 2013년 12월 5일 취임사 중에서 -

거북이, 말馬되다.

민간 기업의 CEO 출신자에게 공기업이나 관료 조직을 맡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지시와 보고의 속도일 것이다.

취임사에서 강력한 개혁을 예고하고 이런저런 기획을 하는데, 내가 가장 먼저 놀란 것이 의사 결정의 속도였다. 검토하라고 하면 절대 답이 오지 않는다. 1주, 2주, 3주가 지나도 오지 않았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가 아니라면, 3일 안에 답이 나와야 정상이다.

3일이 지나도 답이 없다면 그것은 일을 하지 않은 증거라고 본다. 트랙에서는 누가 먼저 들어오는지 말들과 기수가 경주를 하는데, 정작 마사회 조직은 누가 늦게 보고를 하는지 거북이 경주를 하고 있었다. 이런 문화를 송두리째 바꿨다.

타성에 젖은 행동을 하고 과거처럼 늑장 보고와 태업을 일삼으면 다른 사람으로 교체했다. 이렇게 되자 서서히 일을 하고 싶고 뭔가 성취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과 함께 마사회를 아주 멋진 직장으로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그것이 나중에 끔찍한 불행으로 바뀔 줄은 그 당시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조직을 바꾸기 시작했다.

모든 직원들이 한마음이 되어 공격적으로 치고 나갔다. 그렇게 2년 정도 지나자 놀라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3년 12월 싱가포르와 경주 시범수출 계약, 2014년 6월 싱가포르에 정규 수출, 프랑스(+EU 8개국)에도 '2014년 그랑프리 경주수출, 2015년 총 3개국(싱가포르, 프랑스, 말레이시아)에 831 경주를 수출해서 38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급기야 2016년 4월 1일, 국제경마계획 자문위원회의 의결로 한국 경마가 PART II로 승격하는 영광을 얻었다.

한마디로 이제부터 한국 경마에서 우승하는 말들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몸값이 폭등하게 된 것이다. 내가 꿈꾸던 그것. 말산업을 일으키고 고향 제주의 말들이 수백억을 호가하는 꿈에 한발 다가가게 되었다. 함께 땀 흘려 준 직원들과 뜻을 같이 한 동지들이 고맙고,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감격에 젖는다.

한국마사회가 올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다.

11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국내적으로는 경마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대외적으로는 한국 경마의 우수성을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한국경마 PART II 승격’, '17억 규모의 국제경주 신설' 등 한국경마가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기회가 많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 '제36회 아시아경마회의'에 참가해 차기 아시아경마회의 유치라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기회로 올해 경주수출을 본격화함으로써 '한국 경마'를 세계 속에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한국마사회는 2013년 12월 싱가포르와 경주 시범수출 계약을 하고, 현지시장성 평가결과를 토대로 2014년 6월부터는 싱가포르에 정규수출도 시행 중이다.

또한 싱가포르에 이어, 경마선진국인 프랑스(+EU 8개국)에도 2014년 그랑프리 경주'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마사회는 경주실황 수출사업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를 넘어 프랑스, 말레이시아에 이르기까지 신규수출국을 지속해서 확대해왔다. 그 결과, 2015년 총 3개국(싱가포르, 프랑스, 말레이시아)에 831 경주를 수출함으로써 387억 원의 해외매출액을 달성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에도 경주수출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 경마 최대 정기 수출국'인 싱가포르와는 올해 연장계약 체결을 통해 수출규모를 확대하고 현지 고객 선호도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2015년 11월부터 약 2달간 시범수출을 성공리에 마친 말레이시아와는 올해 정규수출에 합의, 본격적으로 한국 경마를 수출하게 된다. 프랑스의 경우 수출규모 확대를 목표로 연장계약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은 국내 경마 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PART II 승급, 차기 아시아경마회의(ARC) 개최 확정' 등 한국 경마에 좋은 소식이 많아 이러한 소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경주수출이 좋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재석 기자

또한 취임 2년이 지나서는 공기업 평가 A등급을 받았다. 마사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직원들에게 100% 성과급이 지급되었다. 그렇게 되자 마사회 분위기는 하늘을 찔렀다. 내년에는 모든 공기업 전체를 통틀어 우리가 S등급을 받자는 기개가 넘쳤다.

2016년 6월 18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사

한국마사회,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최고등급

[글로벌이코노믹 김영삼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6월에도 큰일을 냈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역대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한 것.

