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인터뷰](41)김대환 이사장..."산·학·연·관 촘촘한 네트워크 가장 큰 자산"
[명사 인터뷰](41)김대환 이사장..."산·학·연·관 촘촘한 네트워크 가장 큰 자산"
  • 현달환 기자, 강정림 기자
  • 승인 2021.02.0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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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창간 3주년 기념,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인터뷰(41)
제7회 엑스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적화된 분산‧비대면 개최...새로운 지평‘
코로나19’가 엑스포를 새로운 가능성 도전과 성취로 연결된다는 자신감 남겨
정주영 회장이 소떼 몰고 판문점 건너 간 것처럼, 전기차 타고 평양 가보고파
사훈 ‘가족’의 의미...‘유대와 공감대를 가지고 관계 지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도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카본프리아일랜드(CFI) 2030’ 목표 도전과 발전 가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金大煥) 이사장.

도대체 모든 것이 궁금했다. 제주에 전기차라는 박람회를 만들어서 전세계인에게 제주를 알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연유로 박람회를 만들고 어떤 사연이 있길래 회사는 아내에게 대표자리를 물려주고 혼자 전기차에 빠져 있는지.

남들은 2천만원 정도면 자가용을 사서 타고 다닐 수 있는데 초창기 전기차가 나올 적에는 지원이 없어서 6천만원 이상의 돈을 주면서 전기차를 그것도 두 대나 사서 아내한테 구박받은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 그만큼 그는 전기차에 미친(?) 사람이었다.

지난해 엑스포가 초에 예정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연기되면서 12월에야 사상 최초로 온.오프라인으로 가동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김대환 이사장은 그러한 마음 고생이 얼마나 컸는지 기자는 궁금했다. 세계적인 박람회나 국내 다른 축제 및 제주의 행사도 거의 취소가 된 상황에서 유독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만이 깡다구(?)로 개최됐는지 그것이 알고 싶었다.

이름옆에 한자로 쓴 이유가 있다. 해석해보면 큰 대, 빛날 환으로 '크게 빛낸다'라는 의미의 이름으로 이름대로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을 느꼈다.

일전에 김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주)대경엔지니어링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수필가로 잘 알려진 허경자 대표님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 대뜸 부부의 이름 한글자씩 해서 회사명을 지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경자의 '경'과 대환의 '대'를 합쳐 '대경'이란 상호를 만들었다.

그야말로 멋진 이름이다. 그런데 기자가 더 놀라운 것은 대경의 사훈이었다. 오래된 액자에 걸려진 '가족'이라는 두글자가 대경의 사훈이었다.  기자가 김 이사장에게 의미를 물어봤는데(아래 질문 참조) 그는 그만큼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만나는 사람을 늘 가족(Family 패밀리)으로 생각해서 어디서나 패밀리를 외치고 있다. 패밀리의 의미는 유대와 공감대 형성이 된다는 것이다. 서로 소통하면서 네크워크를 형성하면 다 가족이 된다는 것이다.

그의 성공비결은 바로 이 패밀리 정신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가 이러한 정신이 바탕에 없었다면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외면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가진 네크워크는 놀랍게도 단단하기만 하다.

그것은 그가 보여주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힘이다. 기자는 그를 인터뷰하면서 얼마나 열정적이고 지속적이고 대의적인지를 5분만에 판단이 섰다. 그의 열정이 가슴속에 방망이로 쾅쾅 두둘기며 들어오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말했다. 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라는 명칭에 '제주'가 빠졌는지를. 그는 단호했다. 제주의 축제였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그는 광주, 대구, 서울 등 각 지역에서 개최되는 오랜 행사들을 답사해 벤치마킹하게 되는데 지역적인 명칭으로 행사를 하다보면 다른 도시에서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각 지자체 도시들끼리도 경쟁을 하게 되면서 결국은 국제적으로 뻗어가기가 어렵다는 것. 그런데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지금은 제주라는 이름을 안써도 전세계에 제주에서 개최된다는 것을 알아 제주라는 도시의 부각은 엄청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안목으로 김 이사장은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지금의 위치까지 이끌어 왔다. 실로 엄청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올해 8회까지 오게되는 과정에서 올해부터는 항상 5월달에 개최하는 것으로 못을 박고 전 세계에 알린다는 것이다. 5월은 가정의달이기에 가족, 패밀리를 외치는 김대환 이사장다운 계획이다.

