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조사에 끼워넣기?…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표류'
언론사 조사에 끼워넣기?…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표류'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1.01.11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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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 단장(왼쪽)과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홍명환 제주도의회 의원(제주시 이도2동 갑·더불어민주당)이 11일 오후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 2021.1.11 /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국토교통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제주도민 찬반 여론조사(제2공항 여론조사)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헛발질로 표류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11일 오후 제주도의회 기자실에서 공동 브리핑을 열고 제2공항 여론조사 기한을 무기한 연장하는 내용의 조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당초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11일 발표한 합의문을 통해 이날까지 가상 전화번호인 안심번호를 활용한 제2공항 여론조사를 마무리짓기로 했었다.

그러나 선거 여론조사에만 안심번호를 제공하도록 한 공직선거법과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이다.

두 기관은 현재 언론사 등 제3기관이 실시하는 선거 여론조사에 제2공항 찬반 의견을 묻는 문항을 끼워넣어 제2공항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제주도의회가 지난달 30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결과 제주도선관위는 공직선거법상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이에 제주도도 조만간 제주도선관위에 세부 사안에 대한 유권해석을 추가로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두 기관은 국토부에도 현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해당 방식으로 제2공항 여론조사가 실시될 경우 수용 여부를 묻는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국토부는 제2공항 여론조사 주체를 '제주도'로 한정해 합리적·객관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해 건의할 경우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상헌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 단장은 국토부가 불수용 입장을 밝힐 경우에 대해 "아주 새로운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불가피하게 조사 주체와 방식이 바뀌게 된 상황을 국토부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단장은 이어 "상당한 수준의 신뢰성을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 역시 불가피하게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 협의 과정에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홍명환 제주도의회 의원(제주시 이도2동 갑·더불어민주당)도 "책임 회피로도 볼 수 있지만 안심번호를 활용한 조사여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선의를 믿어 달라"고 밝혔다.

한편, 제2공항 건설사업은 제주국제공항 혼잡 문제를 조기에 해소하고,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총 사업비 4조8734억원을 투입,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3200m급 활주로와 유도로, 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 정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예산으로 지난해 보다 437억1000만원 많은 473억3000만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와 제주지역 찬반 갈등으로 기본계획조차 고시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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