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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글 칼럼](16)가자, 심돌로
[현글 칼럼](16)가자, 심돌로
  • 뉴스N제주
  • 승인 2020.06.0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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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심돌로

-현글-

가자! 심돌로,
마침내 시작이다

떠오르는 일출봉의 햇살
고기잡이 어부들 뱃노래
올레꾼들의 힘찬 발걸음
맨 처음 바라보고
맨 나중 쳐다보는
그 곳으로,

그곳에…….오면
보고
듣고
먹고
살고
자고
놀고
가고 …….
싶은
그 손바닥 땅덩어리
시퍼렇게 멍든 바다
이 시린 바람조차
가슴 설레는
가슴 떨리는
가슴 출렁이는
심돌
그 곳으로,

아!
저 땅 끝 위로
아우성치며
심장 뜨거워지는
살아있는 곳
심.
돌.
그 곳으로,

*심돌. 시흥리(올레길 1코스)옛 이름

현글(현달환) 시인
현글(현달환) 시인

시흥(始興), 제주가 시작되는 곳이다.
시흥(始興), 문자 그대로 '비로소 흥성하는 마을'. 옛 이름은 심돌개에서 온 심돌 혹은 심똘이다. 한자를 차용하여 역석포(力石浦), 역돌포(力乭浦) 등으로 표기하여 오다가 1905년부터 시흥리로 바뀌었다.

마을 주민들이 대대로 단결력이 좋고 마을공동체의 위력이 막강한 것은 '심돌(力乭)정신'이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어려움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삶의 정신은 어떠한 마을 규약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주민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봄이다. 길을 걷노라면 여기저기 새싹이 움트고 있다. 꽃이 피고 있다. 봄은 약속의 계절이다. 추운 겨울을 물리치고 반드시 파란 세상을 만들어준다는 믿음. 그래서 봄이면 신나고 즐겁고 마음이 들뜬다.

어느 순간 봄이 짧아지고 있다. 그 짧은 동안에 우리는 무엇을 할까. 고향으로 한번은 달려가 보세. 봄의 냄새를, 고향의 냄새를 맡고 오자. 고향이 없는 사람은 가자, 심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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