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칼럼](20) 재미있는 설화 – 원앙폭포 설문대할망 선녀탕①
[장영주 칼럼](20) 재미있는 설화 – 원앙폭포 설문대할망 선녀탕①
  • 뉴스N제주
  • 승인 2021.05.3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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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교육학박사
명예문학박사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장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장영주 작가
장영주 작가

하늘나라 칠공주선녀 중 셋째는 설문대 공주선녀이다.

설문대 공주선녀는 두럭산에서 빨래를 하며 근방 물웅덩이에서 물장구치며 놀다 굴속에 들어가 쉬기도 하는데….

세상사 너무 고달팠던지 다섯 가지 소원을 늘 가슴 속에 품고 산다.

첫째가 가출한 남편 설문대하르방과 재회하는 것이오.

둘째는 5백 아들을 취직시키는 게 목표요.

셋째는 위 속옷과 아래 속 옷을 입고 싶은 간절함이오.

넷째는 하늘나라에 일 년에 두 번 정도(명절 때와 옥황상제 생일 때) 올라가 가족을 만나 화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오.

다섯째는 탐라 백성들이 풍족한 생활을 하게 태풍과 비바람 피해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 소원을 원앙폭포에서 목욕 재기하여 굴속에서 5백일 기도에 들어간 것이다.

원앙폭포를 아시나요?

원앙폭포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돈내코로 137에 있는 돈내코 입구에서 산책로를 따라 20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1994년 6월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에 의하여 개발된 관광지이다.

이곳은 깊은 골짜기와 폭포, 울창한 상록수림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두 개의 물줄기가 떨어지는데,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살았다 하여 ‘원앙폭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돈내코는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차고 맑은 물이 항상 흐르고, 숲으로 둘러싸인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이 계곡 한가운데 자리 잡은 5m의 원앙폭포는 매년 음력 7월 15일 백중날 여름철 물맞이하여 통증을 가라앉히는 전통 민간요법이다.

주변에 영실기암·서귀포자연휴양림·정방폭포·외돌개·수악계곡·천제연 등의 관광지가 많으며, 돈내코에 야영장과 카라반 등이 갖춰져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필자는 이곳을 네 번 다녀 왔다(사실 여러 차례 다녀 왔는데 기록 사진으로 남아 있는 게 4회이다). 그것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모두 섭렵하는 방법으로 다녀 왔다.

원앙폭포 선녀탕이란 말은 없다.

필자가 임의로 붙였는데 이를 덧붙이기 하여 ‘설문대할망 선녀탕’이라 명명하겠다.

설문대할망은 하늘나라 셋째 공주로 태어난 선녀로 여기서는 ‘설문대 공주선녀로’로 이름 붙였다.

설문대 공주선녀는 하늘나라 궁전의 화단 흙을 치마에 담고 속옷도 미처 입지 못한 채 지상나라로 내려와 섬을 만들고 한라산을 만들며 설문대하르방을 만나 아들 오백 명을 낳아 키우는데 무정한 설문대하르방은 자식 교육을 설문대 공주선녀에게 맡기고 어디론가 떠나 버린다(추후 돌하르방으로 변하여 나타나는 걸로 필자는 정리할 것이다).

한마디로 이별? 이혼? 별거? 어느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어떻든 혼자 살게 된 설문대 공주선녀는 늘 외로움에 떨어야 했고 게울러 터진 오백 아들을 먹여 살리느라 무진 애를 쓴다.

자신이 태어난 하늘나라 천궁을 그리워하며 한라산을 높게 만들어 은하수에 닿게 하여 하늘나라와 가장 가까이 가서 먼 하늘을 바라보기도 한라산에 걸터앉아 빨래하며 낮잠 자며 발길 질 하는 습관이 있다.

해서 범섬의 동굴 2개는 설문대 공주선녀의 발가락이 들어가 패인 자국이라 한다.

영실에서 쉬는 날이면 탐라 사람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은 간직하고 있었다.

이런 설문대 공주선녀를 가엽게 여긴 옥황상제는 첫째 선녀를 지상나라로 내려보내 외롭게 사는 설문대 공주선녀의 남편을 찾아 원앙처럼 알콩달콩 잘 살게 해 주고 싶은 심정을 그린 것이 바로 원앙폭포 선녀탕이다.

그러나 첫째 공주선녀가 지상나라 원앙폭포에 내려와 보니 설문대 공주선녀를 찾을 길이 없고 다만 그가 소원을 빌던 곳에 다섯 개의 흔적이 있어 이를 설문대할망 선녀탕이란 제목으로 변환하였으며 설문대 공주선녀가 물웅덩이에서 목욕하고 굴에서 몸을 쉬는 과정을 첫째 공주선녀가 추적하여 드라미틱하고 다이내믹한 모노드라마를 펼쳐 보이며 새롭게 창작한 선녀탕이다.

참고로 전편 두럭산 선녀탕과 후편 범섬 선녀탕에도 설문대 공주선녀 흔적이 남아 있기에 이 세 편의 선녀탕이 한 세트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종이책 출간 시).

□ 장영주 설화전문박사가 만든 설문대할망 선녀탕

“얘야, 셋째야, 어찌 무정하게 소식조차 없는 겐고?”

옥황상제는 셋째딸 설문대 공주선녀가 시집을 가 아들 오백을 낳았다는 소식은 어렴풋이 들었건만 그 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지라,

“첫째가 지상나라에 내려가서 셋째의 근황을 알아보도록 하라.”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첫째 공주선녀는 지상나라로 내려오게 되었어요.

첫째 공주선녀는 설문대 공주선녀가 설문대하르방을 만났던 섭지코지를 거쳐 신혼을 꾸렸던 신풍목장 동굴에 가보니 벌써 이사한 직후였는지라,

‘에구 서른 동생아, 어디서 무얼 하는 게냐?’

