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해 4.3의 전국화, 세계화를 꾸준히 펼쳐오고 있는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가 4.3 73주년을 맞아 시화전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오는 4월 2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제주4.3평화공원 문주(공원 정문)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모두 70편이 출품되어 전시될 시화전은 제주작가회의 회원들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인들도 함께 참여하여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번 시화전은 제주작가회의가 4.3의 역사적 교훈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하여 지난 2003년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에 4.3공원부지가 결정되어 첫 삽을 뜰 당시 허허벌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매년 4.3행사에 맞춰 펼쳐온 사업으로 올해로 19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시로 읽는 4.3생애사’라는 주제로 정했다. 그래서 4.3희생자나 유족, 체험자들의 삶을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는데 방점을 두고 △제주4.3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 △4.3이후 미체험 세대로서의 4.3에 대한 시선 △한국전쟁 전후 시기의 타 지역의 사례 등을 공유하는 문학적 형상화에 초점을 두고 전시를 기획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4.3특별법 개정 쟁취 공동행동에 참여하여 웹 시화전, 제주시청 앞 거리시화전, 제주도의회 시화전 등을 줄곧 개최해온 제주작가회의는 그 의미를 새기고자 시화전 타이틀을 ‘거기, 꽃 피었습니까’*로 정하기도 했다.
* 허영선의 시 ‘법 앞에서’ 인용함.

또한 4.3을 소재로 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해 옥고를 치렀던 이산하 시인이 처음으로 시화전에 참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전후로 한 시기에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해당 지역의 시인들도 함께 참여하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질곡을 담은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을 맞아 이번 시화 전시회가 시작되는 4월 2일의 개막식은 참가인원을 최소화 하여 소박하게 치르는 한편, 이번 전시되는 작품들을 모아 올 상반기 중으로 시선집을 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