특히 올해는 116개의 평가대상 중 'S'등급을 받은 기관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한국마사회가 획득한 'A'등급은 최고등급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게 됐다.

현명관 회장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불어넣은 거센 혁신의 바람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역대 최고등급 획득, 현명관 회장, “뜻깊은 결실이며, 앞으로도 넘버원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노력할 것"

앞서 지난 16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위원장 유일호)를 개최해 116개 공기업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심의 의결했다.

그 결과 20개 기관이 'A'등급을 획득했으며, 한국마사회 또한 당당히 이름을 함께 올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S'등급이 없기에 실질적으로는 최고등급을 거머쥐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더해서, 이번에 획득한 'A'등급은 한국마사회에 있어 역대 최고기록이기도 한 만큼, 그 의미는 상당하다 할 수 있다.

현명관 마사회장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충실한 이행', '방만 경영 해소, 성과연봉제 도입', '직무중심 채용' 등 정부정책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모든 임직원이 하나 된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왔다”며 “이 같은 노력이 거둬들인 뜻깊은 결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고객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성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한국마사회는 고객감동경영을 통해 국민들을 위한 ‘넘버원'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마사회가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던 데는 1차적으로 경영혁신'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마사회는 공기업 중 최초로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했으며, 과거의 낡은 제도인 연봉테이블과 정근수당 등도 모조리 폐지했다.

뿐만 아니라 인사체계도 뿌리부터 흔들었다. 평가를 강화해 핵심인재에게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을, 반대로 저성과자에게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계했다.

이처럼 '신의 직장'이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뼈를 깎는 과정을 통해 새로 태어난 한국마사회는 매월 굵직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2월 고객만족도 1위부터 5월 정부3.0 평가 A 획득까지 매월 이어진 성과 릴레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월, 한국마사회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98.3점을 획득하며 정체 24개 공기업 중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최우수등급(1등급)을 달성하며 공직유관단체 II 그룹(500명 이상1,000명 미만)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전 부서가 한 마음이 되어다양한 서비스개선 사업들을 추진한 덕분이다. 구체적으로 한국마사회는 고객만족도를 높이고자 객장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최첨단 ICT 기술이 융합된 놀라운지' 등을 지속 선보였다.

고객들의 건의사항도 90%이상 실행했다. 또한 기관 윤리청렴도를 강화하고자 권익위에서 권고한 14개 세부과제를 모두 이행하는 한편, ‘청렴옴부즈만제도’, ‘CEO 주관 윤리청렴경영위원회’ 등 새로운 제도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3월에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주관으로 매년 실시하는 사행산업 시행기관 건전화 평가'에서 역대 최고점인 89점을 기록하며 'A'등급을 획득했다.

웹툰, 플래시몹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건전화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렛츠런파크 문화공감센터 내에 도박중독예방센터를 추가 설치해 교육을 확대 시행한 덕분이다.

4월은 한국마사회가 그토록 열망하던 경마선진국 반열에 오른 달이다.PART II 승격을 확정지은 것이다.

일단 PART II 국가로 이름을 올릴 경우, 국내 경주마들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게 된다. 이는 국내 경주마생산 산업의 성장과 경주마의 해외수출 사업에 있어서도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수있다.

지난달에는 '공공기관 정부3.0 실적 평가서 'A'등급을 획득하며 기관 최초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참고로 '공공기관 정부3.0 실적평가는 기관들이 공공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매년 실시되고 있다.

기업 최초로 '경주마 중심의 찾아가는 시료채취 서비스를 시행하는 한편, 앱(App)하나로 베팅, 좌석예매, 시설 및 경마정보 획들이 가능한 '원스톱 스마트 레이싱' 서비스 등을 지속 개발한 게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매월, 놀라운 성과를 연이어 발표하며 공공기관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최근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당당히 최고등급을 거머쥐게 된 것.

이와 관련, 현명관 회장은 “지난해 한국마사회의 평가점수는 'C'였다”며, “1년 만에 두 단계를 올라온 것인데 사행산업이라는 기관 특성을 감안 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에는 'S'등급을 거머쥘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4개월 후 모든 것이 바뀌다.

2016년 10월이 되면서 세상은 최순실과 그 딸 정유라의 승마에 대한 관심으로 뜨겁게 끓어올랐다. 갑자기 마사회도 주목을 받고 나도 국회에 여러 차례 불려나가 심문을 당했다.

