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곁에 있어요' 제주도 뇌사 장기기증인 사례집 발간
'지금도 곁에 있어요' 제주도 뇌사 장기기증인 사례집 발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1.06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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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피어난 생명나눔의 이야기”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3천 권 제작, 제주 전역에 배포
생명나눔으로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한 제주도민 3인의 뇌사 장기기증 사연 엮어 사례집 발간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인의 아름다운 사랑을 기억하고, 장기기증의 소중함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
2020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902명으로 2019년 비해 11% 줄어, 장기기증 활성화 시급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3천 권 제작, 제주 전역에 배포
'지금도 곁에 있어요' 제주도 뇌사 장기기증인 사례집 발간...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3천 권 제작, 제주 전역에 배포

제주도에서 피어난 생명나눔의 감동을 전하다

숭고한 생명나눔으로 희망의 등불이 된 뇌사 장기기증인들. 그중에서도 최근 어린 나이에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살리고 떠난 3인의 제주도 장기기증인들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2016년, 18세의 나이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故 김유나 양, 2018년, 무거운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 교통사고를 당하며 뇌사 상태가 된 17세의 故 김선웅 군, 그리고 2020년 갑작스런 뇌출혈로 뇌사판정을 받은 9세의 故 고홍준 군까지, 이들은 모두 장기이식만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며 세상을 떠났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주지부(이하 본부)는 장기기증이라는 고귀한 결정으로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하고 떠난 제주도민 3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연말 제작된 책자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제주 전역에 배포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한 제주 소녀, 27명의 삶 속에 살아 숨 쉬다.

지난 2016년 1월, 미국에서 유학 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유나 양은 미국인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캐나다와 멕시코 등지의 환자 20여명에게 인체조직을 기증하며 희망을 전했다. 스튜어디스가 꿈이었던 김 양은 생명나눔을 통해 전 세계 환자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게 되었다.

이후 2020년 1월, 이중 신장과 췌장을 동시 이식받은 킴벌리 씨가 한국을 방문하며 유나 양의 부모와 만남이 성사되었다. 킴벌리 씨는 유나 양의 부모와 함께 제주도에 위치한 라파의 집을 방문하여 동백나무를 식수하며 유나 양을 추모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당시 킴벌리 씨는 “유나가 살았던 제주도를 거닐면서 유나의 사랑을 더욱 깊게 느꼈다.”면서 “유나는 나의 영웅으로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0살의 아름다운 청년,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다.

2018년 10월, 국민에게 울림을 선사한 제주 청년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다. 그 주인공은 김선웅 군으로 김 군은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후 뇌사 상태에 빠진 김 군은 장기기증을 통해 7명의 생명을 살리며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당시 의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故 김선웅 군의 아버지인 김형보 씨는 “아들이 옆에 없다는 현실은 너무 슬프지만, 아들의 소중한 생명이 7명에게 새 삶을 주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느낀다.”고 전했다.

9살 휘파람 소년의 나눔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는 앞으로도 홍준이를 사랑할거고, 평생 기억하고 있을게.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나면 네가 오는 거라 믿으며 살아갈게. 고마워.”

코로나19로 유독 혼란스러웠던 2020년, 제주 소년의 생명나눔 소식이 우리 사회에 따뜻한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유독 휘파람 불기를 좋아했던 9살 고홍준 군은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지며 뇌사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평소 나누기를 좋아했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홍준 군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정해 7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나눴다.

이처럼 제주도 뇌사 장기기증인의 사연을 담은 책자는 3천권이 제작되어 제주 전역에 배포된다. 책자에는 기증인의 사연뿐 아니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에 대한 안내 및 예우 프로그램 등이 소개되어 있다.

또한 장기기증의 종류와 절차 및 장기기증 희망등록서가 삽입되어 있어 장기기증을 약속하고자 하는 도민이 쉽게 장기기증 서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제주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11% 감소, 장기기증 활성화 대안 필요해

'지금도 곁에 있어요' 제주도 뇌사 장기기증인 사례집 발간
'지금도 곁에 있어요' 제주도 뇌사 장기기증인 사례집 발간

한편, 제주도는 지난 2012년 1월 11일 장기 등 기증 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매년 9월을 제주도 장기기증의 달로 지정하고, 9월 9일을 제주도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하는 등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지난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902명으로, 2019년의 희망등록자인 1,014명보다 11% 감소하여 장기기증의 활성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사 장기기증인들의 생명나눔 이야기를 담은 책자가 도민들에게 장기기증의 가치와 필요성을 전해 제주도 내 장기기증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문의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홍보팀 02-363-2114(내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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