김대환 이사장과의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뒤로하고 질문과 답변을 음미해보면서 아무것도 없는 제주에 새로운 씨앗을 심어 전 세계에 제주로 향하게 만든 그의 끈기와 열정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면서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김대환 이사장, 현달환 대표, 강정림 본부장, 에릭류 박사]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간략하게 본인 소개해주세요.

-. 강원 횡성군 출신인 제가 제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3년 군 복무를 제주에서 하면서다.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서귀포시 상예동에 있는 육군 휴양소에서 현역병으로 복무하다가 제대 후 시설파트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눌러앉았다.

1995년 회사를 설립하고 ‘제주 입도 1세대’로 정착했다. 올해로 제주사람이 된지 39년째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자연과학 분야 3관왕에 빛나는 청정 환경을 가진 보물섬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주민 1만 명이 안 되는 스위스 다보스가 매년 다보스포럼을 개최해 세계적 명소가 됐듯이 국제전기차엑스포를 명실상부한 ‘전기차 다보스포럼’으로 발전시키는 게 꿈이다.

젊은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도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할 수 있는 ‘희망의 섬’ 제주로 바뀌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기 위해 앞으로도 신명을 걸겠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탄생된 배경이 궁금하다. 제주에서 글로벌 엑스포, 그것도 전기차라는 생소한 주제로 행사를 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 지난 2009년 ‘가파도를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가사모)’ 발족이 결정적인 계기라고 할 수 있다.

‘가사모’는 제주뿐 아니라 전국의 산․학․연․관 인사들이 함께 가파도를 탄소없는 섬, 즉 Carbon Free Island(CFI)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과 에너지들이 응집되는 가운데 지방정부인 제주도에서도 ‘Carbon Free Island(CFI) 제주 2030’ 프로젝트를 입안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역대 유례가 없는 3대에 걸쳐 도지사가 계속 추진하는 제주도 대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가사모’를 시작으로 2012년 4월, 녹색세상을 꿈꾸는 국제 네크워크인 ‘국제녹색섬포럼’ 창립이 또 하나의 동력이 됐다. 세계 섬들 가운데 탄소배출이 없는 녹색섬 사례를 찾아 벤치마킹을 하고 녹색섬을 꿈꾸는 세계인들과 교류하면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창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국제녹색섬포럼은 추자도, 우도, 가파도, 마라도, 비양도 등 제주도에서 가장 큰 5개 유인도가 참여하는 ‘녹색섬 5형제’ 발족으로도 이어져 친환경 녹색섬 운동을 공조하면서 돌아오는 살기좋은 섬 만들기에도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전기차엑스포 탄생의 또 다른 축은 2011년 6월 설립된 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다. 협회는 2009년 말부터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 조성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참여기업과 IT, 벤처기업들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제주도 스마트그리드과와 제주대 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가 힘을 보탰다.

2012년 발표된 제주도의 미래비전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같은 해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 등도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높인 계기가 됐다. 제주를 지속가능한 녹색섬으로 만들고 싶다는 비전과 제주의 신성장동력을 찾고 제주에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고픈 이들의 노력은 ‘전기차’라는 교집합을 만들면서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하고 소규모 전시를 통해 조금씩 틀을 잡아갔다.

국제녹색섬포럼과 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산․학․연․관 구성원들은 직접 발품을 팔며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회를 설득했고 마침내 2013년도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 가운데 휴양형 MICE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선정됐다.

