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진정한 평화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조화"
원희룡 지사, "진정한 평화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조화"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1.01.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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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의 섬 지정 16주년 기념, ‘세계평화의 섬 제주’ 메시지 발표
원희룡 도지사가 2일 코로나19 관련 “개인 간 밀접 접촉으로 일상 공간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일어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이 2주간 연장된다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당초 종료 시한이 1월 3일까지였지만 제주도도 강화된 방역 조치를 2주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 2005년 1월 27일 선포된 ‘세계평화의 섬 제주’지정 16주년을 맞아 기념메시지를 발표했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는 기후변화와 전염병과 같은 위협들은 인간이 자연을 파괴할 때 발생합니다.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조화가 필요합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 2005년 1월 27일 선포된 ‘세계평화의 섬 제주’지정 16주년을 맞아 기념메시지를 발표했다.

원희룡 지사는 “세계평화의 섬 지정 이후 제주도가 중심이 되고 10여 개 정부 부처가 참여하여 평화실천을 위한 17대 사업이 출범하였고, 평화에 대한 도민의 갈망에 힘입어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또한 “4·3관련 사업, 제주평화연구원, 제주국제평화센터 건립, 제주포럼 정례화, 남북 장관급 회담, 평화 관련 국제회의 개최 등을 실현했으나 이러한 목표 달성이 평화실천사업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정한 평화는 팬데믹과 기후위기, 범죄와 빈곤, 증오와 차별 등 다양한 위협요인에 대해 모두가 안전할 때 구현될 수 있다”고 전하면서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도의 핵심 가치를 보존·확산할 수 있는 평화실천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세계평화의 섬 지정과 함께 시작된 17대 평화실천사업 대한 분석과 진단을 바탕으로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4대 분야 16개 개별과제들을 발굴했다”며 “체계적이고도 이행 가능한 세부 추진 계획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주를 진정한 세계 평화의 섬으로 만들고 평화실천 사업을 성공시키는 주체는 도민으로 도민과 함께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을 추진하여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문]세계평화의 섬 지정 16주년 평화 메시지

존경하는 130만 내외 도민과 국민 여러분!

제주도는 광복 직후 국제적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4.3이라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4.3의 고통과 희생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고,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민 모두가 평화를 염원하였습니다.

그러한 제주도민들의 갈망에 국가가 답하여, 2005년 1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주도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에 서명하고,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공식 선포하였습니다.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그 날의 감격을 우리는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거리에는 축하 현수막이 걸렸고, 식당에서는 무료로 음식을 대접하기도 하였습니다. 축하연이 열렸고, 축하음악회가 개최되었습니다. 냉전의 희생양이자 최전선이었던 제주도가 아픈 역사를 뒤로하고 세계평화의 발원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 이래로 우리는 매년 1월 27일을 기쁜 마음으로 맞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어느 해보다 더 엄중한 상황에서 1월 27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삶의 기반이 위태로워졌습니다.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였고, 한정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금도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쟁이나 폭력이 인간의 생명과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였습니다만, 코로나 사태는 이제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고 있음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세계평화의 섬 지정 16주년 기념일을 맞으며 저는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평화의 의미와 세계평화의 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130만 내외 도민과 국민 여러분!

세계평화의 섬 지정 이후, 제주도가 중심이 되고 10여 개 정부 부처가 참여하여 평화실천을 위한 17대 사업이 출범하였고, 평화에 대한 도민의 갈망에 힘입어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4·3진상보고서 국사교과서 반영, 4·3 추모일 지정, 4·3평화공원 조성, 4·3 유적지 보존 관리와 같은  4·3 관련 사업은 큰 틀에서 일단락됐고, 제주평화연구원과 제주국제평화센터 설립, 제주포럼 정례화, 남북 장관급 회담, 평화 관련 국제회의 개최 등의 목표도 달성했습니다. 인도적 차원의 남북 교류 협력사업, 국제기구 제주 유치 1호인 유니타르 제주국제연수센터 유치도 완료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 달성이 평화실천사업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보여주듯이 총과 칼만이 인간의 생명과 사회의 안정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 코로나19뿐이겠습니까? 기후위기, 환경오염, 테러리즘 같은 범세계적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합니다. 제주도도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세계평화의 발원지로서 소임을 다할 때까지 제주도는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야 합니다.

