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원담사진전 및 '원담, 제주 바다를 담은 그릇' 출간기념회
[전시]원담사진전 및 '원담, 제주 바다를 담은 그릇' 출간기념회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6.14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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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담, 제주바다를 담은 그릇', '바다를 담은 제주 원담' 표지
'바다를 담은 제주 원담', '원담, 제주바다를 담은 그릇', 표지

제주의 옛 이야기를 읽고, 직접 걸으며 이야기를 듣고, 제주의 자연풍광을 카메라에 담아 엮어 낸 '원담, 제주바다를 담은 그릇'이 출간됐다. 이 책은 서울사람이 30여 년 동안 제주 생활문화 인(人)의 시각으로 바라본 원담과 어촌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협성문화재단(부산광역시 소재)이 공모한 ‘NEW BOOK 프로젝트’에 응모하여 선정된 작품이다.

2016년 '제주 이주민의 역사'를 쓴 저자인 정은희 사단법인 제주문화교육연구소 대표는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갤러리 비오톱에서 제주의 어촌 공동체 정신이 담겨 있는 원담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원담사진 전시회도 개최한다.

정은희 대표는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묻혀진 원담 사진을 보며 아쉬운 마음이 컸다. 이번 전시가 제주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제주의 옛 이야기를 읽고, 직접 걸으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제주의 자연풍광을 카메라에 담아 엮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원담, 제주 바다를 담은 그릇' 책 소개

오래전 어느 날, 채 어둠이 가시기 전에 새벽잠 없는 누군가의 '멜(멸치) 들엄져'하는 외침 소리에 올레는 이내 발자국 소리로 어지러워졌다.
집집마다 사람들이 족바지나 바가지 등을 들고 원담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원담 안에는 떼를 지어 빙빙 돌고 있는 멜들로 인해 은빛 세상이었다.
사람들은 땀과 바닷물로 옷이 젖는 것도, 은빛 비늘이 온몸에 달라붙는 것도 아랑곳없이 멜 떼를 쫒는데 몰입을 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면 사람들은 각자 가지고 갈 만큼 담아 갔다.
이러한 광경은 사라지고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 역사가 되어 그때는 그랬었다는 회상으로만 남아 있다. -시작하며 중에서

땅 위의 밭은 소유주가 명확하여 마을공동체에서 협업 노동으로 씨를 뿌리고 가꾸어 열매를 맺었다 해도, 수확물은 밭주인의 소유가 된다. 그러나 바당밭인 원담에서 얻은 수확물은 자연이 주는 것으로 수익은 협업 노동에 참여한 구성원이면 누구나 공정하게 가져갔다. 멸치가 풍년일 때는 참여하지 못한 노인이나 병약자 등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원담은 이웃과 함께 활동하고 이웃을 생각하며 나누는 공동체 정신이 깃든 장소이다. -76쪽

원담이란 해변에 돌로 담을 쌓은 뒤 밀물과 썰물의 조차(潮差)를 이용해 족바지나 사둘로 고기를 잡던 곳이다. 제주해안에는 거친 돌이 많아 섬유로 만든 그물을 사용할 수 없었다. 돌담이 고기를 가두는 그물 역할을 해서 원담 안에서 쉽게 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원담은 제주의 고유한 해양 돌문화이다. 원담은 지역에 따라 원, 갯, 갯담이라고 한다. 한반도 다른 지역에서는 석방렴, 독살, 돌살, 석제 등으로 불린다.

▲작가 소개

서울에서 출생. 1990년 남편 고향인 제주로 이주하며 현대해상 제주지점으로 발령받아 근무하다 2000년 퇴사했다. 10여 년간 남편 고향인 어촌마을에서 시부모님과 안거리 밖거리에서 생활하며 제주 생활문화 인(人)이 되어갔다.

2000년 퇴사 후 제주대학교 직업능력개발원, 제주남초등학교, 성지청소년쉼터, 제주보호관찰소 등 사회복지와 상담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은 제주인의 정체성과 문화에 대해 더 깊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주민에게 제주인의 배타성이 유독 강하게 회자되는 이유를 제주의 독특한 문화와 이주 역사에서 살펴보고, 신화부터 현대까지 제주이주를 엮은 『제주 이주민의 역사』를 2016년 출간했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 사진반 동료들과 출사를 다니며 주변 모습을 필름카메라에 담아냈다.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은 물론 모델의 역할도 좋아했다. 때로는 사실과 다르게 인화된 흑백사진을 보며 마음을 빼앗긴 적도 있었다. 오랜 세월 사진기를 놓고 지내다 디지털시대에 카메라를 다시 잡아 아직도 초보지만 사진은 계속 함께했던 나의 친구다.

『원담, 제주바다를 담은 그릇』은 제주의 생활문화를 담아낸 첫 작품이다. 또한, 돌 문화 2탄으로 지난 4월, 그림책 『바다를 담은 제주원담』을 오금환 작가와 협업하여 출간하고 제주문화를 알리는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의 풍광과 문화 속에 깃든 삶의 이야기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사단법인 제주문화교육연구소 대표로 활동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강의를 하고 있다.

정은희, 『원담, 제주바다를 담은 그릇』, 호밀밭출판사, 14,000원/정은희·오금환, 『바다를 담은 제주 원담』, 호움출판사, 14,000원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멜튼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멜튼개
제주시 이호동 물싼원
제주시 이호동 물싼원
조천읍 신촌리 조반물원
조천읍 신촌리 조반물원

▲전시 일정

* 전시내용 : 원담사진전 및 「원담, 제주 바다를 담은 그릇」 출간기념회
* 1부 전시 : 2021년 6월 25일~6월 29일(시간:10:00~19:00) 갤러리비오톱 (제주시 신성로6길 29)
* 출간기념식 : 2021년 6월 26일 15:00, 갤러리비오톱
* 2부 전시 : 2021년 7월 01일~7월 31일(시간:11:00~19:00) 책방 어나더페이지(서귀포시 대정읍 동일하모로220번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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