국회 속기록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마사회 국정감사 (2016년 10월13일)

1김현권 위원 : 다음 넘겨 보십시오. 굉장히 궁금해서 자꾸 물어보는 거예요. 한국마사회장 현명관 : 예.

김현권 위원 : 최순실의 딸을 지원하기 위해서 삼성전자 일감을 받은 모나미가 독일 승마장을 인수했다. 최근 보도지요. 그렇지요? 그리고 최근에 JTBC 인터뷰에서 모나미 사장이 지난 2월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석 달 뒤 인수가 확정됐다고 밝혔어요.

다음 페이지 또 넘겨 줘 보십시오. “승마는 돈이 없으면 못 받쳐 주는 운동이다. 아무나 할 수 없다. 실제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 중 재벌가와 유명인, 공주나 왕자가 많은 까닭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승마를 한다는 것은 대부분 대학 진학을 하기 위한 건데, 재벌가 말고 국제대회를 처음부터 목표로 해서 한 경우는 유라 씨 정도가 거의 유일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최유라 씨가 거의 유일하다는 거지요. 일반적인 경우와 아주 다르다는 거지요. 그렇지요? 그런데 저 최유라씨를 위해서 공공기관인 마사회가 나서고,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 재벌인 삼성가가 나서서 다른 회사를 통해서 경기장을 매입해서 제공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이 뒷받침되고.

한국마사회장 현명관 : 거기에 대해서 제가 말씀 좀 올릴게요.

김현권 위원 : 예.

한국마사회장 현명관 : 승마협회에서 어디에다가, 아까 죽 말씀 계셨는데, 어떤 경위로 어느 회사하고 해서 승마, 독일에 한 건지하고 저희들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입니다.

김현권 위원 : 예, 모르시겠지요.

한국마사회장 현명관 : 그것은 승마협회 일이지 그것을 저한테 물어볼 하등의 이유도 없고, 제가 알 이유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 올리고, 그다음 두 번째, 그런데 최유라 씨를 위해서 마사회에서 승마감독을 파견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희는.....

김현권 위원: 그 당시에 독일에서 훈련받고 있던 국가대표는 최유라 씨 혼자밖에 없지 않았습니까?

한국마사회장 현명관 : 글쎄, 그건 저는 모르겠고요. 승마협회에서 준비단장으로 보내 달라 해서 보내 준 것뿐이지....

김현권 위원 : 그 당시에 최유라 씨가 혼자 있었다는 것은 현재 입중된 사실인데요. 모른다고 말씀하시면....

한국마사회장 현명관 : 글쎄, 그건 입중이 됐든 안 됐든 간에 저희들이 한 것은 승마협회에 준비단장으로 파견한 것뿐이고...

국회의원이 앞장선 날조극

TV조선이 2016년 7월 26일 '안종범 수석, 미르재단 500억 모금지원' 보도 특종을 낸 지 90일 후인 10월 24일, JTBC 보도가 나가면서 우리 마사회의 모든 업적과 나의 노력, 직원들의 헌신은 모두 적폐가 되었다.

최순실의 태블릿 PC에 무려 44개의 연설문이 들어있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중요 연설문 모두를 최순실이 수정하고 청와대 비서들에게 전달했다는 보도였다. 이것으로 나라가 뒤집혔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대통령직을 잃게 되었다.

그 사이 한국 마사회와 나, 나의 가족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JTBC 보도가 나가고 18일이 지나자 우리 가족에게 곧바로 날벼락이 떨어졌다.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 질문 시간에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의원과 같은 당 비례대표 김현권 의원이 최순실의 핵심 3인방으로 나의 처 전영해를 지목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현권 의원은 서울고법 민사 13부 조한창 부장판사로부터 2018년 11월 2일, 내 처의 명예훼손에 대한 위자료로 700만원을 지급하라는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선고했다.

피고의 발언 자체가 진실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고,
의원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면책 특권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은 2심 재판이었는데, 김현권 의원의 항소를 재판부가 기각하고 1심 판결을 확인해 주었다.

2019년 5월에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그의 세비(월급) 850여만 원에 대해 압류.추심명령까지 내렸다. 내 주변에 있던 우파 인사들이나 중도 인사들이나 좌파 인사들이나 모두가 최순실 사건에 대해 분노하던 시기였다.