팬데믹(pandemic)이나 기후위기처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증가할 때, 자국우선주의나 인종차별처럼 인류의 ‘공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증가할 때, 평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공통된 위기에 봉착한 인류에게 주어진 교훈은 바로 전 인류의 공통된 협력과 대응이 있어야만 인류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지역, 한 국가에서 촉발한 코로나19가 전 인류의 생명과 평화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평화는 전쟁과 폭력뿐만 아니라 팬데믹과 기후위기, 범죄와 빈곤, 증오와 차별 등 다양한 위협요인으로부터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 나아가 미래 세대까지 안전할 때 구현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는 기후변화와 전염병과 같은 위협들은 주변 국가의 군사적 공격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파괴할 때 발생합니다.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군대도 경찰도, 부도 권력도 우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없습니다.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조화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130만 내외 도민과 국민 여러분!

저는 제주도지사에 취임한 다음해인 2015년 도민과 함께 청정과 공존을 제주 미래의 핵심 가치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 제10회 제주포럼에서는 이러한 청정과 공존의 미래가치에 기초하여 ‘치유의 평화’, ‘관용의 평화’, ‘에너지 평화’라는 확장된 평화개념을 통해 ‘제주형 평화’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전례 없는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는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도의 핵심 가치가 옳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제주는 난개발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하고 다섯 번째의 후속 실천조치를 발동했습니다. 제주는 또 203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목표로 태양과 바람의 자연에너지 100%, 전기-수소 친환경자동차 100%를 달성하기 위해 청정 뉴 프론티어(New Frontier)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사람과 자연이 깨끗하고 안전하게 공존하며 발전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천혜의 자연을 물려받은 제주를 다음세대에도 고스란히 물려주는 것이 ‘제주형 평화’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130만 내외 도민과 국민 여러분!

작년 세계평화의 섬 지정 기념 메시지에서는 저는 세계인 누구나 치유와 관용의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미래 가치를 보존·확산할 수 있는 평화실천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여 간 제주평화연구원을 중심으로 도내외 전문가와 관계자가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서 머리를 모았습니다. 세계평화의 섬 지정과 함께 시작된 17대 평화실천사업 전반에 대한 분석과 진단을 바탕으로, 향후 5년간 세계평화의 섬 2.0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4대 분야 16개 과제들을 발굴하였고, 체계적이고도 이행 가능한 세부 추진 계획안도 준비하였습니다.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은 새로운 시대 기류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면서, 제주 미래비전의 핵심 가치와 제주형 평화를 확산하기 위한 확신과 의욕 있는 시도입니다.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을 통해서, 마음 깊은 속에서부터 우러나온 평화가 제주도를 거점으로 한반도, 나아가 아시아와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130만 내외 도민과 국민 여러분!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것은 국가이지만, 제주를 진정한 세계평화의 섬으로 만들고, 평화실천 사업을 성공시키는 주체는 결국 도민입니다.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이 도민을 위한, 도민에 의한, 도민의 사업이 될 때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의 구상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시행에서도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도민과 함께 세계평화의 섬 2단계 사업을 추진하여 제주도가 우리가 모두 갈망한 세계평화의 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130만 내외 도민과 국민 여러분!

세계평화의 섬 지정 16주년을 맞아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던 2005년의 감동과 흥분을 다시 회상해 봅니다. 그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것을 이룰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2005년을 뒤돌아보는 것처럼, 어느 날 후대의 역사가가 2021년을 뒤돌아보며 2021년이 세계평화의 섬 제주도가 재도약한 해였다고 기억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도민이 함께하시면 해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27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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