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87)곽인숙의 '어머니, 모두 다 사랑이어요'
[뉴스N아침시](87)곽인숙의 '어머니, 모두 다 사랑이어요'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10.06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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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곽인숙, 시평/ 현달환

어머니 뵈러 가는 날
새벽을 깨우는 까치 소리가 정겹게 들려요

이 시간쯤이면
정갈한 모습으로 맑은 물 떠 놓고
자식 위해 두 손 모으셨지요

병실에 누워 계셔도
자식만을 생각하시는 당신
새벽안개 너머로
따스한 어머니 미소가 떠오르네요

천일홍꽃이 지천에 피었어요
천년 동안 내 곁에 계실 어머니

살아내는 힘으로 삶의 풍파를 다 견디신
곱디고운 얼굴이 그리워요

내년 여름엔
이 딸자식과 마당에 핀 봉숭아 꽃잎으로
손톱에 물 드려요

당신 손길이 머문 앞마당엔
반야 독경 소리보다 늠름한
자식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여

          -. 곽인숙의 '어머니, 모두 다 사랑이어요'

곽인숙 시인
곽인숙 시인

세상에 태어나 엄마를 알게 된 후 엄마가 고운지 미운지 친구의 엄마를 보면서 비교하게 되고 속상한 때가 있었다. 예쁘게 화장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화장도 안하고 햇빛에 그을린 얼굴이 마냥 싫을 때가 있었다.

세월이 흘러 엄마가 이제 어머니로 변하니 과거의 엄마가 화장한 얼굴보다 더 아름답고 이쁜 것은 무엇때문일까?  화장하나 안하고 있는데도 어머니가 그렇게 편하고 이쁘게 보인다. 그것은 왜 그럴까? 바로 내곁에 살아 잇음에 행복해서 그런 것이다. 내앞에 어머니가 그렇게 이쁘게 보이는 까닭이다.

살아 있고 내곁에 있는데 밥 먹다 흘려도, 밭에서 일하다 금방 손을 마주잡고 있어도 다 이쁘다.

어머니는 나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도 어머니를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쁘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어머니는 특별한 관계라 더욱 이쁜 것이다. 늘 보름달을 보면서 멀리 떠난 아이가 잘 되기를 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머니라 할 수 있다. 그 어머니가 고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다. 고향이 따듯해지는 것이다.

어머니가 보고프면 바로 달려가자. 주저없이 달려가 보자. 어머니는 기다리고 있지만 시간은 기다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을이 어머니를 부르고 있다. 
가을이 우리에게 어머니라는 이름을 부르고 있다. 어머니를 한번 찾아보자.
사진이라도, 전화로라도.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행위라 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이 익어가기 전에.[현달환 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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