그 시기에 조금이라도 그와 관련이 되어 있으면 대역 죄인이 되었는데, 우리 가족은 억울하게도 최순실의 핵심 측근이라는 누명을 쓰고 온갖 모욕을 당했으며 내 처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2018년 11월3일 월간조선
2018년 11월3일 월간조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같은 체육관을 다녔으며, 3인방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퍼뜨리는 사람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고,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면책 특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인 경우는 거의 싸움이 불가능에 가깝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통의 전화가 왔고 모르는 사람들이 집 앞을 서성이거나 함부로 사무실에 들어와 죄인 취급하듯 취재를 해갔다. 특종을 터뜨린 의원은 기세등등하게 모든 언론에 나가 알 수 없는 자신감으로 라디오, 텔레비전, 신문에 인터뷰를 하고 다녔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송 : FM 98.1(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11일 (금) 오후 18:30 - 진행 : 정관용(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연 :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정관용 : 오늘 국회에서 긴급현안질의가 있었죠. 새로운 의혹들이 여럿 제기가 됐습니다. 최순실 측근 3인방 이런 얘기까지 등장을 했는데요. 오늘 긴급질의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의 김현권 의원을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김현권 의원 나와 계시죠?

김현권 : 네,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 삼성하고 마사회 관련 질문을 하셨는데 먼저 현명관 마사회장 부인이 최순실의 측근 3인방이다라고 주장하셨죠. 그 근거는 뭡니까?

김현권 : 의혹을 제시한 건데요. 사실 그동안 마사회와 삼성과의 관계를 오랜 기간 동안 추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청와대와 거의 이렇게 한몸으로 움직였고요. ‘창조와 혁신'이라고 2013년도에 연구단체가 먼저 만들어집니다.

현명관 회장을 중심으로 그러고 나서 그 이후에 미르재단, K스포츠, 청년희망재단 등이 쭉 만들어지는데요, 창조와 혁신의 사무국장이 현명관 씨 부인입니다.

김현권 : 사무국장이 실질적으로 운영의 중심에 현명관 씨 부인이 있습니다.

정관용 : 그리고 그 창조와 혁신에 뭐 최순실 씨가 들어 있어요?

김현권 : 그렇지는 않아요. 그렇지는 않고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 청와대의 안종범수석이 다 거기 멤버들입니다. 나중에 그렇게 가는데요. 그래서 전영해 씨를 주목을 했고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초기의 스포츠센터 등에서부터 같이 활동한 게 아니냐라는 그런 얘기들이 제보에 의해서 일부 들려옵니다.

정관용 :최순실 씨와 현명관 회장 부인이 같은 스포츠센터를 다녔다?

김현권 : 그렇죠. 그래서 그동안에 이렇게 쭉 추적을 하면서 주목을 하게 된 거죠...그리고 실제 이제 팔선녀 이런 얘기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어느 선에서 이 부분들이 압축이 되는가 등을 쭉 이렇게 그려졌는데요. 그래서 정황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정관용 : 측근 3인방이 그러면 지금 현명관 회장 부인 말고 우병우 전 수석 장모 그다음에 홍기택 전 산업은행 총재 부인 그건 이제 제보를 들었다. 현재로서는 거기까지군요?

김현권 : 그렇죠.

가짜 뉴스 유포는 면책 특권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법꾸라지로 사는 비법은 의외로 쉽다. 악의적인 말이건 거짓이건,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 상대를 욕보이고 죽이고 농락하라.

대신 그 모든 말의 끝에 '의혹'이라는 말을 붙이고 조사가 필요하다, 수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이면 끝이다. 그러면 언론은 헤드라인에 '의혹'이라는 단어를 빼버리고 큼지막하게 제목을 달아 황색 저널리즘의 선봉에 선다.

독자를 선동한다. 내 경우가 이와 같았다. 물론 본 기사를 자세히 읽어 보면 '의혹' 혹은 '…라는 제보가 있다라는 말이 꼭 들어 있다. 모두가 소송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며 지키는 술수다.

수백 건의 기사에서 마사회장 부인 최순실 핵심 3인방'이라는 아주 섬뜩한 문구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 기사들은 하나같이 따옴표를 달고 김현권 마사회 회장……' 이라는 형식을 지켰다.

