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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N아침시](75)나무꾼은 어디 가서 찾나
[뉴스N아침시](75)나무꾼은 어디 가서 찾나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3.25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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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재호, 시평/ 현달환
김재호 시인
김재호 시인

하늘을 꼬드겨
푸른 옷감 한 필 얻었다
펼쳐놓으니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다

저문 햇살은
붉은 양탄자를 깔았다
팡파르에 맞춰
통통거리며 어선들이 사열대를 지나간다

곱게 차려 입고
조개껍질 목에 걸고
연지곤지 찍었거늘

나무꾼은 어디 가서 찾나

-. 김재호의 '나무꾼은 어디 가서 찾나'

온통 벚꽃 세상이다. 하늘을 수놓은 구름도, 코로나로 움추린 사람들도 분홍색 옷을 입은 벚꽃 아가시를 보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다. 

얼마만의 나들인가? 겨우내 얼었던 그 시간들의 해방에서 마음도 들뜨고 있다. 봄은 새로운 탄생을 예고하지만 이미 태어나 살고 있는 생명은 더욱 귀한 것.

순간의 열정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벚꽃은 얼마나 겨울을 단단하게 이겨냈는가. 우리는 그것을 응원해야 한다. 가장 화려하게 치장하고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그 자태에 박수를 보낸다.

생명의 귀함은 짧고 긴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 순간이라도 그 의미가 소중한 것이다.  순간을 위해 꽃을 피우는 벚꽃을 마주하면서 나무꾼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자꾸만 두리번 거리게 된다.[시평 현달환]  

◆김재호 시인

출생지 경북 포항
주소 경북 포항시
1961년생
현대제철주식회사 근무
뉴스N제주 2021신춘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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