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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2018 한라산문학 동인시집 제31집 '서른한살' 내놔
[신간]2018 한라산문학 동인시집 제31집 '서른한살' 내놔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8.12.27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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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창립한 도내 최장수 문학동인

한라산문학동인회(회장 부정일)의 31번째 동인 시집이 세상에 나왔다.
한라산문학동인회는 1987년 창립한 도내 최장수 문학동인이다. 이번 동인 지에서는 '서른한 살'이라는 나이를 먹는 동안, 중년을 넘어 노인이 되어가는 동인들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

책의 앞부분에는 사진과 함께 선흘동백간이학교 할머니들의 필사 시가 실려 있다. 선흘동백간이학교는 2018년 9월에 한글을 배우고 싶은 선흘 할머니들이 만들었다. 이 필사 시들은 처음 한글을 익힌 할머니들이 한라산동인의 시를 옮겨 적은 것이다.

그다음으로 세 할머니들의 구술을 시로 옮긴 구술시가 실려 있다. 제주 할망의 입말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시들이다.

회원시는 ▲김신숙 ▲김정희 ▲김항신 ▲김혜연 ▲부정일 ▲양순진 ▲오광석 ▲이윤승 ▲ 조선희 ▲지상호 시인 등 총10명의 회원들의 작품 32편이 실려 있고, 초대 동인으로 라음문학회(회장 현택훈)의  ▲김경언 ▲김나영  ▲김애리샤 ▲서재섭 ▲성남옥 ▲안은주 ▲허유미 ▲현택훈 회원 8명의 시를 한 편씩 실었다.

특히 이 시집은 노인들과 시력 약자들을 위해 큰활자본으로 만들어졌다. 향후 어르신들이 읽을 수 있도록 배부할 예정이다.

최장수 동인으로서 늙어감에 대해 돌아보고 그들을 배려하는 것은 오히려 동인의 지평을 더 넓히는 젊은 기획이라 할 것이다. 긴 시간이 주는 매너리즘을 타파하고 ‘서른한살’이라는 탄탄한 근육으로 젊은 시를 써내려가는 한라산문학동인의 내일이 기대된다.

■한라산문학동인
1987년 창립된 이래 도내 최장수 문학동인회이다. 매월 첫째 주, 셋째 주 화요일 저녁에 모여 자작시를 발표하고 합평회를 가진다. 그 외에 창작 이론 등 여러 학습을 통하여 질 높은 문학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기성작가가 아니라면 도민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다.
참여 카페: http://cafe.daum.net/hallashan

■차례
여는 글
선흘동백간이학교
구술시
강호생_요자긴 누웡 가만히 생각해보난 / 고옥희_아들 장게 가민 / 고진랑_그 집에 들고 싶다
동인시
김신숙_아누차코차나에게 / 왜 독은 녹색인가 
김정희_안거리 사는 어머니 신바람 났다 / 윤달 동짓달은 돌아오지 않는다 / 사라봉 등대에서 / 윤동주 묘 앞에서 / 질경이 아리랑
김항신_나 이름은 숭어라 함수다 / 빈 밥 한 그릇 / 숨바꼭질 
김혜연_우리는 지기만 했다 / far / 밤은, 밤을
부정일_사라진다는 것은 / 감자 / 터울
양순진_국화 휴게소 / 남천 / 늦가을 일몰 / 가방의 기억력 / 버려진 피아노
오광석_여우물 아가씨 / 거친 상상 / 세상의 경계에 모인 자들 / 매트릭스의 한 장면
이윤승_매미 새집에 들다 / 설중매
조선희_어머니 / 가을 / 침묵의 데이트
지상호_붉은 노을 / 이명
초대동인_라음
김경언_수원 / 김나영_환절기 / 김애리샤_하차 / 서재섭_프로키온과 시리우스 / 성남옥_아픔이 꽃이 되어 / 안은주_애인 2 / 허유미_안부 / 현택훈_홈 앤드 어웨이

■여는 글
책을 들고 있네요. 당신은 멋쟁이입니다. 돈 많은 중동의 산유국을 왜 우리는 선진국이라 하지 않는 걸까요. 우리는 왜 선진국 길목에서 이렇게 해매는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문학에 초점을 두고 싶어요. 선진국민이 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우리 국민 모두의 문학 수준이 그들과 평행을 이룰 때 가능하기에 문학을 한다는 사람들의 책임이 무거워요.

문학은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때 빛을 발하거든요. 공유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아름다워 이번에 한라산문학 동인지 31집은 그런 의미에서 소박한 정성을 담았다고 생각해요. 기획과 편집을 담당한 김신숙 동인이랑 라음동인 여러분, 우리 한라산동인 모두를 대신하여 감사를 전합니다.

■편집후기
한라산 문학동인이 31호를 맞아 한라산 사람들로 다시 시작합니다. 한라산의 유래가 은하수와 맞닿아 있는 것처럼 한라산동인은 먼 별과 닿고 사계절 동안 수많은 생명을 품은 한라산처럼 우리는 모두 한라산 사람들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시를 쓰고 싶어 31호를 기념하며 구술시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초대시는 초대동인시로 바꾸어 더 많은 시인과 교류하고자 합니다. 한라산문학동인은 올해 서른한 살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서른한 살의 젊은 동인과 함께하다 보니 어느덧 중년이 되었고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31호 한라산동인지를 서른한 살의 젊은이가 힘껏 활을 겨누는 그 근력으로 펼쳐 주세요. 이 시집은 제주도 최초의 큰활자본 시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웃 어르신들에게 많이 선물해 주세요.
- 2018년 한라산문학동인지 편집위원장 김신숙

■한라산문학동인회 엮음 / 125*200 / 162쪽 / 비매품 / 2018.12.20. / 한그루 제작
도서문의: 한그루 / 전화 064-723-7580 블로그 onetree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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