김현권 의원이 말했지, 언론이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그런 기사로 매일 밤 살해당했다. 간에 비수가 꽂혀 꼼짝도 못 하게 신음하며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렇게 밤마다 신음 소리를 내며 토해낸 울분은 침대 시트를 붉게 물들이며, 우리 집에서 따스한 행복을 산산조각 내 버렸다. 그런 시간은 2년이나 지속되었고 지금도 그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국회 대정부 질문

박영선 의원 : 최순실 씨와의 친분을 이용해서 혹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서 그동안에 인사에 개입한 3인방이 있습니다.

전 산업은행장 홍기택 총재 부인 전성빈, 마사회의 현명관 새 부인 전영해 그리고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입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최순실 씨 소유의 빌딩에서 비서실장이 되기 전까지 거기 사무실에 입주를 했고 문고리 3인방이 던져 주는 인사들을 김기춘 비서실장이 연락책을 해서 그렇게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움직였습니다. (중략)

박영선 의원 :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과 부인 전성빈 교수는 이 전성빈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대학 때 영어서클이지요. 산업은행이 관여되는 공기업, 그 산하 공기업의 인사를 전체를 관장했습니다. 마사회 전영해 부인, 마사회와 전영해 부인 이것은 조금 이따 김현권 의원이 얘기할 것이고요.

김장자, 우병우 수석의 장모입니다. 이화여대에 1억 기부했고요. 또 최순실 씨 회사하고 거래를 하고 있더군요. 저는 이 장모 부분도 검찰수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346회국회 국회본회의 회의록 2016년11월11일(금)

사전에 업무 분장을 한 것인지 박영선 의원은 공을 김현권 의원에게 넘긴다. 이날 박 의원 다음에 나온 김현권 비례대표 의원은 다음과 같이 박영선 의원의 말을 받아 대정부 질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국회 대정부 질문

김현권 의원 : 현명관의 휴대폰은 압수했습니다. 그래서 증언이 바뀝니다. 현명관의 처 전영해에 의하면, 오늘 증언입니다. 당시에 현명관이 이제는 우리나라도 올림픽 승마 종목에서 메달을 딸 때가 되지 않았느냐라고 얘기를 해서 로드맵을 만들었고 로드맵 내용은 별 게 없었고 이후에 파기했다, 이렇게 증언이 바뀝니다. 그런데 이 증언이 회사의 아주 깊숙한 사실인데 왜 현명관의 처 전영해로부터 나오지요? 전영해가, 나중에 나오겠습니다만, 최순실의 핵심 측근 3인방 중에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전영해 휴대폰은 압수 안 했지요?

법무부장관 김현웅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를 못합니다. 김현권 의원 : 압수하시기 바랍니다.

제346회국회 국회본회의 회의록 2016년11월11일(금)

내가 이 억울한 사건을 겪으며 통탄한 것은 감옥의 아이러니였다. 어떤 통계 조사에 의하면, 감옥에 들어온 사람들의 아이큐를 조사하니 평균 이하라는 것을 알아내고 단순한 학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낸다.

'범죄자는 IQ가 낮다.‘ 그러나 같은 통계를 보고 현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머리 나쁜 사람만 잡혔다.’ 바로 그런 이유로 우리 가족에 대한 테러를 자행한 사람들 모두를 처벌할 수 없었다.

박영선 의원 같은 경우, 그녀는 오직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이 확실히 보장되었던 국회 본회의장에서만 최순실 3인방 운운했을 뿐, 보도 자료나 언론 인터뷰, 심지어 국회 내 기자회견 장소인 정론관'에서조차 그와 같은 말을 입에 올린 적이 없었다.

참으로 2019년에 중소기업 벤처기업부 장관이 될 만한 사람이고 4선 의원의 정치력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비례대표 김현권 의원은 언론의 주목을 받자, 물 만난 고기처럼 자신이 정의라고 믿고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발언하고 다니셨다.

그러나 본회의장이나 상임위 등 면책특권이 유지되는 곳에서 선배 다선 의원들이, 호통치고 없는 말 있는 말다 하다가도 그 특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는 잠시 비굴해지더라도 신중하게 처신하는 법을 초선들은 옆에서 보고 배웠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용감한 몇몇 의원들이, 종종 불명예를 당하는 것을 무시한다. 그런 케이스가 바로 김현권 의원이고 사법부로부터 허위사실 유포로, 국회의원으로서 겪지 말아야할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시기 폭포수처럼 쏟아진 누명은 '최순실 3인방'이라는 거짓뿐이 아니었다. 최순실 3인방이라는 날조가 먹혀들지 않게 될 즈음, 고소 고발 폭탄이 떨어졌다. 10여 가지가 넘는 고소 고발 항목 중 주요 항목만 정리해도 9가지가 넘는다.

