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칼럼](30)실패에 인색한 사회
[경제인 칼럼](30)실패에 인색한 사회
  • 현달환 편집장
  • 승인 2021.02.21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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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 만난 제주인, "아, 제주마씸?"
[김택남 자서전]제주 소년, 꿈을 투망하다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뉴스N제주가 창간기념에 맞춰 '제주경제인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그 첫 순서로 선보인 김택남의 자서전, '제주 소년, 꿈을 투망하다'라는 내용이 코로나19 정국에도 계속 독자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번에 올린 자서전 여섯 번째 섹션인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 중 두 번째 내용으로 '실패에 인색한 사회'라는 제목으로 표현됐다.

사실, 제주에 여행을 오거나 버스나 택시를 타려면 제주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 운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또한, 여행길이나 직장생활에서 만남을 이유로 술자리를 하고 난 뒤 대리기사와의 만남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르다. 

이번에 올린 내용은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운전대를 잡아야만 하는 어려운 과정을 그리면서 우리가 밀접하게 겪는 내용으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우리는 사회에서 왜 실패를 할까?

어떤 글에서 실패의 정의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도전했지만 실패하는 것은 성장에 기여한다. 실패와 성장은 한 세트이다.

이말은 뒤집어보면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성장도 깨달음도 없다는 것. 즉, 성장이 없다면 실패한 것이다. 이 얼마나 값진 내용의 글귀인가.

우리는 실패할까봐 도전하지 않는다면 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런데 사회가 자꾸 그렇게 도전하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울 뿐이다.

실패에 두려움이 없는 사회가 된다면, 실패를 해도 사회가 더욱더 응원하고 힘을 준다면 한 번 더 기회를 갖고 도전할 것인데 그런 기회를 전혀 주지 않으니 누가 도전하고 시도하겠는가.

그래서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이나 보려하고 정부나 지자체도 공무원만 늘리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실패한 정책이 되고 피폐한 사회로 만들게 한다.

사실, 좁은문의 공무원 시험에서 떨어지면 인간적으로 심한 좌절감이나 실망감에  휩싸여 도전이란 단어는 잊어버린채 어둠속에서 드러내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결국 국가나 사회가 올바른 정책을 만들지 못하면 그 구성원들은 불행하다.

"Don't Worry, Give it a shot(걱정마, 한 번 해봐!)"

이러힌  정신의 사회가 밑받침이 돼야 청년이든 장년이든 노인이든  무엇인가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의 업무나 과업을 시도할 것인데,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낙인 등을 생각하니 쉽게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운전이라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것은 절절하게 아름답다.  미리 실패라 생각해 방안에 콕해서 전혀 세상과 담을 쌓는 사람처럼 생활한다면 가족은 물론 사회도 힘들 뿐이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건전하게 돌아가야 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힘과 믿음을 줘야 한다.

그럴 때 많은 사람들의 시도하는 모습이 보이고 딘지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해  성공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분위기가 이어져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위험한 상황에서 먼저 도전하는 용기를 내 다른 이들에게도 참여의 동기를 유발하는 선발자를 가리킨다.

펭귄이 무리를 지어 다니기에 그 선발대가 중요하다. 그러면 다 따라가는 것이다. 리더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다.

힘이 들때 사회는 리더의 입을 본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계속 관찰한다.

리더는 그럴 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에도 언급했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에 있을 때 대한민국 사람들이 자꾸 집에 찾아와서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나라도 힘든 상황에서 동포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안창호 선생은 빗자루를 들고 골목잎에서 싸우는 모습을 뒤로하고 길을 쓸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말을 먼저 하기전에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믿음을 가슴에 담아주는 것이다.

특히, 모든 일은 피드백이 중요한데 실패에 대해서 피드백은 언제나 미래에 초점을 두고 생각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떤 장애물을 제거해야할지,어떤 행동을 바꿔야할지를 같이 고민해야 살아있는 피드백이 된다.

그런데,  어떤 과거를 초점으로 피드백을 하게 되면 남탓이나 자책 등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실패에 대한 피드백은 미래를 향해야 한다.

주위를 바라보라. 미래지향형 인간만이 세상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김택남 회장이 대리운전 기사를 보고 느끼는 감정은 김택남 회장만이 느낀 소중한 감정이다. 즉, 매너있게 접근하고 매너있게 헤어진 것이다.