맨손으로 제주와 서울은 물론 세계를 누비며 일일이 ‘제주에서 전기차엑스포를 해야 하는 이유’를 내세워 각급 기관과 단체를 설득시킨 이들의 공로가 컸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개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

-. 아무래도 첫 번째 엑스포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2014년 제1회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은 도민들 대부분이 ‘무슨 제주에서 전기차 엑스포냐’는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로서는 전기차 자체에 대해서도 생소한 상황이었는데, 듣도 보도 못한 전기차 엑스포를 제주에서 한다고 했으니 오죽했겠는가.

여기에 제주에는 한강 이남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이 남과 북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가 운행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이냐는 일종의 비아냥도 없지 않았다.

전기차를 운전해 한라산 횡단도로를 오르다가 도로 미끄러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조장하는 얘기도 많았다.

그렇지만 막상 엑스포가 개막되고 행사장인 국제컨벤션센터를 찾은 도민 등 관람객들은 새로운 이동수단인 전기차의 실체를 보고 매우 놀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내․외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신차를 실제 접하면서 친환경 미래차의 비전을 접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두 번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의 불똥이 엑스포에까지 튀었을 때다. 제4회 엑스포 개최를 앞둔 2017년 불거진 사드 갈등으로 중국 업체 상당수가 전시 계획을 취소해 전체 행사 규모가 크게 위축됐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전시 제품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대신에, 중소 규모의 전기차 전·후방 부품 업체들과 신진 업체 참여가 크게 늘어 당초 우려와는 달리 나름 성공적인 엑스포로 갈무리할 수 있었다.

우리 엑스포는 ‘전기차의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고 있어서 전시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이슈를 놓고 개최하는 글로벌 컨퍼런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기업간 실질 거래를 이어주는 B2B도 회를 거듭할수록 내실을 다지고 있어 프로그램간 상호보완적 관계를 맺으면서 발전하고 있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지난해 코로나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성공적인 개최로 기억되는데 평가한다면?

-. ‘코로나 19’로 세계 대부분의 엑스포가 취소와 연기 등 크게 위축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9~11일 열린 제7회 엑스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적화된 분산‧비대면 개최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시쳇말로 ‘전쟁이 나도 국제전기차엑스포는 개최한다’는 전통과 자존감을 글로벌 전기차 패밀리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셈이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주제와 분위기를 관통하는 콘셉트가 돋보였다. 대한민국 경제의 전환기를 마련할 그린뉴딜의 핵심인 미래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진단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전환을 통해 탄소중립을 속도감 있게 준비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기술개발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뉴 트렌드: e-모빌리티’를 주제로 열린 제4회 글로벌 EV 라운드 테이블을 비롯해 IEVE와 미국 실리콘밸리가 함께 주최한 ‘IEVE-SV 비즈니스포럼’, ‘한반도 전기차정책 포럼’ 등은 국내‧외를 실시간 화상 시스템으로 연결해 진행함으로써 비대면 상황에서도 완벽한 토론이 이뤄졌다.

올해 엑스포의 가장 큰 특징은 ‘위드 코로나’ 일상에서 가장 안전하게 엑스포를 즐길 수 있도록 ‘드라이브-스루(DT)’ 방식 도입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현장 전시와 별도로 가상공간(Virtual)에서 전시를 마련한 것도 비대면 시대에 대응한 변화된 포맷이었다. 전기차와 친환경에너지 분야 50여 개사의 다양한 제품군과 기업 소개를 온라인 공간에서 구현해 사이버 공간을 찾은 관람객도 상당했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엑스포는 ‘코로나 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비대면 상황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기존 전시와 컨퍼런스, B2B 등을 유연하게 진행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역설이게도 ‘코로나19’가 우리 엑스포를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도전과 성취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남겼다.

우리 엑스포가 마무리 된 후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박람회인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21’도 결국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만으로 진행돼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본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어떤 성과를 만들고 있는지

-. 지난해부터 대한민국뿐 아니라 글로벌 대표적인 이슈가 ‘한국판 뉴딜’이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뉴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한국판 뉴딜’ 계획을 마련,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사회안전망’ 등 3개 부분에 걸쳐 엄청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 산업 지형도를 바꿀 ‘대개조’ 작업이다.

