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담고 시로 그리는 제주 이야기 /소하시인
당근
-소하
기다렸다는 듯
봄을 캐는 손길이 요란합니다
잘 자라 보기도 아까운 것들을
차곡차곡 박스에 담습니다
너무 커도 안 되고
너무 작아도 안 되고
못생기면 절대 안 됩니다
세상의 기준에 들지 못하면
상품이 아니니까요
어쩌면 획일적인 것이 싫어서
일부러 삐뚤어졌을지도 모르는
나를 발견합니다
분주한 하루 끝에
선택 받지 못한 것들이 뒹굽니다
누군가 나를 주워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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