최근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운전기사와 싸우고 고소하고 하는 모습을 비쳐볼 때 김 회장은 사람들에게, 특히 제주 사람들에게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김택남 회장을 처음 만나 대화를 하다보면 놀라는 점이 바로 그런 점이었다.

전혀 예상밖의 대답을 들으면서 과거 어릴적에 자신이 밥을 못먹고 굶주렸던 시대를 경험했던 처지라 누구보다 더 상대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늘 들으려고 하는 자세로 귀를 기울여서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해 따뜻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화를 풀어가다보면 저절로 김택남 회장의 바른 생각에 동조하게 되고 즐거운 만남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주 사람이기에 인정이 살아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대리기사와의 만남은 최종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맡기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믿음이 없다면 싶게 차에 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살아가는데 있어 그만큼 운전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사회의 실패에서 마지막으로 하는 곳이  '운전'이라고 얘기들 하지만, 필자는 전혀 그렇게 생각치 않는다.

운전으로 인해 여러 명의 생명이 달려 있기에 운전을 하는 분들의 안전과 건강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그늘진 사회지만 오히려 운전하는 사람들의 말 한마디가 중요하고 그 말을 동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사고는 터지는 것이다.

신뢰라는 단어속에는  안전이라는 말이 숨어 있다. 그것도  최우선으로.  오래 갈 수 있는 사회로 가는 이정표이다.

제주가 더 아름답고 따뜻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대리기사에게 따뜻한 말한마디가 중요하다. 앞서도 말했듯이 자신의 무방비 생명을 안전하게 집까지 지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강자와 약자와의 만남에서 어떤 편견을 갖고 만나고 있지 않는지 잠자면서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인격수양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깐.

점점 말미로 접해가는 김택남 회장의 지난 스토리가  많은 애착을 갖기를 기원한다. 

독자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을 기원하며 좋은 시간이 되기를 빌면서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편집자 주]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나는 지금도 어디든 스스로 운전해 다닌다. 그리고 내 아내는 운전기사 없이 혼자 다니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고 걱정이 많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무렵, 나는 술을 배웠다. 남들이 한참 술을 배우기 시작하는 20대 무렵에는 술을 마실 돈이 없었고 생활이 안정이 됐을 때는 술 마실 시간이 없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거래처나 직원들과 교류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술자리를 갖게 됐고 늦게 배운 술이니 내 주량을 나도 제대로 가늠할 수가 없었다. 거래처 사람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나는 내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셨던 모양이다.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길,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거리에서 잠들어 버렸다. 한참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겨울이었으니 우연이 그 길을 지나던 옛 직장동료에게 발견되지 않았다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됐을 것이다. 솔밭에서 납치 비슷한 사건까지 겪었으니 아내는 운전해줄 분을 구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20년째 걱정 중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책임감이 커질수록 몸은 운전을 하지만 머리는 딴 생각을 할 때가 있어 가끔 내 대신 운전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아직 나는 젊고 스스로 운전을 하기 때문에 배우는 귀한 가르침이 있어 아직 운전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누구나 그렇듯 사람들과 저녁자리가 생기면 한두 잔씩 술잔이 돌아가고 차를 운전할 수가 없다. 그럴 때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택시나 대리운전을 이용하곤 한다.

택시 운전기사님들은 대부분 나와 같은 제주도 토박이들이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분들은 누구보다 제주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그분들께 듣는 제주도의 문제는 현장이나 사무실에서 알게 되는 제주의 문제와 또 다르다.

제주경제의 대부분을 떠받치는 관광산업의 첨병역할을 하시는 만큼 제주의 어려운 점, 발전해 나갈 방향을 생생하게 전해주시고 그 분들과의 동행은 내게 큰 가르침이 된다.

천마그룹 조감도
천마그룹 조감도

그에 반해서 내 경험상, 대리 운전기사님들은 제주토박이가 많지 않다. 다양한 사연을 품고 육지에서 제주로 내려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타지 사람들이 보는 제주는 또 다르다.

육지와 다른 제주 특유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집에 도착해 있을 때가 많다. 한두 잔을 마신 후, 택시 운전기사들이나 대리 운전기사들과 만남은 평소 접하지 못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귀중한 기회가 되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인연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비 오는 날이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젊은 대리운전 기사가 뛰어왔다. 나는 내 차 열쇠를 맡기고 그 젊은 대리 운전기사와 짧은 동행을 시작했다. 날씨 이야기, 오늘 가진 술자리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내 차를 따라오는 소형차가 보였다.

“저 차, 지금 우리 따라오는 건가요?”

