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72)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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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1.23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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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승해 시인, 시평/현달환 시인

질긴 인연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

기억 속 잔영들
비루한 추억의 부스러기들

깊은 바닷물 속으로  수장시킨다

거대한  물 기둥의 파도가 끊임없이 해변을 적셨다
세월의 그물망에 걸린  그리움 한 조각

작은 골방에 뿌리내린 고독이란 사치
뼛속까지 시린 봄밤 탈출구가 필요했지

막차를 기다리던 전철 플랫폼에서
떠나보낸 사랑아

- 이승해의 '삭제'

이승해 시인
이승해 시인

말을 못하는 시대가 바야흐로 도래했다. 아날로그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아련한 그 사랑의 목소리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장난감(?)을 갖고 우리는 매일매일 아니 시시각각 눈과 손으로 때로는 귀로만 집중하는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입에는 마스크까지 착용했으니 말할 여유도 없다. 이제까지 많은 말을 했기에 말하는 것을 줄이라는 신이 내린 경고이지도 모른다.

코로나19라는 큰 파도에 우리는 각자 모여 힘을 합치기 보다 분산해서 살아가야하는 지혜를 만들라는 경고를 맞이했다.

게임처럼 우리를 테스트 하고 있는 착각에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보이지 않는 모든 것, 다 '삭제'하고 싶은 일상이다.

그렇다. 멀어져 가는 저 사랑이 시간이 지나면 지워져 가는 것처럼 조금씩 잊다보면 잊혀질 것이다.

순간순간 변하는 삶, 지나간 사랑은 삭제해도 밀려오는 우리의 삶은 삭제하지 말자. 조금만 더 이 어려움를 이겨내고 참아보자.[현달환 시인]

◆이승해 프로필
시인 시조시인
국제펜 회원,경기펜 운영위원
경기문협,문학과비평 사무차장
수원문협회원,토지문학 회원
남명문학회 부회장 신정문학회원
경기문학인협회 공로상수상
강원경제신문 누리달 대상
산해정 인성문화 진흥회 기개상 수상
수원 인문학 공모 최우수상
저서: 레스피아에서 선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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