그런데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중심이 친환경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과 그린수소 경제 생태계 조성,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우리 엑스포의 기본 정체성과 완전 부합한다. 왜 이런 거창한 얘기를 하겠나. 그동안 7회까지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대한민국과 글로벌에 전기차 이슈를 줄기차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앞자리에 전기차가 있었지만, 그 동안 산업의 전면에 등장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에 집요하게 밀려 기술적 진보를 하지 못했던 전기차 업체들이 마침내 기지개를 켜고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그런 트렌드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우리 국제전기차엑스포라고 자부한다. 세계가 전통적인 탄소배출 자동차산업에 치중하고 있을 때 우리 엑스포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인 전기차에 주목해 글로벌 관심을 녹색섬을 지향하는 제주로 집중시켰다.

제주에 전기차 제조공장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제주에서 전기차 산업 생태계와 기술적 진보를 논하고, 제품의 테스트배드 역할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전기차 운행 여건이 가장 좋은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정책과 지원이 가능한 에너지들을 모으는 일이 우리 엑스포를 통해 이뤄지길 바란다.

그러면서 제주 산․학․연․관이 관련 산업의 제주 유치를 통해 한층 도약하는 기회가 되면 더 바랄 게 없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회를 거듭할수록 양질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하우나 비결이 있다면.

-. 특별한 비결이라고 할 것은 없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지가 가장 큰 버팀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빠르게 현실이 되면서 엑스포의 지향점이 더욱 분명히 드러난 게 관심 속에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기’라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다. 2014년 처음 엑스포를 개최할 당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전기차 자체가 생소한 지역, 특히 제주는 관련 기업이나 산업 생태계가 척박한 상황이어서 이를 주제로 한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사실이 이상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분위기였다.

긴가민가하던 제주도민이나 관련 기관, 단체 등이 엑스포가 짧은 연륜이지만 성장을 거듭하고 내실이 다져져 대회 이름처럼 국제적인 대회가 되면서 50여 개국이 참가하는 ‘글로벌 엑스포’가 됐다.

또 7회까지 오면서 많은 도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조직위원으로 함께 하시는 분들과 기획위원, 고문 등의 역할이 정말 컸다.

이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성원을 보내주고 있으며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서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기차 관련 산·학·연·관 생태계를 형성하는 주요 기관 및 관계자들과의 촘촘한 네트워크는 엑스포의 가장 큰 자산이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지난해 엑스포는 아주 특별한 경우지만 앞으로도 충분히 예상되는, 즉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 수도 있다. 지속가능한 엑스포를 위해 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하지 않나.

-. 사회 전 부문이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애초에 4월 엑스포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도 코로나19는 여러 가지 발생 가능한 변수 중 하나 정도로 예상도 했다. 그만큼 낙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한숨 돌리나 싶으면 또 다시 새로운 국면이 닥쳤다. 이러한 일상이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19처럼 공동체를 위협하는 예상치 못한 전염병은 언제든 창궐할 수 있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는 값비싼 교훈을 남기고 있다.

이에 맞춰 우리 엑스포 역시 기본적인 사고의 틀을 바꾸고 프레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속가능한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해 비상한 각오와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엑스포 혁신의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급변하는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리딩하고 글로벌 밸류 체인(GVC)을 형성하는 중심축이 되도록 엑스포의 품격을 더욱 높이는 실질적인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한국판 뉴딜’도 우리 엑스포와 밀접하게 맥이 닿아 있다.

