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2024-03-29 19:09 (금)
>
윤석산 교수"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새로운 문학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자"
윤석산 교수"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새로운 문학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자"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2.28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N제주 신춘문예 시상식...윤석산 심사위원장의 축사 및 심사 소감
시를사랑하는사람들전국모임(시사모), 한국디카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1년 ‘제2회 뉴스N제주 신춘문예’ 당선자에 대한 시상식이 28일 오후 3시 뉴스N제주 문화부사무실(도서출판 시와실천) 정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시를사랑하는사람들전국모임(시사모), 한국디카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1년 ‘제2회 뉴스N제주 신춘문예’ 당선자에 대한 시상식이 28일 오후 3시 뉴스N제주 문화부사무실(도서출판 시와실천) 정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문학도서관을 구축하고 있는 시인 윤석산입니다. <2021년 뉴스 N 제주> 신춘문예 시상식과 «시와 편견»에서 제정한 <제1회 한국 자유시 문학상> 시상식 축사를 부탁받았지만, 목소리가 없어서 대독을 시키고 멀뚱멀뚱 서 있을 수밖에 없지만, 너무도 고맙고 자랑스러워 넙죽 받아들였습니다.

제가 자랑스럽고 고마워했던 까닭은 신춘문예 심사 과정에서 엿본 세분의 작품들이 아주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우선 시부분의 당선작인 서동석 선생의 「발포진 랩소디」만 해도 그랬습니다. ‘발포진(鉢浦鎭)’은 전라남도 고흥군 포구 가운데 하나로 이순신 장군께서 수군만호(水軍萬戶)로 처음 부임한 곳으로, ‘하늘에도 물길이 있어요. 비와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이죠’라는 자유롭고도 섬세한 표현은 금년도 전국 신문들이 뽑은 신춘문예 작품들 가운데 최고의 수준으로, 우리 신문에 응모했다는 것 자체가 고마웠습니다.

또 김재호 선생의 「물결을 읽는다」가 저를 행복하게 한 것은 현대화라는 이름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는 우리 시조를 다시 한국 현대 서정의 대표적 장르로 끌어올릴 만한 능력이 엿보였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3장체 형식과 ‘물결을 읽다’라는 형이상학적인 어조가 어울려 잊혀지지 않았고, 이런 의식구조를 지닌 분이라면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핏속으로 흐르는 전통적 감각과, 현대 서정 전체가 점점 짧은 시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디카시 부분의 이도윤 선생 역시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이제 출발한 지 얼마 안 되는 장르라서 사진에 시 몇 줄 덧붙이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어’와 ‘영상’이라는 이질적 매재와 어법을 결합시킨 장르입니다. 제가 정부보다 4년 먼저 그러니까 1999년부터 전자도서관을 구축하고, 그 누구의 지원도 없이 혼자 완성하려다가 절망에 빠져 후두암으로 성대를 잘라내고 살다가, 3년 전부터 개조하여 한 달 이내에 전 세계 어디서나 핸드폰으로 디카시를 쓰고 읽고 열게 하는 것은 우리의 디지털 기술이 전 세계 최고일 뿐만 아니라, 옛날 문인의 시화(詩畫)에 뿌리를 둔 장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또 제1회 <한국 자유시문학>을 수상하신 구영미 선생님 정말로 축하드립니다. '나무는 하느님이다'……, 그래요, 맞아요. 우리가 지금 시달리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나무와 그로 이어지는 자연을 짓밟았기 때문에 하느님이 내린 벌입니다. 이 시대의 과제를 해결할 방향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담담하고도 포용력 있는 어법과 표현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난 문인들을 발굴한 «제주 N 뉴스»와 «시와 실천»에도 고맙고 아름답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싸늘한 날씨에 너무 오래 대독을 시켜 죄송합니다. 그만 물러가겠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새로운 문학으로, 새로운 시대를 엽시다. 감사합니다.

2021. 2. 27

윤석산이 말씀드렸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