당연히 모두 무혐의 처리되었다. 임의제출 형식으로, 반강제적으로 가져간 내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으로 샅샅이 뒤졌건만 전화번호는 물론 최순실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게 되자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나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던 것이다.

먼저 노조가 고발의 선봉에 섰다. 무기명 투서들이 경찰서로 날아들었고 그러면 조사가 시작된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나왔고 마사회 자체 감사를 3회 받았다.

주무부처인 농림부의 감사를 두 번 받고 추가로 감사원 감사를 2회 더 받았다. 일부 직원들이 나를 검찰에 고발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후임 마사회장도 나를 검찰에 고발했다. 두 건이나.

그 사이, 나와 내 처는 한 번 더 만신창이가 되었다. 가정은 웃음을 잃었다.

현명관 관련 고소 고발 투서 사건 목록

1.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보험회사들에게 보험료를 과다 지출하여 마사회에 동액만큼 손해를 끼쳐 배임 무혐의 처분 (2018.7.13. 수원 지방검찰청 안양지청)

2. 회장 지인이 운영하는 보험대리점을 통하여 보험 계약 체결케 강요하여 업무방해 무혐의 처분 (2018. 7. 13. 수원 지방검찰청안양지청)

3. 위촉직 2명을 채용하고 급여를 책정함에 있어 관련규정을 위배하여 마사회업무를 방해 무혐의 처분 (2018.7.13. 수원지방검찰청안양지청)

4. 마사회 직원 31명에 대하여 부당하게 교육대상자로 선정하고 의사에 반하여 자원봉사, 마방 청소 등을 시켜 강요와 모욕 무혐의 처분 (2018. 7.13.수원 지방검찰청안양지청)

5. 마사회 직원 162명 등의 연차유급휴가미사용금액 1억4천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무혐의 처분 (2018.7.13. 수원 지방검찰청안양지청)

6. 상사가 자기부서에서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직원을 지명하여 배치시키는 소위 Daft" 제도에 대하여 노조 동의 없이 강행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무혐의 처분 (2018. 7. 13. 수원 지방검찰청안양지청)

7. 국정농단의혹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 계약을 체결하여 회장개인이 부담할 자문료를 마사회에 전가시켜 업무상배임 무혐의 처분 (2018.7.13. 수원 지방검찰청 안양지청)

8. 테마파크 위니월드 운영위탁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위탁수수료를 저렴하게 책정해줘서 특가법상의 배임 무혐의 처분 (2018. 7. 13. 수원 지방검찰청 안양지청)

9. 주차장을 유료화하여 그 운영을 민간에게 위탁 운영케 함에 있어 운영 수수료를 저렴하게 책정하고 금전채권 신탁을 부당하게 승인하였다 하여 농수산부장관이 나의 퇴임 이후 후임 마사회장으로 하여금 고발케 함. 무혐의 처분(2019. 9. 11.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진실을 추구하려는 순수한 마음에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가 평소에 맘에 들지 않아 기회는 이때라고 생각하여 나를 죽이고자 벌인 일인지 알 수 없으나, 끝내 자신들의 뇌 속 망상이 “모두 진실이었다”고 검찰이 발표하는 순간을 고대하며 끝없이 광적인 고소 고발을 해댔다.

우리에게 기적은 늘 일어난다. 일상이 기적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위와 같은 고소 고발, 투서, 죄목 뒤집어씌우기를 당하고도 감옥에 가지 않은 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누구든 화병으로 죽을 수 있는 사회

최순실 사건을 겪으며 내가 깨달은 무서운 사실 하나는, 우리나라는 누구든 화병으로 죽을 수 있고 자살을 결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11월 22일, 서울 중앙지검에 참고인으로 불려가서 11시간 동안 죄인 취급을 받으며 나는 검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수 백 번 받았고 화병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아니라고 계속 대답해야만 했다.

'정유라에게 특혜를 제공했냐?'

정 씨에게 승마장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주거나 독일로 특혜성 승마 연수를 갈 수 있도록 돕지 않았냐?'

박재홍 전 감독이 최순실과 마사회의 현명관 회장은 전화 통화를 할 정도라는데 관련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나중에 내 폰에서 검찰은 최순실과 관련된 전화번호, 카톡, 이메일을 주고받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당연하다. 나는 최순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삼성 비서실장이었는데 당연히 삼성의 부탁이 있지 않았냐?'

