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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글 칼럼](14)심. 돌. 정. 신.
[현글 칼럼](14)심. 돌. 정. 신.
  • 뉴스N제주
  • 승인 2020.06.07 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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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돌. 정. 신.

-현글-

소주 한 잔에
시詩를 넣어 너에게 보낸다
소주 한 병에
정情을 넣어 너에게 보낸다
시詩 같은
울음을 담아
그 너른 바다에 다 쏟아낸다
그래왔다.
그 바다는 온갖 잡동사니의 보고寶庫

심돌,
어디로 가야만
하는 곳인지,
어떻게 가야만 되는 곳인지
알 수 없음에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나면
저기
저 말미오름 아래엔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우리가 있다

그대 잊었나?
그림자 안에 숨어있는
칼날 같은 날카로운 호흡,
심. 돌. 정. 신.

* 심돌. 성산읍 시흥리(올레길 1코스)옛 이름
* 심돌정신: 어떠한 어려움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삶의 정신

현글(현달환) 시인
현글(현달환) 시인

시흥(始興), 제주가 시작되는 곳이다.
시흥(始興), 문자 그대로 '비로소 흥성하는 마을'. 옛 이름은 심돌개에서 온 심돌 혹은 심똘이다. 한자를 차용하여 역석포(力石浦), 역돌포(力乭浦) 등으로 표기하여 오다가 1905년부터 시흥리로 바뀌었다.

마을 주민들이 대대로 단결력이 좋고 마을공동체의 위력이 막강한 것은 '심돌(力乭)정신'이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어려움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삶의 정신은 어떠한 마을 규약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주민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정신적 지배를 갖고 있는 신념이 있다면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리라. 제주는 시흥, 심돌을 빼고 얘기할 수 없다. 두산봉(말미오름)에 올라가 동서남북을 바라보면 특히 성산일출봉과 우도의 섬 자태를 감상하노라면 형언할 수 없는 감격이 생긴다.

그 감격을 맛보기 위하여 심돌, 그 곳으로 가자.

이 봄에는 시흥리에서만 가서 맛볼 수 있는 조개죽 한 그릇 주문하여 맛보면 더욱더 금상첨화, 세상이 부러울 게 없으리라. 세상은 시작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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