첫째 공주선녀는 수소문 끝에 셋째가 아들 오백을 데리고 한라산 영실기암으로 들어가 살고 있다는데 남편 설문대하르방은 장가 한번 가고 나서 설문대 공주선녀가 오백 아들을 낳자 권태기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쭈그러진 설문대 공주선녀의 얼굴이 할망처럼 변한 게 보기 싫어서인지 알 듯 말 듯 한 말을 남기로 어디론가 사라져 소식조차 없는 게지요.

영실기암은 위키백과에 의하면 오백나한이라고도 불리는 대한민국의 명승 제84호(2011년 10월 13일 지정)로 면적(969,914㎡) 소유(문화재청) 위치(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원동 산1-4번지, 도순동 산1-1번지 일원) 좌표(북위 33° 20′ 27″ 동경 126° 28′ 50″ 좌표: 북위 33° 20′ 27″ 동경 126° 28′ 50″)

영실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모습과 울창한 수림이 어울려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는 명승지이다.

(출처 버스 정류소 영실 입구 안내문 이하)
(출처 버스 정류소 영실 입구 안내문 이하)

한라산을 대표하는 곳이며 영주십이경 중 하나로 영구춘화, 녹음, 단풍, 설경 등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모습과 울창한 산림이 어울려 빼어난 경치를 보여준다.

한라산 정상의 남서쪽 산허리에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들이 하늘로 솟아 있고, 석가여래가 설법하던 영산(靈山)과 흡사하다 하여 영실(靈室)이라 일컫는데, 병풍바위와 오백나한(오백장군) 상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병풍바위는 기암괴석들이 마치 병풍을 쳐 놓은 모습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백나한(장군)은 기암괴석들이 하늘로 솟아 있는데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장군’ 또는 ‘나한’ 같아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명승지로,
정방폭포·산방산·쇠소깍·외돌개·사라오름·영실기암·오백나한·한라산·백록담·선작지왓·방선문이 있다.

“아바마마, 아무래도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건 무슨 오해가 있었는가 하옵니다.”

“부부를 찾을 길이 없사옵니다.”

첫째 공주선녀가 이렇듯 숨넘어가며 아뢰니 하늘나라 옥황상제 만리경을 들여다보다 두리번거리다가,

“애야, 한라산 중턱 돈내코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원앙폭포라는 폭포가 있다 하는구나.”

“원앙폭포란 무얼 말하는 게지요?”

“금술 좋은 부부를 이르는 말인지라 너는 셋째를 찾아 남편과 함께 원앙폭포에 가 두 줄기 폭포 물을 맞도록 하게 하라.”

필자가 만든 원앙폭포 유튜브 내용

2009년 여름, 2010년 가을, 2021년 겨울, 2021년 봄

사계절 찾은 원앙폭포는, 시원한 에메랄드빛 폭포

울창한 상록수림 사이로, 수려한 두 가락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원앙폭포의 수줍은 모습이다.

해발 400m 제주 한라산 중턱, 숲이 우거진 곳에 주변은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이다.

돈내코 야영장 주변에 있는 원앙폭포, 제주의 숨은 명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돈내코 깊숙한 골짜기에 있다.

5m 높이의 원앙폭포는 매년 7월 15일 백중날 현지인들이 찾아와 여름철 물맞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

물맞이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차가운 물을 맞아 통증을 낫게 하는 제주 전통 민간요법이다.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동아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11회 제주국제사진공모전’에서 대상으로 뽑힌 작품 사진 장소가 원앙폭포이다. 캐나다인 세민 파블로 오 정(Semin Pablo Oh Chong) 씨의 ‘한라산을 품은 에메랄드빛’은 원앙폭포 물속에서 사람이 수영하며 수면 위로 박차고 나올듯한 모습을 촬영하여 대상을 받았다.

설문대 공주선녀는 소리소문없이 휭하니 사라진 남편 설문대하르방을 수소문 해 봤지만, 영영 알 길이 막막하여서 원앙폭포 굴에 들어와 기도를 드렸다지요.

“아바마마, 도와주세요.”

첫째 공주선녀는 옥황상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요.

“허허, 그게 이상하단 말이다. 기계가 벌써 고장 났나?”

옥황상제도 첫째를 지상나라로 보낸 뒤 만리경으로 사위 설문대하르방을 찾았지만 허사였지요.

“과학대신은 들라 하라.”

옥황상제는 만리경이 어디 고장 났는지 알아보려 과학대신에게 만리경의 비밀을 털어 왔지요.

“이 기계는 나만 알고 있는 신비의 기계니라. 요즘 영 전파가 잡히지 않아 촉에 문제가 있는 듯하니 어서 고쳐 보아라.”

옥황상제는 큰 비밀을 털어놓은 듯 과학대신을 살피는 거예요.

“하늘나라보다 지상나라가 변화 속도가 빠릅니다. 예전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지만, 요즘엔 1년이면 강산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지라 설문대하르방이 어디 있는지 알아보려면 이 만리경을 업그레이드(정보·통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기존 제품보다 뛰어난 새것으로 변경하는 일) 해야 할 줄 아옵니다.”

“업그레이드라니?”

“네, 지상나라에선 모르는 길을 찾아가려면 내비게이션(교통 지도를 보이거나 지름길을 찾아 주어 자동차 운전을 도와주는 장치나 프로그램, 처음 가는 길은 내비게이션을 켜고 운전을 하면 좋다) 이라는 기계를 쓰는 데 이는 자주 새로운 정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옵니다.”

“그럼 이 기계를 업그레이드하거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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