의아해진 나는 기사에게 확인 차 물었다. 운전기사는 당황한 듯 나에게 대답했다.

“제 아내예요.”

남편은 늦은 밤잠을 쪼개 대리운전을 하고 아내는 남편을 따라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왠지 마음이 짠해졌다.

“매일 함께 다녀요?”

두 부부가 함께 밤을 밝혀 일하는 사연이 궁금해진 내가 물었다.

“늦은 밤에는 집에 돌아가는 길이 막막하거든요.”

젊은 기사는 쑥스러운 듯 말을 이었다.

“저 때문에 고생이죠, 오늘 생일인데 쉬지도 못하고.”

아내의 생일에도 생활을 위해 쉬지도 못하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도착해 보니 우리를 따라온 소형차 안에는 어린 아이 하나가 곤하게 자고 있었다.

나는 지갑을 탈탈 털어 대리운전 기사에게 건넸다. 내가 술에 취해 부리는 호기라고 생각한 젊은 대리 운전기사는 나를 말렸다. 말리는 기사의 손에 건넨 돈을 꼭 쥐어주었다.

늦은 밤, 뜻하지 않은 동행에서 받는 삶의 감동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늦은 밤, 뜻하지 않은 동행에서 받는 삶의 감동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아내 분에게 드리는 제 선물입니다.

집에 돌아가실 때 케이크라도 사 가세요.”

예상치 못한 선물에 대리 운전기사의 손은 떨렸다.

“지금 힘들지만 젊고 부지런하니 곧 좋은 날이 올 겁니다. 기운 내세요.”

나는 예전에 내가 받았던 덕담을 그 젊은 기사에게 전해주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 익숙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그 대리운전 기사였다. 비 오는 밤이었지만 제주에 내려와 가장 따뜻한 생일을 맞았다며 어제 다하지 못한 고마움을 전하는 연락이었다.

비록 큰 도움을 준 것은 아니지만 작은 배려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젊은 부부의 인사에 내 마음이 흐뭇해졌다. 그 이후로 가끔 전화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곤 한다. 내가 운전기사와 함께 다녔다면 만나지 못할 좋은 만남이었다.

젊은 시절, 언제나 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했기 때문인지 대리운전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질 때가 있다. 대리운전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 낮과 밤, 서로 다른 신분으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을 보면 젊은 시절의 나를 보는 듯하다. 더욱이 그분들은 직장에 다니다, 혹은 사업을 하다

실패한 사연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재기를 꿈꾸며 육지에서 제주로 내려온 분들이 많으니 더욱 마음이 쓰인다.

우리는 ‘성공시대’를 살고 있다. 성공한 사람에게 환호와 갈채를 보내고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통해서 성공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할수록 실패에 인색하게 된다.

올림픽에서 은메달은 따고도 눈물을 흘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수록 실패는 모두 개인의 탓이 된다. 실패한 사람에게 무능력하고 게으르다고 비난을 하고 재기의 기회마저 주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나 모든 실패가 개인의 탓은 아니다. 개인의 부족함도 있지만 때와 운이 맞지 않아 한걸음 물러서게 되는 경우도 많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고(故) 스티븐 잡스도 자신이 창업한 회사, 애플에서 쫓겨나는 실패를 겪었다. 훗날, 인터뷰에서 실리콘 밸리에서 도망가고 싶었다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지만 그는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픽사를 인수해 만든 ‘토이스토리’를 통해서 스티븐 잡스는 재기에 성공하고 자신을 쫓아낸 애플사의 CEO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후 아이팟과 아이폰을 내놓으며 전 세계 IT산업의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그에게 두 번째 기회가 없었다면 아이팟이나 아이폰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인생 최고의 사건이 애플사에서 쫓겨난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실패를 더 큰 성공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성공은 도전의 결과이고, 실패는 도전의 과정이다. 실패라는 과정에 인색한 사회에서는 도전이 없다. 도전이 없다면 변화도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다. 실패를 했다는 것은 최소한 자신의 능력보다 더 큰 도전을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고 성공보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 그런 경험의 중요성마저 실패의 그늘 아래서 외면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안타깝다.

실패에 무릎 꿇지 않고 부지런히 어려움을 참아내며 제2의 길을 찾는 사람이라면 우리 모두 그들의 새로운 도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늦은 밤, 잠을 쫓아가면서 운전을 하며 재기를 꿈꾸는 젊은 기사들을 볼 때마다 내가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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