나중에는 이런 질문으로 세뇌가 되기 시작했고 혹시 내가 최순실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알고 있었는데 잊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할 정도가 되었다. 넋이 나갈 정도로 지쳐서 서울 중앙지검을 나서자 이번에는 기자들이 우르르 달려와 나를 죄인으로 만들었다.

'정유라를 특혜 지원했냐?'

'있는 그대로 조사받았다'고 말하자 다음 날 기사는 내가 대답을 회피한 것으로 나왔다. 우리나라에 근대 사법제도가 들어와 증거를 바탕으로 죄를 따져 묻게 되었다고 다들 생각하지만 그날 나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조선시대 사또가 “네 죄를 네가 알렸다”하며 곤장 수백 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때리고 사람을 병신으로 만들었던 조선시대의 사법 제도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곤장이 언론의 모욕주기로 바뀌었을 뿐,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는 후진적인 사법 체계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초겨울의 싸늘한 바람과 함께 뼈 속에 새기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이런 모욕을 참고 견딜 수 있었다. 내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다. 지위도 있었고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다. 돈도 조금 있었다. 그러나 나와 함께 마사회 재건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나의 가족 같은 부하들은 목숨을 잃어야 했다.

2018년 10월까지 적폐로 몰려 온갖 조사를 받고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괴로워하다 자살을 하거나 화병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

김철주님과 함께 열성적으로 일을 추진했던 정팀장은 농수산부의 감사를 받는 도중 2017년 추석 다음날 결국 자살을 하고 말았다. 감사 분위기와 감사 방법 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마사회 신사업 추진을 담당했던 김철주님은 부하 팀장의 자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김철주님은 그 충격으로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병세가 악화되어 2017년 10월 30일 세상을 떠났다.

또한 부산경마장의 부장도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 감독을 받는 과정에서 자살했다. 나와 함께 개혁을 추진했던 일 잘하던 부하들이 정권이 바뀌면서 모두가 적폐로 몰렸다.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모욕과 불이익이 계속되었다.

과장이 일반 사원으로 강등되고 대기 발령이 이어졌다. 내가 추진하던 역점 사업에 동참하여 마사회의 미래를 위하여 제일 열심히 헌신적으로 노력한 사람들이, 고발당하며 말 못할 고초를 겪었다.

공기업 평가를 1위를 하고 한국 경마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으며 도박장을 테마파크로 변화시키려 노력했던 사람들이 상 대신 벌을 받고 모욕 받는 세상을 내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 언론과 사법시스템은 진실을 가려내는데 이렇게 취약한가?

이러고도 정의를 말할 수 있는가? 이런저런 울분과 분노는 각종 의문으로 바뀌어 3년이 지난 지금도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내가 겪은 억울한 일들이 아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는 나와 같은 억울한 사람들이 무수히 만들어지고 사법기관의 판단과는 별개로 사람을 재단하고, 스스로 정의편에 섰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끝없이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세상은 끔찍하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계속 굴러간다면 그것은 부모 세대가 희생하며 만들고자 한 나라가 아니다.

나의 자식이 열심히 일하다 억울한 일을 당하여 당장 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걸 막을 책임이 기성세대에게 있고, 분연히 일어나 이건 잘못된 것이며 너희들이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나의 다음 세대는 이런 야만을 교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그 세상은 내 딸이 살아야 하는 세상이므로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래서 간절히 기도한다.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우리 세대는 꿈을 위해 목숨도 걸줄 아는 세대였다. 내가 그랬고 나의 동료와 후배들이 그랬다.

세상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렇게 살아 볼 필요가 있다. 세대가 아무리 지나도 이런 가치에 공감하고 도전하는 청년은 반드시 있다고 믿는다. 그들에게 나의 부족한 경험을 바친다. 부디 더 지혜롭게 난관을 헤쳐 나아가 꿈을 이루기 바란다.

그 끝에 모욕과 누명이 있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기 바란다. 그 일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고난과 절망이 손잡고 걸어와도 '전력을 다해 도전해 본 사람은 그것들을 다른 느낌으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옥 같은 절망과 고난도 시간 앞에 무력하며, 순수한 도전자'는 광기에 사로잡힌 자들보다 언제나 강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래서 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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