‘그린뉴딜’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미래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금 생태계 확산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에너지 전환이다. 우리 엑스포는 이런 연관 산업들이 집약돼 그린뉴딜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가 모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정책 이슈와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의 연관 산업을 폭넓게 조망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전기차의 ‘다보스포럼’, ‘글로벌 엑스포’로 거듭 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걸어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 모빌리티의 전동화가 자동차를 넘어 농업용 기계와 선박, 도심 무인항공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에너지 부문으로 확산돼 다양한 기술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 엑스포로서도 매우 고무적인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 엑스포가 지양해야 하는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런 글로벌 트렌드를 리딩하는 엑스포로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집중하겠다.

엑스포는 제7회를 계기로 안전 엑스포, 청정 엑스포, 가상 엑스포, 5G 엑스포, 상설 엑스포 등의 키워드 아래 한층 진화하고 있다. 제주도 전역은 물론 전국, 세계를 무대를 활용해 신개념 엑스포로 도약하겠다.

제8회 행사는 올해 5월 4~7일 개최할 계획이다.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엑스포의 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며 순수 전기차 엑스포로는 국내‧외에서 유일하다는 자존심을 걸고 차질없이 준비하겠다.

끝으로 개인적인 꿈을 꼽는다면 ‘제1회 평양전기차엑스포’ 개최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건너 간 것처럼, 전기차를 타고 평양에 가보고 싶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통일 염원을 가지고 남북이 서로 윈윈하는 전기차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엑스포부터 그런 소망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준비해 나가겠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 평상시 취미 활동과 존경하는 인물은?

-. 누구나 존경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에게는 부모님을 존경하는 인물로 꼽을 수 있다. 그중에 아버지를 존경한다. 유명하신 분들도 많지만 나의 인생을 리드해주신 부모님이 최고로 존경하는 분들이다. 지금은 고인이시지만 4남매를 두고 인생의 바른 길을 알려주신 분이다.

#. 김대환 이사장이 항상 ‘family’를 외치고 있다. 대경의 사훈 가족과 무관하지 않은데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 ‘family’는 사전적 의미로 가족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분들과 가족과 같은 유대와 공감대를 가지고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 아니겠는가. 진심을 다해 만나면 누구나 가족이 된다. ‘family’는 그래서 가장 편한 말이면서도 쉽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 제주도민들께 새해 인사 및 당부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우선 제주도민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 전기차는 아직 비싸기도 하고 여러 불편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민들이 선뜻 나서 실사용 테스트를 해준 덕분에 시장이 형성됐다고 본다.

자연 환경과 청정에너지에 대한 도민들의 높은 관심이 제주도 3대 지사인 김태환, 우근민, 원희룡 지사를 설득하고 이해시킨 게 아닌가 싶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제주도가 ‘카본프리아일랜드(CFI) 2030’ 목표에 도전하고 이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는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 엑스포가 지속가능한 글로벌 엑스포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는 정부와 제주도의 관심과 성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들 기관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최근 한국판 뉴딜, 디지털‧그린 뉴딜이란 비전과 정책을 수립한 건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다.

중앙정부가 컨트롤타워가 돼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법이나 정책, 제도를 만들어 전기차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새로운 사업에 집중도를 높여줘야 산업이 커진다. 지금이 한국 전기차 산업이 성장할 절호의 기회다.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金大煥) Kim Dae Hwan 프로필
생년월일 1960년 6월 9일
현직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사)세계전기차협의회(GEAN) 회장
전직 (사)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 회장

◇학력
1983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2010 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건축학과 수료

◇경력사항
2006년 (사)제주올레 이사(現)
2011년 서귀포시 상공회 회장(前)
2011년 (사)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 회장(前)
2014년 (주)대경엔지니어링 회장(現)
2014년 제1회~제7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現)
2015년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 이사장(現)
2016년 세계전기차협의회(Global EV Association) 회장(現)

◇주요상훈
2012년 2012 제주경제대상 공로상
2014년 대통령표창 / 중소기업인대회
2016년 전기차 발전 유공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표창
2016년 배수윤 기술상 / 대한전기학회
2017년 017 대한민국 혁신대상 공로상 / 한국표준협회
2018년 산학협동대상 / 대한전기학회
2019년 공로패 /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김대환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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