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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2회 뉴스N제주 신춘문예]시조 부문 당선작
[2021년 제2회 뉴스N제주 신춘문예]시조 부문 당선작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1.01.0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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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물결을 읽다
김재호 시인
김재호 시인

물결을 읽다

김재호

어시장 뒷골목의 기억은 파랑이다
바다가 심장을 통째로 내어놓은 듯
난전에 퍼질러 앉은 저 장엄한 주검이여

장황한 설명이나 단출한 부연 없이
물결처럼 그어지는 운명을 받아 든다
파도가 가르쳐 주던 거스름의 무늬를

꿈과 이상은 미완의 섬, 현저한 온도차
제 삶에 일어나는 파문을 다독이며
조각난 물빛 삼키듯 처분만 기다리네

언젠가 푸르던 그 바다로 돌아가면
배 밑에서 춤추며 퍼덕이던 날개 접고
통통배 갯배 머리에 장승처럼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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